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L건설 수주·수익성 목표 달성에 '빨간불', '구원투수' 여성찬 위기 돌파 해법은
- DL건설이 올해 설정한 수주 및 수익성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인명 사고 여파 속에서 '구원투수' 역할을 맡은 성찬 DL건설 대표이사는 취임 초기부터 부담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여 대표는 안정성이 높은 공공 공사 수주를 높여 반등의 실마리를 찾아나갈 것으로 예상된다.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취임한 여 대표는 초반부터 수주 확대와 수익성 개선에 돌파구를 빠르게 마련해야 할 과제를 안은 것으로 평가된다.DL건설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103억 원을 낸 것과 비교해 큰 폭의 이익 감소세를 보였다.이는 미분양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DL건설이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설정한 영향으로 풀이된다.올해 초 DL건설의 미분양 물량은 1264세대로 집계돼 실적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소로 여겨졌다. 그 뒤 3분기 말 기준 미분양 재고가 333세대로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사업 리스크로 작용했던 것으로 파악된다.지난 8월 발생한 인명 사고 여파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2025년 8월8일 DL건설이 시공하는 경기 의정부시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50대 근로자 1명이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이후 모든 현장에서 공사를 일시 중단하면서 매출 인식이 지연되고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영업이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DL건설은 2025년 신규 수주에서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올해 1~3분기까지 DL건설의 누적 수주액은 774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4848억 원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DL건설 수주 잔고도 6조4602억 원에서 5조4715억 원으로 15.3% 줄어들었다.수주와 수익성이 동시에 부진하면서 올해 초 목표로 제시했던 신규 수주 2조5천억 원 및 영업이익 1천억 원 달성은 사실상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사망사고 뒤 구원투수로 취임한 여성찬 대표로서는 만만치 않은 경영 환경 속에서 실적 반등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여 대표는 취임 뒤 공공사업 분야를 중심으로 수주 확대에 나서고 있다.여성찬 DL건설 대표이사는 공공사업 분야를 핵심 축으로 삼아 수주 확대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의정부법조타운 S3BL 2공구 조감도의 모습. < DL건설 >올해 9월 여 대표가 취임한 뒤 DL건설은 총사업비 6천억 원 규모의 중화동 모아타운과 1342억 원 규모의 의정부법조타운 S3BL 2공구를 잇달아 수주했다.이외에도 하반기에는 광명시흥 공공주택지구 S2-4·6BL과 홍천양수발전소 1·2호기 등 공공사업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DL건설이 2021년 부산 용호6·대전 천동1 주거환경개선사업 이후 약 4년 만에 공공공사 시장 진입을 본격화하는 것으로 읽힌다.여 대표는 수익성 측면에서는 올해 들어 이어가는 원가관리 기조를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DL건설의 건축(주택) 부문 원가율은 2023년 93.9%까지 치솟은 뒤 지난해에도 93.3%로 큰 변화가 없었다. 고원가 현장의 준공 정산에 따른 추가 원가 반영으로 올해 2분기에는 토목 부문 원가율이 117.8%까지 치솟는 등 일시적 부담을 겪기도 했다.하지만 주택 부문에서 원가를 개선해 올해 3분기 말 기준 전사 기준 원가율을 88.4%까지 낮췄다. 올해 1~3분기 평균 원가율도 85.7%로 전년 동기 대비 8%포인트 이상 개선했다.여 대표는 홍익대학교 건축학과를 나와 DL이앤씨(전 대림산업)에 입사한 뒤 다수의 현장을 경험한 안전 및 품질 관리 전문가로 통한다. 2021년 11월 DL이앤씨 주택사업본부 담당임원으로 승진한 이후 4년여 만에 DL건설 대표로 발탁됐다. 여 대표는 재무전문가 출신인 이전 대표와 달리 현장 중심 경영인으로서 안전 관리에 신경 쓰면서 공공공사를 중심으로 주택사업 수주에 힘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정부 정책에 따라 2030년까지 연 27만 호씩 수도권에 135만 호를 착공할 계획을 세운 만큼 DL건설이 공공공사 수주를 늘릴 데 우호적 여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더구나 기존 공공공사 분야의 강자인 금호건설, 동부건설, 계룡건설 등과 비교하면 DL건설은 아파트 브랜드 면에서 상대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DL건설은 모회사 DL이앤씨와 함께 '이편한세상' 아파트 브랜드를 공유하고 있어 민간참여사업에서 기존 공공주택의 약점으로 지적되던 브랜드 가치 측면에 상대적으로 강점을 가질 수 있다.DL건설 관계자는 "도시정비 사업에서 대형 건설사들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안정적 먹거리 확보를 목표로 공공사업 수주에 나서고 있다"며 "수익성 측면에서는 내년에도 원가율 개선과 선별 수주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