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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 장비 자급체제 한계  미국 규제로 동남아에서  우회 수입  급증
중국 반도체 장비 자급체제 한계, 미국 규제로 동남아에서 '우회 수입' 급증
중국이 미국에서 수입하는 반도체 장비 규모가 감소한 반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서 들여오는 금액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미국이 중국에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강화한 뒤 중국 업체들이 자급에 힘줬으나 한계가 드러나며 동남아 국가에서 생산되는 미국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는 사례가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닛케이아시아는 15일 자체 분석한 중국 세관 자료를 인용해 "미국 반도체 장비 기업들은 중국에서 여전히 가장 중요한 첨단 장비 수급처로 자리잡고 있다"고 보도했다.지난해 미국에서 중국으로 이동한 반도체 장비 수입액은 20억 달러(약 2조9500억 원) 안팎으로 파악됐다. 1년 전보다 37% 감소하며 2017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미국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뒤 중국을 겨냥한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중국 기업들이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 줄어든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중국 정부가 미국을 비롯한 해외 국가에 기술 의존을 낮추려 자국 반도체 장비 기업을 육성하는 정책에 힘을 실은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반면 지난해 중국이 싱가포르에서 수입한 반도체 장비 구매액은 57억 달러(약 8조4천억 원), 말레이시아는 34억 달러(약 5조 원)로 미국을 크게 웃돌았다. 2024년 수입액과 비교해 모두 큰 폭으로 증가하며 신기록을 썼다.투자기관 니덤은 닛케이아시아에 "동남아 국가에서 중국의 반도체 장비 수입이 급증한 원인은 미국 기업들의 생산 투자가 확대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전했다.램리서치와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KLA 등 미국 장비 업체들이 중국 고객사를 겨냥해 동남아에 생산 거점을 늘린 효과가 수입액에 반영되었다는 의미다.결국 중국이 미국에서 수입하는 장비 구매액이 줄어들고 동남아에서 이를 더 많이 사들인 것은 미국 기업에 의존을 낮췄다고 보기 어려운 결과라는 관측도 제시됐다.중국 사이캐리어(SiCarrier) 반도체 장비 홍보용 사진. [출처=사이캐리어 홈페이지]닛케이아시아는 해당 미국 반도체 장비기업 3곳이 지난해 중국에서 거둔 매출 총합은 190억 달러(약 28조 원)로 중국 세관의 집계를 크게 웃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반도체 장비 기업들이 결국 다양한 국가로 생산 거점을 다변화해 중국 고객사에 물량을 공급하면서 미국에서 직접 수출하는 물량을 대폭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니덤은 중국 반도체 장비 기업들도 공급망 현지화 정책에 수혜를 보고 있지만 내수시장에서 이미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고 전했다.가격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어 중국 업체들의 성장세가 불안한 것으로 분석됐다.이러한 시장 흐름은 결국 중국 기업들이 미국을 비롯한 해외 기업 장비에 의존을 낮추기 어려워지는 배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닛케이아시아는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 정부는 자국 반도체 장비 기업을 키우면서도 해외 제품을 가능한 많이 확보하는 '투트랙'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미국의 규제 강화로 동남아 국가를 통한 우회 수입 경로까지 차단될 가능성에 대응해 적극적으로 해외 장비 구매를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최근 미국 상원 및 하원 양당 의원들은 실제로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강화해 중국의 우회 경로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네덜란드와 일본 등 미국의 동맹국도 중국에 고사양 반도체 장비를 판매하거나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중국이 자국 기업들의 반도체 장비 기술력과 공급 능력을 빠르게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닛케이아시아는 "미국의 새 법안이 통과되면 글로벌 반도체 장비 기업들이 중국에서 사업을 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미국 정치권은 현행 규제가 지나치게 느슨하다고 지적하며 수출을 더 옥죄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

기후에너지

