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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 “페이스북 개인정보 유출은 낙관적으로 창업한 내 잘못”
임주연 기자 june@businesspost.co.kr | 입력 : 2018-04-11 16:03:16
▲ 세계시민단체 아바즈가 10일 청문회가 진행되는 미국 워싱턴DC 의회 앞 잔디밭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를 비판하는 입간판들을 세웠다. 입간판 속 저커버그는 '페이크북을 고쳐라(Fix Fakebook)'는 글귀가 들어간 티셔츠를 입고 있다. <뉴시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페이스북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사과했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10일 미국 상원 법사위원회와 상무위원회의 합동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고를 놓고 “명백한 페이스북의 실수를 사과한다”고 말했다. 

저커버그 CEO는 “페이스북을 이상적이고 낙관적 생각으로 창업했다”며 “이용자 프라이버시를 충분하게 보호하지 못했던 것은 모두 내 잘못”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구를 만드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으며 도구가 좋은 방향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확신도 동시에 만들어야 한다”며 “이것은 우리가 생태계(페이스북)를 감시하기 위해 좀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원들의 지적에는 반대 뜻을 명확히 했다.

의원들이 페이스북은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데 실패했다며 규제를 강화할 필요성을 제기하자 그는 “우리는 그런 규제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올바른 규제체계인가 하는 점을 묻고 싶다”며 “정부는 기업들이 혁신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저커버그 CEO는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해서는 “러시아에는 우리 시스템을 악용하려는 자들이 있는데 (페이스북을 통한 러시아의 허위정보 유포에 맞서는 것은) 일종의 군비 경쟁”이라며 “그들은 시스템을 악용하기 위한 능력을 개발하고 있어 우리는 이에 맞서 투자를 더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커버그 CEO는 짙은 남색 양복에 푸른색 넥타이를 매고 청문회에 참석했다. 기존에 자주 입었던 회색 반팔옷이 아닌 정장을 입어 언론으로부터 '의회의 규칙을 따르며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CNN은 “저커버그 CEO는 다소 머뭇거리기도 했지만 의원들의 질문에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며 “디지털 문맹 상원의원들이 저커버그를 살렸다”고 보도했다. 페이스북의 수익구조와 서비스를 알지 못하는 의원들이 핵심을 찌르는 질문을 던지지 못해 크게 덕을 봤다는 것이다. 

저커버그 CEO는 페이스북 이용자 8700만 명의 정보가 데이터 회사 케임브리지애널리티카(CA)를 통해 유출된 사건과 관련해 의회에 소환됐다. 

알렉산드르 코건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심리테스트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수집한 페이스북 이용자 정보를 케임브리지애널리티카에 넘긴 것으로 최근 드러났다. 케임브리지애널리티카는 2016년 대선 시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 대선캠프에 이 정보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세계시민단체 '아바즈'는 청문회가 열리고 있는 워싱턴DC 의회 앞 잔디밭에 저커버그를 본뜬 종이모형 100개를 설치해 "수백만 개의 페이스북계정이 가짜뉴스를 확산하고 있다"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페이스북 주가는 10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직전거래일과 비교해 7.11달러(4.50%) 상승한 165.04달러로 마감했다. 최근 2년 동안 가장 높은 하루 상승폭을 보였다. 

저커버그 CEO는 11일 하원 에너지 상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정보유출 의혹을 두고 한 번 더 증언하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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