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하도급 갑횡포’ 관련 처분을 두고 공정거래위원회와 법정 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받은 처분이 모두 확정되면 대우조선해양은 군함 등 국책사업에 참여할 수 없게 돼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대우조선해양, '하도급 갑횡포' 놓고 공정위와 법정결전 선택하나

▲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27일 대우조선해양은 '하도급 대금 후려치기' 혐의 등에 관한 공정위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공정위는 26일 이 회사에 과징금 108억 원과 시정명령을 내리고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은 과징금으로 벌점 2.5점, 시정명령 2점, 고발 5.1점 등 벌점을 모두 9.6점이나 받게 됐다.

하도급법 시행령을 보면 고발은 원래 벌점이 3점이지만 하도급법 4조 등을 위반한 행위로 고발됐을 때에는 5.1점으로 높아진다.

이 법 4조는 '일방적으로 낮은 단가에 의하여 하도급대금을 결정하는 행위' 등 부당한 하도급대금의 결정을 금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으로서는 소송을 불사할 수 밖에 없다. 3년 동안 누적 벌점이 5점을 넘으면 공공분야 입찰에서 퇴출당하게 되기 때문이다. 아직 사례는 없으나 10점을 넘으면 영업정지가 내려질 수도 있다.

더욱이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방산 분야 수주가 5년 만에 10억 달러를 넘어서는 등 특수선사업이 효자로 떠올랐다. 방위사업청이 내년에도 군함 10척 이상(3조6971억 원)의 발주를 계획해 둔 상황에서 경쟁사인 현대중공업에 눈뜨고 수주를 내주게 될 수도 있는 셈이다.

그러나 행정소송을 하면 대우조선해양은 집행 정지 가처분을 신청해 입찰 참여 제한 결정의 효력 발생을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 멈출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3년에도 하도급 대금을 부당하게 깎았다는 혐의로 공정위에 과징금 267억 원을 냈지만 지난해 대법원에서 승소해 돈을 돌려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대우조선해양이 2008년부터 2009년까지 하청회사에 지급해야 할 시간당 임금을 하청회사와 개별적으로 합의해 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도급 대금을 업계 평균보다 적게 지급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유사한 사안에서 무혐의 판결을 받은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 소송도 비슷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부당 하도급대금 결정 사건은 공정위가 부당성을 입증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부당 하도급대금 결정 사건은 공정위가 부당성을 입증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특히 일반적으로 지급되는 수준을 어떻게 볼 것인지를 두고 다툴 여지가 많다는 어려움도 있다.

원문보기:
https://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8231803001#csidxe7162aed80cbc318ff5c8ea14e66279 대우조선해양, '하도급 갑횡포' 놓고 공정위와 법정결전 선택하나
부당 하도급대금 결정 사건은 공정위가 부당성을 입증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특히 일반적으로 지급되는 수준을 어떻게 볼 것인지를 두고 다툴 여지가 많다는 어려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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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 하도급대금 결정 사건은 공정위가 부당성을 입증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특히 일반적으로 지급되는 수준을 어떻게 볼 것인지를 두고 다툴 여지가 많다는 어려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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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8231803001#csidxe7162aed80cbc318ff5c8ea14e66279 대우조선해양, '하도급 갑횡포' 놓고 공정위와 법정결전 선택하나


다만 협력업체들은 이번에 대우조선해양이 승소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범석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피해대책위원장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당시에는 일반상선을 선종별로 예산을 줄여서 집행했던 사례인 반면 이번에는 해양플랜트 제조 과정에서 수정·추가공사 대금을 부당하게 깎은 것"이라며 "대우조선해양이 소송을 하더라도 처분이 취소될 가능성은 아주 적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현재 피해 협력업체들이 추가 신고를 위해 더 많은 자료를 준비하고 있고 검찰수사가 시작되면 다른 혐의가 발견될 수 있어 파문이 상당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공정위 역시 이번에는 각오가 남다른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최근 조선사와 소송에서 줄줄이 패소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지난해 말 대우조선해양과 소송에서 졌을뿐 아니라 올해는 성동조선해양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 취소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도 사실상 패소했다.

이를 의식한 듯 공정위는 대우조선해양에 처분을 내리기 전 조선사를 상대로는 처음으로 전원회의 심의를 두 차례나 열었다. 과징금 역시 하도급법 위반으로 따지면 2008년 삼성전자에 부과한 116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김상조 공정위원장도 26일 간담회에서 "대형 조선사들의 하도급법 위반 혐의를 상당 부분 인지하고 있다"고 엄중 처벌을 예고하는 등 분명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내년에는 대우조선해양을 상대로 추가적 직권조사에도 들어간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과 지난번 법정 다툼에서 패소했던 이유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경쟁사보다 대금이 낮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반면 이번에는 본공사와 비교해서 수정·추가 공사 하도급 대금이 훨씬 적었다는 점에서 완전히 다른 사안”이라고 말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대우조선해양은 하도급업체 27곳에 해양플랜트 및 선박 제조를 위탁하면서 본공사는 보통 작업시간의 70% 이상을 기성 시수(작업 물량을 시간으로 변환한 것)로 인정한  반면 수정·추가 작업을 한 시간은 20% 수준만 기성 시수로 인정했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협의를 거쳐 대금을 책정했으며 내부적으로는 지난 번 판결과 비슷한 사안이라고 본다”며 "공정위로부터 이번 처분 내용과 근거에 관한 공식적 문서를 받은 뒤 정확한 방향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