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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준, '한 지붕 두 가족' 컴투스와 게임빌의 통합 서두를까
두 회사의 해외조직 통합 추진...사업부진으로 국내조직 통합운영 서두를 가능성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 입력 : 2017-07-16 02:04:28

   
▲ 송병준 컴투스·게임빌 대표.

송병준 대표가 형제회사 게임빌과 컴투스의 통합경영에 속도를 낼까?

‘한 지붕 두 가족’ 운영체제는 모바일게임시장 초기에 컴투스와 게임빌의 성공비결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위험을 2배로 키우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송 대표가 최근 해외조직을 통합해 시너지효과를 추진하고 있는데 국내조직도 통합경영에 나설지 주목된다.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컴투스는 모바일게임 ‘서머너즈워’의 장기흥행을 토대로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해 왔지만 게임 하나에 매출의 80%가량을 의존하고 있는 점이 위험요인으로 계속 꼽힌다.

컴투스는 1분기에 영업이익 50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2% 줄었는데 서머너즈워 업데이트가 3월에 진행된 점이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은 “컴투스가 서머너즈워의 수명을 늘리는 데 성공했지만 여전히 차기 성장동력 확보에 관련된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임빌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게임빌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 영업손실을 봤고 2분기에도 영업적자가 지속됐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게임빌은 전체매출의 80%를 게임유통(퍼블리싱)에서 거둬 신작을 낼 때마다 마케팅비용 부담이 커진다. 최근 유통작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실적악화로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송 대표는 서머너즈워의 e스포츠화와 같은 지식재산권을 이용한 게임개발 등에 힘쓰는 한편 두 회사의 해외조직 통합도 추진했다.

게임빌과 컴투스는 최근 유럽과 동남아시아 통합법인을 출범했다. 게임빌의 유럽과 동남아시아법인에 컴투스가 지분을 투자해 조인트벤처 형태의 법인을 만드는 방식이다.

게임빌 관계자는 “유럽과 동남아시아에 컴투스 지사를 새로 설립하는 것보다 게임빌의 기존 법인에 참여하는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해 통합법인 출범을 선택했다”며 “다른 국가의 경우 현지시장의 상황에 따라 결정할 수 있지만 아직 확정된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게임빌과 컴투스는 모바일게임플랫폼을 통합한 ‘하이브’를 함께 이용해 왔지만 실제 통합조직을 구성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송 대표가 게임빌과 컴투스의 성장동력 고심 속에서 국내조직도 합병 등 통합에 나설지 업계는 주목한다.

   
▲ 컴투스의 모바일게임 '서머너즈워'.
게임개발사의 한 관계자는 “게임빌과 컴투스가 단시간 내에 통합되진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며 “게임의 개발과 유통에서 비용과 인력중복을 줄이고 서머너즈워 이후 어지러워진 게임 포트폴리오를 정비하는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2013년 게임빌 대표로서 컴투스 인수를 결정한 뒤 합병 대신 독립적인 운영을 선택했다. 게임빌과 컴투스가 모바일게임시장을 선도하는 상황에서 게임개발 위주인 컴투스와 유통에 강한 게임빌의 장점을 모두 살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게임즈 등 대형 게임회사들이 모바일게임시장에 대거 진입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 지붕 두 가족' 체제의 강점도 점차 힘을 잃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컴투스가 개발하는 게임이나 게임빌이 유통하는 게임이 서머너즈워의 성공 이후 자가복제에 가까워졌던 점이 추가 흥행작의 부재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한 지붕 두 가족 체제가 ‘원게임 리스크’를 두 배로 늘린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게임빌이 컴투스의 모회사이지만 사실상 형제기업처럼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점이 최근의 모바일게임시장 흐름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형 게임회사들은 게임개발 전문자회사를 다수 거느리고 모바일게임 신작을 빠르게 출시하는 쪽으로 시장의 방향성을 바꿨다. 예컨대 넷마블게임즈의 자회사 수는 43개에 이른다.

게임빌 관계자는 “컴투스와 게임빌의 합병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서로 다른 기업문화를 존중하면서 채용과 해외사업 등에서 시너지를 내는 취지가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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