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웅그룹 덩치 커졌는데 지주사 대웅 이사회는 역할 제대로 하는가, 감사 독립성도 논란
- 대웅그룹은 2002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뒤 지주사 대웅을 중심으로 17개 이상의 계열사를 거느리며 운영돼 왔다.지주사는 자회사 전략을 총괄하고 책임경영을 촉진하는 핵심 의사결정 기구인 만큼 대웅 이사회의 책무는 막중하다고 할 수 있다.대웅은 지주사 설립 목적을 △사업·출자 분리로 지배구조 투명성 확보 △종합 헬스케어 체제 구축 △일반의약품 브랜드 마케팅 강화 △핵심분야 역량집중을 통한 효율성 제고 △성과평가 기반 책임경영 확립 등으로 설명해왔다.그러나 지주사 대웅 이사회가 계열사 관리·감독이라는 본연의 책무를 다하고 있는지 책임론이 나오고 있다.얼마전에는 다이소에서 판매된 다이어트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한 소비자 2명이 급성간염 증상을 보이며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판매중단 및 회수조치를 받았다.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9월 대웅제약이 자회사 아피셀테라퓨틱스 지분율을 법적 한도(40%) 미만인 37.38%로 보유한 사실을 적발해 시정명령을 내렸다.앞선 7월에는 불법 리베이트 영업 혐의로 약사법 위반 재수사가 착수됐다.2월에는 전현직 직원이 위계공무집행방해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대웅그룹에 벌금형이 선고됐다.◆ 대웅 주주환원 소홀 논란대웅 주주들이 2020년부터 매년 주주총회에서 1주당 0.05주의 주식 배당을 요구했지만 회사와 대주주 반대로 매번 부결됐다.올해 3월 열린 제65기 주총에서도 같은 제안이 상정됐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같은 회의에서 정관 변경과 이사선임, 이사·감사 보수 한도 등 다른 안건은 원안대로 통과됐다.대웅 주주들의 이런 요구는 주주환원에 소홀하다는 불만이 깔려 있다.대웅의 현금배당성향은 2020년 4.2%, 2021년 5.3%, 2022년 4.1%, 2023년 2.7%에 불과했다.지난해 14.1%로 2023년보다 11.4%포인트 상승했지만 동종업계 50개 평균 32.29%에는 못 미쳤다.상위권 10개 기업 평균(165.19%)과 하위권 10개 기업 평균(–31.39%)을 제외한 중위권 평균 18.82%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이사회·감사제도 보완 필요성지주사 대웅이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자산 2조 원을 넘어서며 대기업 반열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지만 이사회와 감사제도의 독립성 문제는 여전히 보완 과제로 지적된다.특히 대웅제약을 비롯해 자산규모 2조 이상의 거대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지주사인 만큼 의사결정 기구의 투명성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측면이 강조되고 있다.현재 대웅과 주요 계열사들은 감사위원회 없이 상근감사 1명이 감사업무를 전담하고 있다.지주사 대웅은 2020년부터 전우방 감사가 5년째, 핵심 계열사 대웅제약은 2021년부터 이건행 감사가 4년째 재임하고 있다.두 감사 모두 과거 이사직을 거쳐 감사직까지 10년에 가까운 장기 재임 이력을 갖고 있어 독립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전우방 감사는 2010년 대웅의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뒤 2013년 미등기임원(전무)를 지냈다. 이건행 감사는 2016년부터 대웅 사외이사를 거쳐 2021년 대웅제약 감사로 선임됐다.한국ESG기준원에 따르면 감사의 장기 재직은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저해할 수 있다. 특히 사내이사 출신 감사의 경우 독립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투명성이 강조되는 금융권에서는 이미 동일 회사 감사 재임기간을 6년, 계열사 포함 9년으로 제한하고 있다.2023년 지주사 대웅의 사외이사로 선임된 최인혁 이사의 경우, 윤재승 CVO와 네이버 공익재단에서 함께 일한 이력과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와 친분관계가 알려지면서 독립적 의사결정이 가능한지 의문도 제기된다.최 이사는 삼성SDS에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를 만난 뒤 네이버 창립멤버로 합류한 인물로 네이버에서 비즈니스 총괄 부사장과 최고운영책임자(COO), 공익재단 해피빈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윤재승 CVO는 2103년부터 2019년까지 네이버 공익재단 네이버커넥트 이사장직을 맡았다. 이해진 창업자는 서울대학교 선후배 사이로 평소 멘토로 삼을 정도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최근 이해진 창업자는 개인회사인 '지음'명의로 윤재승 CVO의 서울 성수동 사유지를 매입해 건물을 올리기도 했다.대웅제약 관계자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이사회 내 위원회 및 사외이사 구성 등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 검토하고 준비하고 있다'며 '기업 투명성 확보와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내부통제 시스템을 지속 고도화할 예정이다'고 말했다.안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