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새 리더십③] 유한양행 '글로벌 톱50' 목표 거리감, 새 CEO '제2의 렉라자' 발굴 과제 무겁다
[유한양행 새 리더십③] 유한양행 '글로벌 톱50' 목표 거리감, 새 CEO '제2의 렉라자' 발굴 과제 무겁다
<편집자주> 1969년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를 이어온 유한양행이 조만간 회사를 이끌 새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밟는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로 연매출 2조 신화를 쓴 조욱제 대표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9월경에는 차기 대표 후보의윤곽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선은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이한 유한양행의 역사에서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2024년 초 회장직이 부활하면서 전문경영인 체제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나온 터라새 대표 선임에 더욱 눈길이 쏠리고 있다.현재 시장에서는 외부 출신 연구개발(R&D) 전문가와 내부에서 승진한 이들의 경쟁 구도가 형성된 것으로 파악된다. 비즈니스포스트는 유한양행 새 대표선임을 앞두고 조욱제 사장 체제의 성과와 차기 리더의 과제, 그리고 렉라자 이후 유한양행의 글로벌 도약 과제 등을 차례대로 짚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렉라자로 '2조 시대' 연 조욱제, '유한맨'과 외부 R&D 전문가 후임 갈림길 ② CEO 최대 6년인데 이정희는 12년째 의장, 대표 선임 쥔 유한양행 이사회 운영 논란 ③ 유한양행 '글로벌 톱50' 목표 거리감, 새 CEO '제2의 렉라자' 발굴 과제 무겁다 유한양행 차기 대표이사의 최대 과제는 글로벌 신약 성공 사례를 잇는 것이라는 데 업계 이견이 없다.유한양행은 폐암 치료제 '렉라자(수출명 라즈클루즈)'의 글로벌 시장 진출 덕분에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와 실제 판매에 연동된 판매수수료(로열티)를 받는 수익구조를 갖추는 데 성공했다. 실적과 현금창출력이 개선되면서 후속 신약에 투자할 여력도 생겼다.하지만 렉라자 하나의 성공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무엇보다 유한양행이 창립 100주년 목표로 내걸었던 '글로벌 제약사 톱50' 진입까지는 회사가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렉라자 이후를 책임질 주요 신약 후보물질들도 대부분 임상 개발단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유한양행 렉라자로 실적 체력 키웠지만 목표 미달, '매출 4조' '글로벌 톱50' 눈높이와 차이 커21일 유한양행에 따르면 올해 렉라자의 글로벌 상업화 성과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면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새로 쓰고 있다.유한양행은 2026년 2분기 연결기준 매출 6395억 원, 영업이익 669억 원을 냈다. 2025년 2분기보다 각각 10.4%, 34.1%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렉라자가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2분기 라이선스 수익은 589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30.5% 증가했다. 렉라자와 존슨앤드존슨의 리브리반트 병용요법 유럽 출시에 따른 마일스톤 3천만 달러(약 450억 원)가 반영됐다. 글로벌 판매 확대에 따른 로열티 수익도 약 70억 원이 들어왔다.아직은 특정 시점에 한꺼번에 들어오는 마일스톤이 라이선스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다만 실제 렉라자 판매가 늘어날수록 유한양행이 받는 로열티도 증가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점은 과거와 다른 변화다.후속 신약 개발을 위한 '실탄'도 늘어나고 있다.유한양행의 6월 말 연결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4279억 원으로 2025년 말 3486억 원보다 약 23% 늘었다. 단기금융상품과 단기투자자산을 포함하면 4490억 원 수준이다.같은 기간 영업활동을 통해 유입된 현금도 811억 원으로 2025년 상반기 217억 원보다 크게 증가했다. 확보한 자금을 어떤 후보물질에 집중 투자해 성과로 연결할 것인지 판단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진 셈이다.유한양행이 제시했던 글로벌 성장 목표를 놓고 보면 차기 대표가 주력해야 할 일은 적지 않다.김열홍 유한양행 연구개발(R&D) 총괄 사장은 2024년 1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바이오 및 헬스케어 투자 행사 JP모간헬스케어콘퍼런스에서 2026년까지 글로벌 시장에 혁신신약 2개 이상을 출시하고 매출 4조 원, 영업이익 4천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글로벌 50위권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내비쳤다.