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롯데제과와 오리온의 희비가 해외시장에서 갈렸다.
롯제제과의 실적개선은 해외실적에서 비롯됐다. 특히 지난해 11월 롯데제과가 지분 76.2%를 사들이며 인수한 카자흐스탄 초콜릿업체 ‘라하트’가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라하트는 올 상반기 955억 원의 매출을 내 롯데제과 전체 매출의 9%를 차지했다. 총 해외법인 매출 1939억 원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롯데제과는 점차 해외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롯데제과의 상반기 해외매출 비중은 지난해 14.7% 에서 7.4%포인트나 상승한 22.1%로 나타났다. 롯데제과는 그동안 해외시장에서 단기성과를 거두기 쉬운 현지기업 인수합병 전략을 선택했다. 롯데제과의 지난해 연간 해외매출은 3500억 원 수준까지 올라왔다. 반면 오리온의 실적은 상반기에 뒷걸음질쳤다. 오리온의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0.4% 감소한 1조2187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0.7% 줄어든 1402억 원을 냈다. 오리온은 환율하락으로 해외계열사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모두 악화됐다. 오리온의 가장 큰 수익원 가운데 하나였던 러시아법인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8.5% 줄었고 베트남법인의 영업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대비해 41.7% 감소했다. 러시아법인 실적이 악화되자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최측근 인사 가운데 한 명으로 알려진 김상우 러시아법인장도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우 러시아법인장은 2010년 러시아법인장으로 부임한 뒤 4년 동안 러시아시장을 개척한 일등공신으로 꼽혔다. 상반기 중국 제과시장이 다소 침체된 것도 매출부진에 한몫했다. 중국 매출을 이끌던 초코파이의 판매량이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 매출이 7.3%증가했지만 이는 시장 기대치 14%의 절반에 불과한 수치”라며 “당분간 예전과 같은 수익성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올 상반기 오리온 전체 매출 중 해외매출 비중은 54.7%로 이미 국내 매출을 넘어섰다. 오리온은 1997년 중국 북경에 첫 생산시설을 설립하며 해외에 진출했다. 그 뒤 상해, 광주, 심양에 연달아 현지 생산시설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담철곤 회장은 극소수의 관리자를 제외한 생산직과 영업직 직원의 99%를 현지인들로 채용하는 등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펼쳤다. 오리온은 지난해 해외에서만 1조3천억 원이 넘는 매출을 거뒀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