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가 하반기에 수주 확대를 자신하고 있다.

상반기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을 제외하면 뜸했던 액체화물운반선, 컨테이너선 등의 발주가 하반기에 크게 늘어날 가능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발주 선박이 다양하게 늘어난다, 조선3사 하반기 수주 자신감 보여

▲ 권오갑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부회장(왼쪽),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가운데), 남준우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2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조선3사는 하반기에 예상되는 선박 발주 증가를 앞두고 수주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통상적으로 선박 발주는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몰리는 ‘상저하고’ 양상을 보인다. 상반기에는 선주들이 선박 건조가격의 변화를 관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하반기에 일반적 상저하고 수준을 넘어서는 선박 발주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물동량 증가율이 선박 공급량 증가율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돼 선주들이 발주를 대폭 늘릴 수 있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현재의 발주추세라면 2021년 이후 상선 공급량 증가율은 8.8%로 예상되는 LNG운반선을 제외하고는 액체화물운반선(탱커) –0.1%, 일반화물선(벌커) 0.7, 컨테이너선 1.5% 등에 그친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해마다 물동량이 4%씩 늘어나고 있어 2021년부터는 선박 공급량이 이를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며 “선박 건조기간을 고려하면 올해 하반기부터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LNG운반선 이외 상선의 발주가 쏟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최근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가 가시화되고 있어 이런 예상을 뒷받침한다.

대만 해운사 에버그린은 확정물량 9척, 옵션물량 2척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하기 위한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독일 선박회사 하팍로이드도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을 발주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대 17척의 컨테이너선은 모두 2만3천 TEU(20피트 컨테이너 적재량단위)급 선박으로 반복건조에 따른 수익성 확보까지 가능한 물량이다.

조선3사는 모두 에버그린이 진행하는 입찰에 참여하고 있으며 하팍로이드의 발주 선박의 수주전에 뛰어들 준비하고 있다.

조선3사의 수주 선박의 종류도 상반기 LNG운반선 중심이었으나 다양해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7월 초 유럽 선사로부터 셔틀탱커(왕복운항에 특화된 원유운반선) 1척, 장금상선으로부터 아프라막스급(운임 효율이 가장 뛰어나다고 알려진 선형) 액체화물운반선 2척을 잇따라 수주했다. 이어 파나마 선사로부터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도 따냈다.

한국조선해양은 자회사 현대중공업이 대규모 수주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는 현대중공업이 LPG추진 초대형 가스운반선 2척의 수주를 앞두고 있으며 노르웨이 ‘선박왕’ 욘 프레드릭센이 현대중공업에 초대형 원유운반선 10척 발주를 추진하고 있다고 7월 초 보도했다.

대우조선해양은 6월27일 오만 국영선사 OSC로부터 초대형 원유운반선 1척을 수주하며 하반기 수주 확대의 전망을 밝게 했다.

하반기에 LNG추진선의 대규모 발주가 예정되어 있는 데 다른 선박 종류로 발주가 확대되면 조선3사는 수주잔고를 늘릴 뿐만 아니라 도크 운영의 효율성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조선3사의 LNG운반선 건조능력은 20척 안팎으로 한정돼 있다. LNG운반선만으로는 물량을 채우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효율적으로 건조계획을 세울 수 없기 때문에 주력 선박 종류를 폭넓게 수주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선3사 가운데 한국조선해양이 현재 수주목표 달성률에서 가장 저조한 모습을 보이는데 하반기 발주 급증에 힘입어 수주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조선업계는 바라본다. 상반기 기준으로 수주목표 달성률을 보면 한국조선해양 20.1%, 대우조선해양 33.1%, 삼성중공업 41%다.

한국조선해양은 25일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수주목표를 낮춰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하반기 얼어붙었던 LNG운반선 이외의 상선시장이 활성화되고 현재 논의하고 있는 계약건들이 있다”며 “노력하기에 따라 수주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보기에 수정할 계획이 현재로서는 없다”고 말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는 카타르나 모잠비크 등에서 LNG운반선 프로젝트 단위의 발주가 진행되는 등 현재 상선 발주시장도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현재 한국조선해양이나 대우조선해양의 수주가 다소 부진하지만 하반기에 이를 만회할 기회가 있고 삼성중공업은 수주목표 초과달성도 노려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에 조선3사는 LNG운반선을 중심으로 수주잔고를 채웠다. 한국조선해양이 5척, 대우조선해양이 6척, 삼성중공업이 10척을 수주했다.

LNG운반선을 제외한 다른 선박 종류의 발주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2019년 상반기 누적 발주량은 1026만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79만 CGT보다 42.3% 감소했다.

초대형 원유운반선은 2018년 상반기 모두 169만 CGT가 발주됐으나 2019년 같은 기간에는 48만 CGT로 발주량이 71.6%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