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배터리 3사 성장 전략에 한계 지적, 외신 "조선업과 같은 길 걸을 수도"
-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가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입지를 지켜내는 일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외신 분석이 나왔다.중국에 배터리 소재 공급망을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다 재무 불안정성도 확대되고 있어 자칫하면 한국 조선업과 비슷한 길을 걷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정책전문지 지오폴리티컬모니터는 16일 "한국 배터리 산업은 너무 큰 목표를 단기간에 이뤄내려 했던 무리한 판단에 부작용을 맞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이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던 상황에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던 일이지만 주요 기업 경영진과 정책 관련자들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로 남아있다는 지적이 나왔다.지오폴리티컬모니터는 정부의 강력한 보조금 지원과 기업들 사이 경쟁 심화, 중국 등 해외 공급망에 높은 의존도가 한국 배터리 산업의 가장 큰 약점이라고 바라봤다.과거 한국 조선업이 성장해 온 역사와 유사성이 크다는 분석도 이어졌다.한국 조선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정부 지원에 과도한 의존과 무리한 자본 조달, 시장 불확실성 등 요인이 단점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지오폴리티컬모니터는 현재 한국 배터리 업계가 이와 비슷한 환경 아래 있다고 진단했다.한국 정부는 최근 배터리 산업 육성을 위해 대규모 금융지원 계획을 내놓았고 대상 기업들은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생산 투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그러나 한국 배터리 제조사들이 리튬과 흑연 등 주요 소재를 대부분 중국에서 조달하면서 사실상 최대 경쟁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리스크로 지목됐다.이러한 시장 상황이 이어진다면 과거 중국과 경쟁에 고전하며 대규모 구조조정 사태를 겪었던 한국 조선업과 유사한 전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전방산업인 전기차 수요 둔화와 중국 대비 한국의 배터리 생산 능력 저하도 문제로 꼽혔다.지오폴리티컬모니터는 "전문가들은 배터리 업체들의 투자 전략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큰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중국 배터리 업계도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한 뒤 유사한 문제를 겪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다만 중국은 내수시장에서 막대한 배터리 수요를 흡수할 수 있고 전 세계에서 확실한 1위 국가로 자리잡았다는 점에서 한국과 차이가 있다.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빠른 사업 확장이 점차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지오폴리티컬모니터는 "한국 정부와 주요 대기업이 배터리 생산 능력 확대만을 추구한다면 이들은 과거의 성공 사례를 결국 실패로 전락하도록 만들 수 있다"고 비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