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폴더블(접는) 올레드(OLED) 패널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상용화가 늦어질수록 주력 고객사인 애플 등의 폴더블 디스플레이 공급을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할 가능성이 커 폴더블 스마트폰의 시장 개화시점에 앞서 제품을 내놓기 위해 서두르는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 더 앞선 폴더블 패널 기술력 확보 위한 연구 집중

▲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


15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안에 곡률 1할의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선보이겠다는 목표를 두고 상용화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곡률 1할의 폴더블 디스플레이 개발에 성공하면 이는 삼성디스플레이보다 앞선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으로 폴더블 스마트폰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초 곡률 1.5할의 폴더블 패널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룰 세웠지만 실제로 공개된 갤럭시폴드 곡률은 이보다 높은 2~3할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곡률이 2할이면 디스플레이를 안쪽으로 접을 때 접힌 부분이 2mm의 원을 그리고 접힌다는 것을 의미한다.

패널 곡률이 낮아질수록 스마트폰을 접었을 때 디스플레이가 완전히 밀착돼 좀 더 실용적인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놓을 수 있다. 곡률이 높으면 스마트폰의 좌우 두께가 비대칭을 이루게 되면서 사용자가 불편함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앞으로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은 곡률 1할 이하의 새로운 기술이 요구될 것”이라며 “우리도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세계 최초 TV용 롤러블(마는) 올레드 패널을 개발하는 등 디스플레이 혁신에 힘을 쏟고 있지만 주력 고객사인 LG전자 등이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를 미루면서 시장에 폴더블 패널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현재 LG사이언스파크 VIP체험관에는 LG디스플레이의 플렉서블 올레드(POLED) 패널이 탑재된 폴더블 스마트폰 시제품이 전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는 사이 삼성디스플레이는 갤럭시폴드를 통해 ‘인폴딩’ 형태의 폴더블 올레드 패널 상용화에 성공했다. 업계는 앞으로 출시될 폴더블 아이폰 패널도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하게 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애플의 벤더 다변화 의지가 강력한 만큼 LG디스플레이가 완성도 높은 폴더블 패널을 내놓는 시점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폴더블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채택되기 시작하면 스마트폰 시장의 판세도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보이는데 애플이 이를 계기로 삼성디스플레이 의존도를 적극 낮추려는 시도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현재 삼성디스플레이 의존도가 절대적이기 때문에 LG디스플레이의 플렉서블 올레드(POLED) 투자가 간절하다”며 “마침 삼성디스플레이도 아이폰 판매량 추이에 따른 실적 급등락이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이라 LG디스플레이가 지속적으로 플렉서블 올레드에 투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LG디스플레이가 애플에 폴더블 디스플레이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고 파악했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곡률 1할 이하의 폴더블 패널을 완성해 후발주자로서 약점을 뛰어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폴더블 패널과 관련한 특허 2개도 새로 취득했다.

미국 특허상표청(USPTO)이 최근 공개한 폴더블 디바이스 관련 특허 내용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여러 방향으로 구부러지면서도 반으로 접히는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 여기에는 LG디스플레이의 폴더블 패널 실물도 담겼다.

이에 더해 투명 폴더블 패널 관련 특허도 새로 등록했다. 특허에 따르면 투명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반으로 접히는 동시에 절반은 투명하게, 나머지 절반은 투명부분과 배터리를 수용할 수 있는 불투명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허를 취득했다고 해서 제품이 단기간 안에 출시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관련 특허를 많이 받을수록 개발에 성과를 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