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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과 패션업계는 왜 호텔신라 출신 경영자를 선호할까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 입력 : 2017-12-04 16:25:35
국내 호텔업계와 패션업계에서 호텔신라 출신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4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9월 새롭게 개관한 르메르디앙서울호텔 사장으로 호텔신라 출신의 최태영 사장이 최근 선임됐다.
 
▲ 이길한(왼쪽) 신세계인터내셔날 부사장과 최태영 르메르디앙서울호텔 사장. 

최태영 사장은 1987년 호텔신라에 입사해 2014년까지 호텔신라에 몸담으며 제주호텔과 서울호텔의 총지배인을 지냈다.

최 사장은 2005년 4월부터 2006년 2월까지 경쟁사인 호텔롯데에 몸담기도 한 색다른 경력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그 뒤 다시 호텔신라로 복귀해 제주호텔의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2010년 말 서울호텔의 총지배인(상무)으로 승진했다.

과감한 경영스타일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경영철학과 맞아떨어져 두터운 신임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2월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호텔롯데 대표이사에 오른 김정환 대표 역시 호텔신라 출신이다.

김 대표는 1983년 호텔신라에 입사해 영업기획팀장, 레포츠담당·식음담당·영업부문 상무 등을 거쳐 서울호텔 총지배인까지 올랐다. 그 뒤 호텔신라 생활레저사업부를 거쳐 2012년 호텔롯데로 자리를 옮겼다.

신세계그룹에서도 최근 들어 호텔신라 출신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최근 신세계조선호텔 대표에서 물러난 성영목 전 대표도 호텔신라 출신이다. 성 전 대표는 1979년 신세계백화점에 입사해 1985년에 삼성비서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 뒤 삼성물산을 거쳐 2002년 호텔신라로 자리를 옮겼고 호텔신라 대표이사까지 지냈다.

성 전 대표는 2013년 이부진 사장이 경영전면에 나서자 신세계조선호텔 대표이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5년 신세계그룹이 시내면세점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만든 신세계DF 초대 대표이사에 오르는 등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신뢰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최근 HDC신라면세점에서 대표이사를 지난 이길한 전 대표를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이길한 부사장은 1일부터 신세계인터내셔날로 출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사장은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글로벌패션2본부장을 맡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 판매본부는 크게 글로벌패션1본부와 글로벌패션2본부로 나뉘어 있는데 이 가운데 하나를 맡은 것이다. 현재
글로벌패션1본부장은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의 남편인 문성욱 부사장이 맡고 있다.

이길한 부사장은 5월 말 HDC신라면세점에서 퇴사했다. 이전까지 호텔신라에서 면세유통사업부 마케팅본부장 등을 지내다가 2015년 말 HDC신라면세점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지난해 말부터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를 지내고 있는 차정호 대표 역시 호텔신라 출신이다. 차정호 대표는 2015년까지 호텔신라 부사장을 지내며 면세유통사업을 총괄해왔다.

국내 호텔업계에서 호텔신라 출신들이 두각을 드러내는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과거에도 국내 내로라하는 특급호텔에 호텔신라 출신들이 요직을 맡은 경우가 많았다.

호텔리츠칼튼서울에서 대표이사와 부회장을 지낸 맹무섭 전 부회장 역시 호텔신라에서 서울호텔과 제주호텔 총지배인을 거쳐 부사장까지 지냈다. 호텔리츠칼튼서울의 소유주였던 전원산업은 2006년 호텔 경영이 악화되자 맹 전 부회장을 영입했다.

현재 노보텔앰배서더서울강남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광욱 대표 역시 호텔신라 출신이다. 김 대표는 호텔신라에서 23년을 보내고 웨스틴조선호텔, 서울프라자호텔 등을 거쳐 노보텔앰배서더서울강남으로 자리를 옮겼다.

호텔업계에서 호텔신라 출신을 선호하는 이유로 삼성그룹의 체계적 교육시스템이 꼽힌다.

호텔신라가 국내 호텔사업과 면세사업에서 호텔롯데와 함께 가장 긴 역사를 가진 만큼 호텔신라에 몸담으면서 기획과 마케팅 등 다양한 부문에서 경험을 갖춘 인력을 영입하면 적재적소에 투입하기 쉽다는 의견도 있다.

인재는 많은 반면 자리는 제한돼 있어 인사적체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호텔신라 출신들이 모여 호텔과 리조트 위탁운영 및 컨설팅회사를 차리기도 했다. HTC는 신라호텔 출신의 김곤중 사장이 1997년 창업한 회사다. 당시 호텔신라 출신 10여 명을 포함해 모두 20여 명이 뭉쳐 만들었다.

HTC는 올해만 해도 삼성전자 영덕연수원 위탁운영 계약, 평창동계올림픽 강릉미디어촌 종합운영위탁용역 계약, 평창동계올림픽 평창미디어레지던스 종합운영위탁용역 계약을 따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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