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통신 속도를 두고 이동통신3사가 설전을 벌이고 있다.

시작은 LG유플러스의 `도발`이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3일부터 자신들이 5G통신 속도가 가장 빠르다며 신문과 대리점을 통해 광고를 시작했다.
 
이통3사의 5G 최고속도 말싸움에 소비자는 속만 터져

▲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왼쪽부터),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


KT와 SK텔레콤은 26일 기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LG유플러스의 주장을 반박했다.

KT는 LG유플러스가 속도를 측정할 때 LG전자의 V50 씽큐 단말기를 사용한 것을 두고도 ‘V50만 놓고 이야기하는 것은 치졸하다’며 오히려 삼성전자의 갤럭시S10으로 속도를 측정했을 때는 거의 모든 곳에서 LG유플러스가 가장 낮은 속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도 KT와 같은 날 누가 어디서 측정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LG유플러스의 속도 측정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고 KT편을 들었다.

LG유플러스는 KT와 SK텔레콤의 반박이 나온 26일 저녁에도 잠실야구장에서 이동통신3사 5G통신 속도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하고 5G통신 속도 1위라는 마케팅 전략을 이어갔다. 27일 오전에는 공개적으로 5G 속도를 검증하자는 제안까지 내놓았다. 

이동통신3사가 선의의 경쟁을 펼쳐 5G통신 품질이 높아진다면 소비자들에게는 좋은 일이다. 

하지만 5G통신 가입자들에게 속도를 둘러싼 이통3사의 다툼이 곱게 보이지 않는 이유는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시작한 5G통신이 '기본'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가입자들이 5G통신에 접속이 잘 되지 않는다거나 기존 LTE와 속도에서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고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5G통신이 기존 LTE와 가장 다른 점은 빠른 속도다. 이동통신사들은 5G가 LTE보다 20배 빠르다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 빠른 속도를 제대로 누리는 가입자는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LG유플러스가 26일 잠실 야구장에서 가장 빠르다며 공개한 5G통신의 속도도 641Mbps로 LTE 최고 속도인 1Gbps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기지국 수가 턱없이 부족하고 건물 안에서 접속을 원활하게 하는 인빌딩 장비가 충분히 설치되지 않은 게 주요 원인이다.

정부는 LTE통신망의 기지국 수를 고려해 5G통신의 정상 서비스를 위해 45만 개 가량의 기지국이 필요하다는 기준을 세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6월10일 기준으로 공개한 기지국 수는 6만1천 여개에 불과하다.

체감하기도 힘든 속도를 두고 서로 내가 빠르다고 주장하는 이동통신3사의 행태를 놓고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한 소비자는 온라인커뮤니티에 6월 23일 기준으로 5G속도를 측정한 값을 올리고는 "여전히 5G가 너무 느려서 그냥 LTE로 사용하고 있다"는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5G 시대의 본격 개막을 기다리는 것은 소비자뿐만이 아니다.

과기정통부는 네트워크 장비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기기, 지능형 CCTV 등 5G통신을 기반으로 한 10대 핵심산업과 5대 핵심 서비스를 선정하고 적극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들은 5G통신망을 기반으로 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정상서비스의 지연으로 치르게 될 기회비용은 이들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기업으로서 5G 가입자를 늘리기 위한 마케팅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준비가 덜 끝난 상태에서 조금 나아보이는 점을 도드라지게 강조해 경쟁자를 깎아 내리는 것은 제대로 된 마케팅이 아니다.

소비자들에게 선택받고 싶다면 실제 이용자에게 현실감있게 다가오지도 않는 속도를 주장하기에 앞서 지금이라도 5G통신 서비스의 정상화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속도 홍보경쟁은 그 다음에 할 일이다. 소비자들의 신뢰는 말싸움으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