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이사 사장이 한온시스템 매각을 놓고 현재 진행하고 있는 SKC코오롱PI 인수 여부에 따라 시기를 저울질 할 것으로 보인다. 

SKC코오롱PI가 전기차 배터리 소재를 생산하는 기업인 만큼 자동차부품 생산기업인 한온시스템과 시너지를 내며 서로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C코오롱PI 탐내는 한앤컴퍼니, 한상원 한온시스템과 시너지 노려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이사 사장.


3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SKC코오롱PI 예비입찰에서 선정된 적격인수후보 가운데 한앤컴퍼니가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히고 있다. 

SKC코오롱PI 예비입찰 적격인수후보로는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 등이 선정됐다. 

현재 적격인수후보를 대상으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본입찰은 10월 안에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SKC코오롱PI 지분 54% 인수하기 위해서는 약 6천억 원이 들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다른 인수후보들과 비교해 한앤컴퍼니가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는 이유는 현재 투자하고 있는 기업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SKC코오롱PI는 폴리이미드 필름(PI)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폴리이미드 필름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전기차 배터리 등에 주로 사용된다. 

한 사장이 자동차부품산업에 꾸준히 관심을 보여온 데다 한온시스템까지 보유하고 있는 만큼 SKC코오롱PI와 시너지를 내며 기업가치 개선에 강점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사장 역시 SKC코오롱PI 인수에 적극적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SKC코오롱PI 인수 여부는 한앤컴퍼니의 한온시스템 매각을 추진하는 일정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온시스템이 3월 캐나다 자동차부품회사인 마그나인터내셔널그룹의 유압제어사업부를 인수했을 때 인수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말 한온시스템의 매각이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한 사장은 올해 한온시스템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12억 달러(1조4천억 원)을 들여 캐나다 자동차부품회사인 마그나인터내셔널그룹의 유압제어사업부를 인수했다. 당시 한온시스템 자기자본의 절반이 넘는 회사를 과감하게 사들인 셈이다. 

한온시스템은 전체 매출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혔는데 마그나인터내셔널그룹의 유압제어사업부 인수로 수입처 다각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온시스템은 마그나인터내셔널그룹의 유압제어사업부 인수로 현대차그룹의 매출 비중이 2018년 말 기준 51%에서 2020년 40% 이하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하지만 한앤컴퍼니가 SKC코오롱PI를 인수하게 된다면 한온시스템의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만큼 한 사장이 한온시스템의 매각을 늦출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한온시스템 2대주주인 한국타이어가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한도 2021년까지로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한 사장은 SKC코오롱PI 인수 여부가 확정된 뒤 한온시스템의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 인수에 참여할 때 한앤컴퍼니와 계약을 통해 한앤컴퍼니가 한온시스템 지분을 팔 때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앤컴퍼니가 최근 3조8천억 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해 든든한 실탄을 갖춘 만큼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전해진다"며 "하지만 2차전지부문의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 다른 사모펀드들이 SKC코오롱PI를 인수하기 위해 전략적투자자(SI)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와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