기후 변화에 여름 더 빨라지고 길어진다  에너지 취약계층 폭염 대책 시급
기후 변화에 여름 더 빨라지고 길어진다, 에너지 취약계층 폭염 대책 시급
최근 전 세계적으로 때이른 여름 날씨가 찾아오는 일이 잦아지면서 국내 취약 계층을 중심으로 하는 폭염 대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최근 몇 년 사이에 이상고온 현상이 거의 상시화되는 경향을 보이는데다 올해는 이란전쟁 여파로 에너지 가격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15일 기상청 데이터를 보면 서울 기온은 오는 16일까지 평년보다 다소 높은 수준을 기록하며 초여름 날씨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지난 14일 기준 서울 낮 최고기온은 28도까지 오르며 4월 중순을 기준으로 했을 때 매우 높은 수준을 보였다.1991~2020년 기록을 보면 4월에 28도를 넘는 고온은 10년에 한 번 정도만 발생했다. 반면 2020~2025년까지 기록을 보면 2020년을 제외한 모든 해에 28도가 넘는 기온이 기록됐다.최근 5년 들어 예년보다 빠르게 여름이 찾아오고 있는 것이다.이같은 일은 한국에서만 발생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기후변화 영향에 전세계적으로 여름이 길어지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14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미국 기상청 발표를 인용해 미국 뉴욕, 워싱턴 D.C. 등 주요 도시에서 30도가 넘는 여름 날씨가 관측된다고 보도했다.오는 19일까지 미국 전역의 도시들에서는 200여 개가 넘는 최고 기온 기록이 깨질 것으로 예측됐다.도미닉 라문니 기상청 연구원은 '15일은 역대 4월 기준 관측 역사상 가장 더운 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뉴욕은 정상 기온보다 25도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파악됐다.가디언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연구진이 내놓은 연구 결과를 인용해 매 10년마다 전세계적으로 여름이 평균 6일씩 길어지고 있다고 전했다.가장 여름이 길어진 도시는 호주 시드니로 10년마다 15일 증가했다. 캐나다 토론토는 8일 늘었으며 프랑스 파리와 아이슬란드 레이캬바크는 7일 증가했다.테드 스콧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연구원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최근 시드니의 여름철은 125~130일 가량 지속되고 있다'며 '1960년대에는 그 기간의 절반만 여름이었다'고 지적했다.여름이 빨라진다는 것은 그만큼 폭염 기간이 길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이에 국내 기관들은 조기 폭염 가능성에 대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앞서 지난 3월 기상청은 올해 6월1일부터 '폭염중대경보'와 '열대야주의보' 운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이미선 기상청장이 올해 3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기상청>폭염중대경보는 건강한 사람을 포함해 전 국민에게 사망 등 중대 피해 가능성이 높은 극단적 고온이 예상될 때 발표되는 최상위 경보다. 발령됐을 때 생존을 위한 3단계 행동 수칙이 즉각 전파된다.열대야주의보는 야간 고온으로 인해 수면 부족 및 신체 회복력 저하가 발생하고 노인을 비롯한 취약계층의 온열질환 피해 위험이 커질 우려가 있을 때 주의를 환기하기 위해 발표되는 특보다.이미선 기상청장은 '이번 신규 특보체계 도입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극단적 더위에 대한 위험 변별력이 강화되고 야간 고온에 대해 국민과 관계기관이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행정안전부와 질병관리청은 올해 폭염과 식중독에 대비해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를 5월부터 9월까지 운영할 방침을 세웠다.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홍수예측 정확도를 개선하고 수위관측소 및 스마트 유량관측시설을 확대해 홍수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에 나선다.특히 기후환경단체들은 취약계층 폭염 위험과 기후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환경재단은 논평을 통해 '기후 변화 영향은 계층·지역 불평등을 심화시키며 냉방 접근성이 낮은 저소득층·노인, 야외 노동자는 폭염 피해를 더 크게 입는다'며 '이들을 위한 친환경 냉방시설, 접근성 높은 식수대, 폭염 대비 물품 지원 등 실질적 대응이 중요하다'고 짚었다.과학자들은 결국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 방법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앤드류 왓킨스 호주 모내쉬대 지구대기환경학부 겸임교수는 가디언을 통해 '기후변화가 여름을 늘리고 있다는 큰 그림은 우리 모두가 과학자로서 동의하는 부분'이라며 '모든 것은 결국 우리의 화석연료 사용 중단과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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