하지만 창립 100주년인 올해 상반기 유한양행의 연결기준 매출은 1조1662억 원, 영업이익은 757억 원에 그친다.렉라자의 글로벌 상업화로 글로벌 신약기업으로 향하는 첫 성과는 냈지만 회사가 목표로 삼은 글로벌 톱50 수준으로 외형과 이익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추가 성장동력이 필요한 셈이다.유한양행의 신약 후보물질. 사진은 서울시 동작구 유한양행 본사에 있는 윌로우하우스에 전시된 신약 파이프라인 관련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유한양행 '포스트 렉라자' 후보물질 5개 육성 중, 차기 CEO 최대 과제는 기술수출 성과유한양행은 렉라자 이후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연구개발비는 1222억 원으로 매출의 10.48%를 차지했다. 유한양행은 매년 매출의 10% 안팎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면서 자체 연구뿐 아니라 외부에서 유망 후보물질을 도입하는 개방형 혁신을 병행하고 있다.렉라자 역시 이런 전략의 대표적 성공 사례다.유한양행은 2015년 오스코텍과 제노스코에서 렉라자 후보물질을 도입한 뒤 자체 개발을 거쳐 가치를 높였고 2018년 얀센바이오테크(현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티브 메디슨)에 기술수출했다.이후 2024년 8월 국내에서 개발된 항암제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이후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등으로 판매지역을 넓히고 있다.유한양행은 이 성공을 반복하기 위해 올해 5월 R&D데이에서 '포스트 렉라자'로 육성하는 핵심 후보물질 5개를 전면에 내세웠다.알레르기 치료제 레시게르셉트(YH35324),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YH25724, HER2 표적항암제 YH42946, HER2·4-1BB 이중항체 네스프로타미그(YH32367), EGFR·4-1BB 이중항체 YH32364 등이다.유한양행은 향후 1~2년 안에 이들 후보물질에서 글로벌 기술이전이나 합작법인 설립 등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가장 기술수출에 근접해 있다고 평가받는 후보물질은 레시게르셉트다.레시게르셉트는 혈중 면역글로불린E(IgE)를 억제해 만성자발성두드러기 등 알레르기질환을 치료하는 후보물질이다. 현재 다국가 임상 2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한국에 이어 중국과 유럽, 일본에서도 임상을 위한 승인을 확보했다.김열홍 사장은 5월 R&D데이에서 레시게르셉트를 두고 기술수출 시점이 상당히 임박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파이프라인 5개 역시 임상에 대규모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자체 개발만 고집하기보다 기술수출과 공동개발, 별도 법인 설립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항암 분야에서도 후속 후보가 개발되고 있다.네스프로타미그는 HER2 양성 고형암을 대상으로 한국과 호주, 미국에서 임상 1/2상을 진행하고 있다. HER2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YH42946도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1/2상을 진행하고 있다. EGFR과 4-1BB를 동시에 표적하는 YH32364 역시 국내 임상 1/2상 단계에 들어갔다.다만 아직 이들 가운데 렉라자처럼 글로벌 허가와 판매까지 도달해 유한양행에 지속적 로열티를 안겨주는 신약은 없다.오히려 신약개발의 불확실성을 보여주는 사례도 있다.MASH 치료제 YH25724는 2019년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됐지만 2025년 권리가 반환됐다. 유한양행은 이후 자체 개발로 방향을 전환해 올해 국내 임상 1상을 승인받고 후속 임상을 준비하고 있다.결국 차기 대표에게 중요한 것은 파이프라인 숫자를 늘리는 것보다 렉라자에서 들어오는 마일스톤과 로열티를 다시 연구개발과 개방형 혁신에 투입해 실제 기술수출과 글로벌 상업화 성과를 하나 더 만들어내는 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누가 차기 대표에 오르더라도 유한양행이 이미 확보한 재무적 여력과 연구개발 자산을 성과로 전환해야 한다는 과제는 피하기 어렵다.증권가에서도 렉라자 다음 글로벌 기술수출의 필요성을 주목하고 있다.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유한양행을 두고 '차세대 라즈클루즈에 대한 성과도 필요한 국면'이라고 평가하며 올해 하반기 8년 만의 글로벌 기술수출 성과 가능성을 기대했다.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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