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차량용 메모리도 담금질, 자율주행차 공략으로 'AI 열풍' 잇는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차량용 메모리도 담금질, 자율주행차 공략으로 'AI 열풍' 잇는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는 미국 마이크론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성능·대용량 중심의 전자제품용 메모리 개발에 집중해 온 반면, 마이크론은 1990년대 초부터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진입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관련 시장을 장악했다.앞으로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가 대중화하면 차량 1대 당 메모리 탑재량은 현재보다 최대 30배 가량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이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퀄컴, 엔비디아 같은 주요 차량용 시스템온칩(SoC) 기업들과 협력, 차량용 메모리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26일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차량용 메모리의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기업은 차량용 반도체에서 해외 경쟁사에게 점유율이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장홍창 한국자동차연구원 기술정책실 책임은 'K-메모리의 사각지대, 차량용 반도체'라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기업은 신뢰성 중심의 구형 차량용·산업용 반도체 개발보다는, 고성능·대용량 중심의 AI 서버· 모바일용 반도체를 빠른 개발 사이클로 공급하는 전략으로 메모리 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자율주행·SDV 본격화에 따라 차량용 메모리의 중요성이 상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2024년 기준 글로벌 차량용 메모리 시장에서 마이크론은 51.7%의 압도적 점유율을 차지한 반면, 2위인 삼성전자(16.8%)와 5위인 SK하이닉스(3.0%)의 합산 점유율은 19.8% 미만에 그쳤다. 점유율 3위와 4위는 각각 일본 키옥시아(7.5%)와 독일 인피니언(4.8%)이다.국내 기업들이 차량용 메모리 시장에서 열세를 보이는 이유는 스마트폰·인공지능(AI) 서버 중심의 포트폴리오 편중 때문이다.스마트폰과 AI 서버 시장은 그동안 규모와 수익성, 기술 효율성 측면에서 차량용 반도체보다 훨씬 매력적이었다. 특히 최근에는 AI 서버에 적용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일반 메모리보다 훨씬 마진율이 높아 국내 기업들은 서버용 메모리에 자원과 인력을 대부분 투입했다.반면 마이크론은 1990년대 초부터 차량용 메모리 시장에 진입해 장기 공급 신뢰를 쌓았고 차량 전용 생산 거점과 '노어플래시'를 포함한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왔다.노어플래시는 가격이 저렴한 낸드플래시에 비해 용량 대비 가격은 비싸지만, 데이터 신뢰성이 높고 읽기 속도가 빨라 차량이나 산업용에 최적화된 비휘발성 메모리다.차량용 반도체에서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2025년 기준 9.4%에 그친다.하지만 테슬라의 자율주행 택시 '로보택시', 구글의 자율주행차 '웨이모' 등이 상용화되면, 메모리 탑재량은 폭증할 것으로 전망된다.로보택시에는 일반 차량의 20~30배인 200기가바이트(GB) 이상의 D램이 탑재될 것으로 분석된다.테슬라 로보택시가 운전자 없이 완벽한 자율주행(레벨 4 이상)을 구현하려면 차량 사방에 수많은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초음파 센서를 장착한다. 이 센서들이 쏟아내는 방대한 시각·공간 데이터를 병목 현상 없이 즉각적으로 읽고 처리하려면 대용량의 메모리가 필수다.삼성전자는 2026년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탈부착형 차량용 솔리스테이트라이브(SSD)'로 혁신상을 받았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최근 차량용 메모리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삼성전자는 2024년, SK하이닉스는 2026년 1월 LPDDR5X 차량용 D램 제품으로 자동차 기능 안전 국제표준 ISO 26262의 최고 안전 등급인 'ASIL-D' 인증을 획득했다. 같은 인증을 2022년에 받은 마이크론을 쫓아가고 있는 것이다.삼성전자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 'CES 2026'에서 '탈부착형 차량용 솔리스테이트라이브(SSD)'로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기존 차량에 탑재되는 저장장치는 내장형 방식이어서 메모리에 문제가 생기면 차량의 미디어나 시스템 전체를 뜯어내서 교체해야 했다. 반면 탈부착형 SSD는 마치 PC 부품을 갈아끼우듯 모듈 단위로 쉽게 교체하고 업그레이드할 수 있어 유지보수 비용을 아낄 수 있다.제품 개발에 참여한 김정욱 삼성전자 테크니컬리더(TL)는 '탈부착형 차량용 SSD는 자율주행이라는 새로운 시장에서 요구되는 기술적·법제적 과제를 고려해 기획한 제품'이라며 '오토모티브 시장의 까다로운 요구 사항을 만족하면서 탈착이 가능한 스토리지는 그동안 존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퀄컴, 엔비디아 같은 주요 차량용 시스템온칩(SoC) 기업들과 협력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자동차는 최근 수십 개의 전자제어장치가 분산된 구조에서 하나의 시스템온칩(SoC)이 차량 전체를 통제하는 중앙집중형 시스템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이에 따라 주요 완성차 제조사들은 퀄컴의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나 엔비디아의 '드라이브 하이페리온'과 같은 차량용 시스템온칩을 채택하는 추세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올해 3월 엔비디아 '드라이브 하이페이온'을 도입해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량용 메모리를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퀄컴이나 엔비디아의 차랑용 칩 설계 단계부터 협력할 필요가 커진 것이다.삼성전자는 2024년부터 퀄컴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에 탑재되는 차량용 D램을 양산하고 있고,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AI 동맹을 HBM에서 차량용 반도체로 확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기술 행사 'GTC 2026'에 참여해 차량용 메모리 솔루션을 전시했다.시장조사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츠 측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과 자율주행 도입이 증가하면서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2026년 200억 달러(약 30조 원)에서 2035년 705억 달러(약 106조 원)로 연평균 15% 성장할 것'이라며 '이같은 추세는 자동차 제조사와 반도체 기업의 협력을 촉진, 새로운 모빌리티 플랫폼에 특화된 메모리 솔루션을 개발하도록 이끌 것'이라고 분석했다.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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