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나제약과 오너 일가 조동훈은 왜 삼진제약에 투자했을까, 배당 목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 조동훈 하나제약 총괄경영 부사장을 비롯한 하나제약 오너 일가가 삼진제약에 투자한 이유는 뭘까.제약업계에서는 △삼진제약의 고배당정책 △삼진제약 승계 과정에서 경영권 획득 가능성 △하나제약과 삼진제약 진통제 사업의 시너지 등을 꼽는다.◆ 하나제약 오너 일가, 삼진제약 주주에 오른 여정과 표면적 투자목적하나제약은 2020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삼진제약 주식 소유사실을 처음으로 밝혔다. 이 때 보유 주식수는 밝히지 않고 취득금액만 35억 원이라고 알렸다.제약업계에서는 당시 삼진제약의 평균주가를 고려할 때 14만 주(1%대) 가량을 취득한 것으로 분석했다.그 뒤 조경일 하나제약 창업회장과 그의 자녀들인 조동훈 하나제약 부사장, 조혜림 하나제약 이사, 조예림 하나제약 이사를 비롯한 하나제약 오너 일가는 공격적으로 매입했다.그 결과 하나제약과 오너 일가의 지분은 2022년 11월 삼진제약 지분을 13.7%까지 높아져 최대주주에 오르기도 했다.다만 그 뒤로 지분을 일부 매각해 2025년 10월1일 기준 하나제약과 조동훈 부사장의 지분 8.33%이 남아 있다.이처럼 하나제약과 그 오너 일가가 삼진제약 지분을 확보한 표면적 이유로는 높은 배당정책이 꼽힌다.삼진제약은 다른 제약사들과 다르게 배당에 적극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삼진제약은 주당배당금이 2010년 50원에 불과했으나 2011년 200원으로 올렸고 2017년 800원으로 높인 뒤 2024년까지 유지하고 있다. 배당수익률은 2024년 말 기준 4.43%을 나타냈다.하나제약도 지분매집 목적을 공시할 때 '단순투자' 목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하나제약, 삼진제약 승계 과정에서 경영권 획득 기회 노렸나제약업계에서는 하나제약과 그 오너 일가의 투자는 삼진제약의 복잡한 지배구조와 맞물려 있다고 본다.삼진제약은 조의환 창업회장과 최승주 창업회장이 공동창업한 제약사로 2025년 10월1일 기준 조의환 창업회장 일가가 12.85% 최승주 창업회장 일가가 10.02%를 쥐고 있다. 두 일가의 지분 격차가 약 2.8% 포인트 정도로 비등한 셈이다.삼진제약은 올해 초 주주총회에서 오너 2세인 조규석씨와 최지현씨를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공동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오너 2세의 지분승계가 아직 미완성 상태라는 점이다.조규석 삼진제약 대표는 지분 3.06%를, 최재현 삼진제약 대표는 지분 2.44%를 들고 있을 뿐이다.이런 복잡한 지배구조는 공동창업주 집안 사이에 의견 충돌이 일어날 경우 하나제약이 캐스팅 보트를 쥘 수도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다.제약업계에서는 조동훈 하나제약 부사장을 비롯한 하나제약 오너 일가가 이 점을 염두에 두었을 것으로 추정하는 이야기도 나온다.하나제약의 삼진제약 지분투자가 사전에 논의된 사안이 아니라는 점도 이런 시선에 힘을 보탠다. 게다가 하나제약은 국내 마약성 진통제 시장점유율 1위 제약사이며, 삼진제약은 일반진통제 분야에서 도드라진 만큼 상호 보완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점도 단순투자라는 주장에 의구심을 더한다.실제 하나제약은 마약성 진통제 구연산펜타닐 시장에서 점유율 60%를 보유하고 있고, 삼진제약은 일반진통제에서 유명한 게보린을 보유하고 있다.일각에서는 조동훈 하나제약 부사장이 삼진제약의 오송 주사제공장과 하나제약의 제조역량이 결합할 수 있다는 점도 눈여겨봤을 가능성도 제기한다.법조계 한 관계자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일반적으로 기업이 다른 기업의 지분을 획득할 때 단순투자 목적으로 진행하더라도 얼마든지 추후 경영에 개입하기 위해 투자목적을 바꿔 공시할 수 있다'며 "하나제약의 삼진제약 투자목적도 경영상 여건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