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현대차증권 실적 좋지만 퇴직연금 불균형 아직 못 잡아, 배형근 앞에 놓인 연임 퇴임 이동 3가지 길
- 배형근 현대차증권 대표이사가 임기를 1년가량 남긴 시점에서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근 10년간 현대차증권에서 대표이사의 연임은 드문 일이었다. 2014년부터 세 명의 대표이사(김흥제, 이용배, 최병철)가 거쳐갔지만 연임에 끝까지 성공한 경우는 없었다.최병철 전 대표는 2023년 재선임됐지만 1년 만에 사임하며 지난해부터 배형근 대표가 뒤를 이었다.현대차증권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실적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배형근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상반기 당기순이익(400억 원)은 지난해 연간 실적(362억 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541억 원)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66.1% 증가했다. ◆ 퇴직연금 시장 2위, 계열사 의존도 어떻게 줄일까는 과제현대차증권은 자본규모로 보면 증권사 가운데 15위에 해당하는 중형 증권사지만 퇴직연금 시장으로 범위를 좁히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17조5천억 원)가 미래에셋증권(29조2천억 원)에 이어 증권사 2위를 차지한다. 하지만 이 가운데 계열사 물량이 77%를 차지해 계열사 직원 의존도가 높다. 퇴직연금 유형 가운데 확정급여형(DB)이 전체의 87%를 차지하는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일반적으로 퇴직연금 유형은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개인IRP로 나뉜다. 확정기여형은 관리수수료와 운용수수료를 받지만 확정급여형은 관리수수료만을 받기 때문에 확정기여형보다 수익성이 떨어진다.계열사 의존도에 따라 특정 유형에 집중된 구성은 현대차증권의 고질적 문제로, 구조적 변화를 수반하기에는 3년이라는 임기가 부족한 실정이다.현대차증권은 확정기여형(3%)과 개인IRP(10%)의 비중을 늘리기 위해 리테일 사업부 아래 연금사업실을 편입하고 확정기여형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추가 가입자 영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년 후 현역 대표이사로 활동하거나 고문으로 물러나거나 갈림길배형근 대표는 현대모비스 재경본부장(CFO) 출신으로 현대차그룹 내의 대표적 재무 전문가로 통한다.1965년생인인데 현대차그룹 상장 계열사 내 대표이사 가운데 평균 연령에 해당한다.만약 연임에 실패할 경우 고문으로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그룹은 대표이사를 연임하지 않더라도 통상 전임자를 고문에 임명하며 예우하는 관행이 있다.배형근 대표의 전임 최병철 전 대표의 경우에도 2023년 사임한 이후 현재까지 현대차증권 고문을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현대차증권에서 실적이 높게 평가받을 경우 현대차증권에서 연임하지 않더라도 다른 계열사에서 현역 대표이사로 활동할 가능성도 있다.2017년 취임한 이용배 대표의 경우 2020년 임기가 만료된 후 다시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로템 대표이사로 취임해 현재까지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김주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