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BGF리테일 화물연대와 '대치'에서 '협상'으로, 민승배 CU 물류체계 관리 시험대
[오늘Who] BGF리테일 화물연대와 '대치'에서 '협상'으로, 민승배 CU 물류체계 관리 시험대
민승배 BGF리테일 대표이사가 파업으로 물류 차질을 야기하고 있는 화물연대와 대화에 나섰다.BGF리테일이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회사일뿐 물류를 직접 하지 않는 만큼 화물연대와 직접 교섭해야 할 의무가 없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법적 책임을 따지는 것보다 당장 물류 차질을 해결해 가맹점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판단한 셈이다.민 대표는 이번 사태로 장기적으로 CU 물류 체계 전반의 취약성도 점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22일 유통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BGF리테일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와 대치를 이어오던 기존 기조에서 한발 물러서 물류 자회사 BGF로지스를 앞세운 협상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화물연대와 BGF로지스는 이날 오전 고용노동부 진주지청에서 교섭 상견례를 진행했다. 같은날 오후에는 대전에서 실무교섭을 이어갔다.BGF리테일은 화물연대 조합원 사망 사고에 애도와 수습 협조 뜻을 밝혀왔지만 직접 교섭 의무는 없다는 입장은 고수해왔다.하지만 BGF로지스가 교섭에 나서면서 결과적으로 한발 물러선 모양새가 됐다.물류 차질에 따른 가맹점 피해를 줄이기 위한 현실적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앞서 화물연대는 파업 이후 일부 지역 물류센터를 막아섰고 그 여파로 화성·안성·나주·진주 물류센터 상품 수급에 일부 차질이 생겼다.17일에는 김밥과 도시락 등 간편식을 생산하는 충북 진천 BGF공장이 막히며 매대를 채우지 못해 피해를 보는 점주들이 늘었다. 약 3천여 개 점포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BGF리테일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계속 바뀌고 있어 피해액 추산을 못하고 있다'며 'BGF로지스에서도 대체 물류를 처리하기 급하기 때문에 피해액 추산보다는 문제 해결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편의점은 하루에도 여러 차례 정해진 시간에 점포로 상품을 공급해야 하는 업종이다. 도시락과 김밥, 샌드위치 등 신선식품은 배송 차질이 곧바로 판매 손실과 폐기 부담으로 이어진다. 음료와 라면, 과자 등 상온 상품도 제때 공급되지 않을 경우 점포 운영에 바로 차질이 생긴다. 물류 안정성이 흔들리면 그 부담은 결국 점주와 본사 모두에 돌아갈 수밖에 없다.BGF리테일의 물류·배송은 BGF로지스가 맡고 다시 지역별 협력 운송사에 위탁하는 다단계 구조다. 자기 차량을 보유한 화물기사들은 협력 운송사와 계약을 맺고 일한다.CU 점포로 이어지는 물류망 전반이 계열 구조 아래 연결돼 있는 만큼 본사의 관리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한 CU 점주는 '물류가 자회사와 협력업체를 거친다고 해도 점포에 들어오는 상품은 결국 CU 본사 체계 안에서 움직이는 것'이라며 '점포 입장에서는 본사가 물류 차질을 얼마나 빨리 통제하고 정상화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21일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CU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BGF로지스가 교섭에 나선 결과로 파업이 멈추더라도 BGF리테일의 고민을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화물연대는 운송단가 인상 및 휴게 시간 보장 등 근로조건 개선을 핵심 요구 사항으로 내걸었다.교섭 결과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BGF로지스가 화물연대의 요구 사항을 받아줄 경우 물류비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문제는 편의점 업계의 낮은 영업이익률 구조상 물류비 인상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이를 가맹점주나 소비자에게 전가하기도 쉽지 않다.BGF리테일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8%다. GS리테일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4%로 업계에 비해 높은 편이지만 2%대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민 대표로서는 단기적으로는 물류 차질을 최소화하고 장기적으로는 CU 물류 체계의 지속가능성을 다시 점검해야 하는 과제를 함께 안게 됐다고 볼 수 있다.이번 사태를 계기로 기존 다단계 물류 구조의 취약성이 다시 드러난 만큼 본사 차원의 관리 기준을 더 촘촘하게 세워야 한다는 시선이 나온다. 물류 자회사와 협력 운송사, 개별 기사로 이어지는 구조 아래에서는 갈등이 한 번 불거질 때마다 점포 현장으로 충격이 빠르게 전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편의점 사업은 물류망 안정성이 곧 본업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점포 수가 많을수록 한 지역의 차질이 다른 권역 대응 부담으로 번질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민 대표가 이번 일을 계기로 물류 운영 체계 전반을 손볼 필요가 있다는 말도 나온다. 배송 차질이 발생했을 때 대체 물량을 어떻게 배분할지, 특정 거점이 막혔을 때 인근 센터가 어느 수준까지 대응할 수 있을지, 점포와 점주에 대한 안내 체계를 얼마나 신속하게 가동할지 등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한 CU 점주는 '도시락이나 김밥 같은 신선식품은 배송 시간이 조금만 어긋나도 폐기와 매출 손실로 바로 이어진다'며 '법리 다툼이야 본사와 노조가 할 일이지만 점포 입장에서는 물류가 안정적으로 돌아가는지를 가장 민감하게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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