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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가 지지율 하락에도 일본 총선에서 압승한 이유
야당 지리멸렬, 총선준비 거의 못해...아베, 도쿄올림픽까지 장기집권 초석 놓아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 입력 : 2014-12-15 12:49:56
   
▲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4일 총선에서 승리한 뒤 만면에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신화/뉴시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장기집권의 발판을 다졌다. 자민당의 연립여당이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다.

지지율 하락 때문에 중의원 해산 뒤 조기총선이라는 강수를 둔 아베 총리의 전략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 자민당은 14일 치러진 중의원 선거에서 475석 가운데 290석을 차지해 과반수를 훌쩍 넘겼다. 이전 295석보다 5석 줄었지만 중의원의 모든 상임위원회에서 과반수를 확보하고 위원장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게 됐다.

자민당은 함께 연립여당을 구성하고 있는 공명당의 35석을 포함하면 모두 325석을 확보해 전체 3분의2 의석을 지켰다. 연립여당의 이전 의석은 326석으로 선거 전후에 큰 차이가 없다.

참의원에서 부결된 법을 중의원에서 의결시킬 수 있는 3분의2 의석은 정국 장악의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아베 총리가 3분의 2 의석을 확보하면서 장기집권의 초석을 놓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베 총리는 승리가 확정된 뒤 “국민들이 2년 동안의 아베정권을 신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를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면서도 “안정보장법제를 확실히 정비할 것”이라고 말해 집단자위권 관련 법 개정을 예고했다.

중의원은 오는 24일 아베 총리를 다시 총리로 지명한다. 아베 총리는 내년 9월 치러질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도 이변이 없는 한 다시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 그뒤 2016년 참의원 선거와 중의원 선거까지 승리하면 총재임기 연장을 시도할 가능성도 높다.

정계 관계자들은 아베 총리가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집권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중의원을 해산할 때만 해도 위기에 몰렸다. 대표 정책인 아베노믹스가 언론에 의해 실패로 규정되고 소비세 인상 반대의견이 불거지는 등 지지율이 떨어졌다. 여기에 9월 개각에서 정치자금 문제가 불거져 나와 각료들이 동반사임하며 아베 총리의 입지는 더 좁아졌다.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11월 43.6%까지 떨어지며 집권 이후 처음으로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견의 44.1%보다 적었다. 그러자 아베 총리는 내년 봄으로 예정된 소비세 인상을 연기하면서 중의원을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했다.

정치에 대한 불신으로 이번 선거 투표율은 52% 수준으로 전후 최저를 기록했다. 하지만 선거 준비가 부족해 후보를 내지 못한 보수우익 정당의 표가 자민당으로 결집하며 호재로 작용했다. 대표적 우익정당인 차세대당은 종전 19석에서 2석으로 의석이 크게 줄었다.

이번 선거에서 정치자금 문제로 물러난 오부치 유코 전 경제산업상, 마쓰시마 미도리 전 법무상 등도 당선됐다. 자민당에 대항마가 그만큼 없다는 방증이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의석을 얻어 사실상 양당체제가 무너졌다. 이다 마사미치 메이지대 교수는 “국민들이 민주당보다 자민당이 낫다고 선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베 총리가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엔저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15일 보고서를 통해 “일본이 우경화할 것이라는 우려에도 아베노믹스 경제정책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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