차남규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이 임기 만료 5개월을 앞두고 한화생명의 세대교체를 위해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날지 시선이 몰린다. 

30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차 부회장이 내년 3월 임기를 끝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이 한화생명을 이끌 가능성이 제기된다.
 
[오늘Who]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 물러나고 여승주로 세대교체하나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


한화생명은 각자대표이사체제를 통해 선임 대표이사와 후임 대표이사가 함께 경영하다가 선임 대표이사가 물러나는 방식으로 최고경영자를 교체해왔다.

차 부회장과 여 사장은 3월부터 각자대표이사를 맡아 한화생명을 이끌고 있는데 내년 3월이면 각자대표이사체제 1년이 된다.

차 부회장은 사장 시절 2011년 2월부터 2013년 5월까지 신은철 전 부회장과, 2014년 10월부터 2015년 8월까지 김연배 전 부회장과 각자대표이사를 맡았다.

신 전 부회장과 김 전 부회장은 모두 임기 만료를 앞두고 후배에게 자리를 양보한다는 뜻을 보이며 스스로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여 사장이 지난해 10월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에 내정됐을 때부터 여 사장 단독대표체제를 준비하는 과정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2017년 차 부회장과 함께 부회장으로 승진했던 김창범 한화케미칼 부회장이 올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점도 한화생명의 세대교체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차 부회장은 2011년부터 한화생명(당시 대한생명)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뒤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한 한화그룹 금융부문을 키우고 수익성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으며 2017년 11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차 부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더라도 김연배 전 부회장처럼 상임고문 등의 역할을 수행하며 여 사장을 지원할 수도 있다.

한화생명은 기준금리 인하, 보험업황 악화, 과거 저축성 보험 중심의 성장전략 등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3분기 별도기준으로 순이익 750억~800억 원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이상 줄어든 것이다.

한화생명이 실적을 개선하려면 자산운용 부문에서 이익을 내야 하는 만큼 ‘재무 전문가’인 여 사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각자대표이사가 아닌 단독대표이사를 통해 여 사장에게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

여 사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둘째 아들 김동원 한화생명 미래혁신본부장 상무의 멘토 역할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여 사장이 한화생명으로 자리를 옮긴 지 1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차 부회장과 여 사장의 각자대표이사체제를 2년 더 이어갈 수 있다는 말도 일각에서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