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이노 추형욱 그룹 LNG 무게 속 굳은 신뢰, 리밸런싱 뒷마무리 임무 막중
 - SK그룹이 추형욱 사장과 장용호 총괄사장의 SK이노베이션 각자대표 체제로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에 무게감을 더했다.'LNG 전문가' 추 사장은 올해 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신뢰를 다시 확인한 만큼 SK이노베이션의 리밸런싱(사업재편) 이후 사업 안착을 위한 뒷마무리 과제를 안았다.4일 증권업계 의견을 종합하면 정유와 가스, 화학 등 전통사업 부문 호실적이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흑자 전환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SK이노베이션은 3분기 연결 매출 20조5332억 원, 영업이익 5735억 원을 내며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 6월말까지 이어진 2개 분기 연속 적자도 멈췄다.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유와 E&S 부문이 깜짝 실적을 이끌었다"며 "정유는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 환입과 정제마진 상승 효과를 봤고 E&S는 계통한계가격(SMP) 하락에도 계절적 성수기에 따른 발전량 증가에 탄탄한 실적을 냈다"고 바라봤다.SK이노베이션E&S는 주력 LNG 사업의 안정성을 토대로 꾸준한 영업이익을 내며 지난해 11월 합병 이후 SK이노베이션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내고 있다.SK이노베이션E&S는 SK이노베이션에 실적이 온전히 반영된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931억 원을 내며 SK이노베이션 모든 사업 부문 가운데 가장 높은 실적을 거뒀다. 2분기와 3분기에도 각각 두 번째로 큰 영업이익을 내며 SK이노베이션을 지탱했다.SK그룹은 이같은 흐름 속에 연말 인사에서 SK이노베이션E&S에 더욱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지난 10월30일 그룹 인사에서 추형욱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올해 5월 물러난 박상규 전 사장 뒤를 이어 오른 대표이사 직을 유지했다.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는 그동안 대부분 그룹이나 정유 사업 출신이 맡았다.그러면서 추 사장은 SK이노베이션E&S 사내기업(CIC) 사장직은 내려놔 SK이노베이션 사업 전반을 살피는 데 보다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추 사장 후임에는 이종수 SK이노베이션E&S LNG사업본부장이 선임됐다.SK그룹은 그동안 LNG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높은 평가를 이어왔다.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으로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신재생에너지만으로는 이를 따라가기 어려워 LPG 대비 탄소배출이 적은 LNG가 가교 역할을 해낼 것이란 이유에서였다.특히 SK그룹이 올해 AI 산업을 핵심 먹거리로 삼고 사업구조 재편을 이어가 SK이노베이션에서 LNG 사업 중요도는 더욱 높아진 것으로 여겨진다.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 3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아시아퍼시픽 LNG 커넥트'에서 "LNG는 더 이상 가교가 아닌 AI 시대를 이끌 '파트너 연료'"라며 "에너지 전환을 이끌 중요한 연료로 혁신을 이끄는 촉매이자 미래다"고 말했다.추 사장은 1974년생으로 SK LNG TF 팀장과 포트폴리오 실장 등을 거쳐 2021년 SKE&S 대표이사에 올라 SK그룹의 LNG 사업을 이끈 것으로 평가된다.장용호 총괄사장(사진)은 2026년 주주총회에서 각자대표 선임이 계획돼 있다. 장 총괄사장은 5월말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에 선임된 뒤 SK온과 SK엔무브의 합병 및 8조 원 규모 자본조달 등의 전략을 발표했다.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에 취임한 지난 5월 이후에는 LNG 가치사슬 유동화로 리밸런싱과 기업가치 제고 전략을 전방위 지원한 것으로 평가된다. SK이노베이션E&S의 LNG 발전 자회사 유동화로 약 3조 원을 확보하면서도 사업 확대를 이어가 균형을 잡았다.추 사장은 지난 7월30일 기업가치제고 전략 설명회에서 "유동화 작업이 진행되더라도 발전소의 최대 주주 지부을 확보해 전체 가치사슬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며 "LNG 사업은 SK이노베이션의 미래 성장 동력이자 그룹이 선정한 미래 핵심사업이다"고 강조했다.다만 추 사장은 주도적으로 이끈 수소사업 성과가 지지부진한 만큼 이를 끌어올려야 할 필요성이 크다.SK 수소사업 추진단장을 맡는 등 수소사업을 전면에서 이끌었지만 SK이노베이션은 수소 시장이 아직 개화하지 않아 아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찌감치 충남 보령에 블루수소 플랜트 조성을 계획했지만 낮은 사업성과 수요처 확보 문제에 아직 구체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이에 추 사장은 SK이노베이션의 리밸런싱이 마무리 단계에 이른 만큼 주요 사업들이 안착하는 데 각자대표 선임이 예정된 장용호 총괄사장과 함께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월말 SK온과 SK엔무브의 합병과 8조 원 규모의 자본확충 방안을 담은 기업가치 제고 전략을 발표했다.SK온과 SK엔무브의 합병 법인은 지난 1일자로 출범했고 자본확충 방안은 7월말 SK이노베이션과 SK온 등의 유상증자로 시작해 9월말 SK이노베이션 E&S LNG 발전 자회사의 유상증자를 통한 3조 원 조달로 일단락됐다.SK이노베이션은 지난 10월31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2026년 자본적 지출(CAPEX)는 올해의 약 50% 수준으로 축소될 것"이라며 "기존에 계획한 리파이낸싱 외에는 추가 조달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