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NXC 대표이사가 게임개발사 엠바크스튜디오를 인수합병해 넥슨을 다시 정비한다. 

넥슨은 올해 매각이 무산되면서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이 드러났는데 김 대표는 역시 '전공'인 인수합병으로 넥슨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김정주, 넥슨 매각 무산 뒤 특기 인수합병으로 전열 재정비

김정주 NXC 대표이사.


넥슨이 엠바크스튜디오를 인수하는 상황은 과거 ‘던전앤파이터’를 만든 네오플을 인수하던 때와 닮아 보이기도 한다.

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매각이 무산된 뒤 전열을 재정비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넥슨코리아는 사업부 조직개편을 준비 중이며 넥슨아메리카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특히 엠바크스튜디오에 기대가 큰 것으로 보인다. 엠바크스튜디오는 스웨덴의 신생 게임개발사로 설립된 지 9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

아직 첫 게임도 나오지 않은 회사인데도 넥슨은 적극적 투자의지를 밝혔다. 앞으로 5년 안에 엠바크스튜디오 지분 모두를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여섯 명으로 출발한 이 개발사는 넥슨 투자에 힘입어 금세 직원을 80명까지 늘렸다.

엠바크스튜디오는 첫 게임을 준비하는 동시에 비전문가도 게임을 제작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패트릭 쇠더룬드 엠바크스튜디오 대표는 7월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우리는 전문 게임개발자가 아닌 사람들이 게임을 만들기 너무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게임개발도구를 전혀 접해보지 않은 사람도 게임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엠바크스튜디오를 ‘제2의 네오플’로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2008년 네오플을 인수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네오플이 개발한 던전앤파이터는 중국에서 장기 흥행하면서 지금까지도 매년 넥슨에 매출 1조 원을 안겨준다. 영업이익률 90%를 웃돈다.

2007~2008년경 넥슨은 ‘돈슨’이라는 별명이 생기면서 브랜드에 금이 생기고 있었다. 일본 도쿄증시에 상장도 준비하고 있었다.

김 대표는 네오플을 인수할 필요성을 느꼈다. 

당시 데이비드 리 넥슨 최고경영자에게 전권을 넘긴 상황에서도 네오플 인수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넥슨은 대출을 받으면서까지 결국 네오플을 손에 넣었다.

업계는 넥슨이 정체기에 빠져들었다고 바라본다. 던전앤파이터 의존도가 높고 새 흥행게임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넥슨코리아는 지난해 처음으로 역성장하며 적자를 냈다.

김 대표는 엠바크스튜디오가 그때의 네오플처럼 넥슨을 위기에서 탈출하도록 해줄 개발사로 점찍었을 수 있다. 엠바크스튜디오는 한국, 중국과 비교해 약세를 나타내는 서구권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역할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넥슨은 쇠더룬드 엠바크스튜디오 대표를 3월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전열을 새로 정비하며 김 대표는 최근 던저앤파이터를 만든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를 영입하는 작업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의 역사를 담은 책 ‘플레이’에서 김정주 대표는 “‘메이플스토리’를 살 때도 던전앤파이터를 살 때도 결국 생존이 문제였다”며 “그런 거래를 성공해야 넥슨이 살아남고 살아남기 위해 덩치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