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가 OB맥주와 벌인 여름 맥주 전쟁에서 ‘테라’의 흥행에 힘입어 압승을 거뒀다. 테라의 선전으로 맥주시장 점유율 1위인 OB맥주 추격에도 힘이 붙고 있다.

6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경쟁사 OB맥주의 맥주 출고가격 인하에도 하이트진로의 테라는 판매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 
 
하이트진로, 여름 맥주싸움에서 ‘테라’로 이겨 OB맥주 추격 힘붙어

▲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 사장.


테라는 3월24일 출시된 뒤 3달여 만에 1억 병이 판매됐는데 판매 속도에 가속도가 붙어 출시 5달여 만인 8월27일 기준 2억204만 병이 팔렸다. 

주류업계 관계자들이 테라의 돌풍을 두고 신제품 출시 효과일 뿐이라고 보던 것과 달리 테라는 여름 성수기에도 흥행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테라를 마셔본 소비자들이 청량하다, 깔끔하다, 디자인이 너무 예쁘다 등 긍정적 반응을 SNS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며 “리얼 탄산 공법으로 라거 특유의 청량감을 강화하고 거품 조밀도와 탄산 유지도를 높인 점이 시장의 좋은 반응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맥주시장은 그동안 OB맥주가 50% 이상의 점유율로 1위를 굳건히 지켜왔다. 2위 하이트진로는 2018년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 25%에 머물렀다. 

하지만 하이트진로가 테라 신제품으로 판매 호조를 이어가자 OB맥주는 여름 성수기에 한시적 맥주 가격 인하로 맞불을 놨다. OB맥주는 7월과 8월에 대표 브랜드 ‘카스’와 ‘필굿’의 출고가격을 각각 4~16%, 10~40% 할인하는 등 공격적 가격정책을 펼쳤다.

하지만 하이트진로는 이같은 OB맥주의 가격할인 공세에도 7~8월에만 테라를 9천만 병 이상 판매했다. 하이트진로는 500㎖ 병맥주 판매량이 2018년 7~8월보다 약 96% 늘었다.

주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이트진로 맥주 판매량이 식당 등 외식업소에서 2018년 여름과 비교해 45% 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음식점과 외식업소 등에서 카스의 점유율이 지난해 7~8월보다 2~3% 줄었다고 추정된다. OB맥주는 7~8월 판매량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OB맥주의 맥주 가격 인하전략은 주류도매상의 반발을 사는 역효과도 냈다. 

주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7월 맥주 출고가격을 인하로 큰 피해를 보게 된 주류도매상들이 OB맥주에게 출고가격 중단을 요구하며 OB맥주의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다”며 “하이트진로가 테라의 흥행으로 여름 성수기에 OB맥주와 벌인 맥주전쟁에서 승리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류업계에서는 테라의 흥행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본다.  

맥주제품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제품을 계속 소비하는 경향이 있는만큼 맥주제품 소비방향이 한 번 바뀌면 그 추세가 몇 년 정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도 테라의 흥행이 젊은층과 서울 주요 상권 소비를 통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다른 세대와 지역으로 확산해 테라의 점유율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테라의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은 2019년 8%, 2020년 15%까지 증가해 맥주업계 2위인 하이트진로의 맥주시장 점유율을 높일 것”이라며 “하이트진로의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은 2018년 25%에서 2020년 37~38%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