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500원까지 치솟을 판, 산업계 원자재값 상승 여파에 대응 '비상'
원달러 환율 1500원까지 치솟을 판, 산업계 원자재값 상승 여파에 대응 '비상'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하면서 반도체나 전자, 자동차, 조선, 항공 등 국내 주요 수출 산업에 끼칠 영향에 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은 결제 통화가 달러 기반이어서 환율 상승이 매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하지만 대부분 원자재를 해외로부터 수입하는 철강 산업이나 유류비 부담이 커지는 항공업 등은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것으로 분석된다.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환율이 1450원을 넘어서면서 1500원 선을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신중한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미·중 통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1500원 선도 열릴 수 있다'며 '기업들은 내년 전망을 짤 때 환율 변수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문다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중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던 미국 정부 셧다운이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미국 연준(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강달러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며 '수급상으로 쏠림이 발생하면 일시적으로라도 원달러 환율이 1480원 대까지 오버슈팅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환율 상승에 반도체·자동차 '맑음', 스마트폰·가전 '흐림'환율 상승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에 호재로 작용한다.환율이 오르면 장비, 소재, 부품을 달러로 수입하는 비용은 늘어나지만, 반도체 원가에서는 감가상각비와 인건비 등 원화로 지출되는 고정 비용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SK하이닉스는 2022년 원달러 환율이 100원 올랐을 때 분기당 약 4천억 원의 영업이익 증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현대자동차, 기아와 같은 국내 자동차 산업도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익이 기대되는 업종으로 분류된다.하나증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현대차 영업이익은 약 1.9%, 기아차 영업이익은 약 1.7%씩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이병근 LS증권 연구원도 '현대차그룹은 원달러 환율이 10원 상승했을 때 연간 1500억 원~2천억 원의 영업이익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하지만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국내 제조업 전체 관점에서는 환율 상승이 미치는 부정적 효과가 더 큰 것으로 파악된다.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의뢰해 분석한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산업별 생산비 영향'에 따르면 환율이 1486.7원으로 2023년 평균환율 1305.9원 대비 13.8% 상승했을 경우, 국내 제조업 생산비는 6.1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환율이 1500원을 넘으면 국내 제조업 생산비는 6.58% 늘어난다.삼성전자도 반도체를 제외한 스마트폰, 가전, TV 사업에서는 원자재가 제조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매년 갤럭시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모바일 프로세서(AP) 비용으로만 10조 원 이상을 사용하는 만큼, 환율이 10%만 올라도 1조 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셈이다.완성 가전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철강, 구리 등 원자재 대부분을 외국에서 수입하는 LG전자도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환율 상승에 따른 물류비 증가도 부담이다.원화 대비 달러 강세 흐름에 조선, 철강, 항공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 챗GPT >◆ 달러로 대금받는 조선업 '미소', 헷지 어려워진 철강 '울상'조선 업계는 '달러 강세' 흐름이 반갑다.건조 대금을 달러로 받고 인건비·기자재·외주가공비 등을 원화로 결제하는 사업 구조라, 환율 상승으로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주요 조선사별 환율 헷지 수준에 따라 환율변동에 따른 이익증감 폭이 다르게 나타난다. 삼성중공업은 100% 헷징 포지션으로 환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반면, 한화오션은 헷징 비율이 낮아 환차익이 기대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50~70%선에서 유동적으로 헷징 포지션을 조정하는 것으로 파악된다.환율이 고공행진 할수록 일부 수입 기자재나 후판 등 달러화로 결제해야하는 원자재 가격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한국 조선사의 주력 선종인 LNG운반선의 경우 화물창 기술 사용료로 프랑스 GTT에 선가의 5%에 이르는 금액을 달러화로 지불한다. 또 국내 조선사는 전체 후판 사용량의 20%를 중국 철강사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철강 기업들은 환율 상승으로 철광석·석탄 등 수입 원자재 가격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포스코홀딩스의 2024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했을 때 5485억 원의 순이익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철강 기업들은 철강 제품을 수출해 벌어들이는 외화로 해외 원재료를 사들이는 '내추럴 해지' 전략으로 환율 변동 위험을 피해왔지만, 올해는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올해는 미국의 철강 품목관세, 유럽연합(EU)의 철강 저가 쿼터 감축 등으로 전반적으로 철강 수출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조강 수출량은 48만8988톤으로 6.0%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항공 산업 비용구조 악화 불가피, 미주 노선 여행수요 위축 '이중고'항공 업계도 경쟁 심화에 따라 실적 부진에 빠져 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환율 급상승에 울상을 짓고 있다.실제 대한항공의 2025년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400억 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이는 유류비, 항공기 도입·리스 비용, 공항이용비, 현지 지점 운영비, 외화표시 채무 이자 등의 비용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이다.또 환율 상승에 따른 여행수요 위축은 항공사간 운임경쟁을 유발해 수익성이 악영향을 준다. 통상 항공사들은 노선 수요가 감소하면, 탑승률(L/F) 하락을 막기 위해 운임을 인하하는 등 마케팅 경쟁에 나선다.특히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강화된 출입국 정책 등으로 미국 여행수요가 일시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미주노선을 운항하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에어프레미아 등은 이중고에 빠질 수 있다.항공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1기에도 환율이 크게 튀어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라며 '당시 1년6개월 가량 환율이 고공행진했는데 이를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환율에 따른 비용 부담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국내 배터리 기업들도 환율 상승에 따른 비용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캐즘 장기화에 수익 악화하는 배터리 업계도 타격배터리 업계도 환율 상승으로 실적 회복 시점이 지연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배터리 생산에 활용되는 리튬, 니켈 등 핵심 원재료는 대부분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상반기 사업 보고서에서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하면 세전 영업이익이 5243억 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또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가 진 달러화 부채가 많아 이자 비용도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 기준 달러 부채가 8조6483억 원에 이른다.다만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외화 변동에 대비해 통화선도계약과 통화스왑계약을 체결해뒀다.SK온은 상반기 말 기준 달러화 부채가 3조8646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통화선도 및 통화스왑 계약으로 환율이 5% 상승하더라도 손실은 26억 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배터리 업계는 환율 변동으로 인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해 놓은 상황'이라며 '아직까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영향을 정확하게 파악한 것은 아니지만, 이로 인한 환손실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나병현 신재희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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