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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알파고와 커제 바둑대결로 중국 재진출 모색
바둑대결은 진출 위한 '사전마케팅' 성격 짙어...중국 진출 분위기 무르익어
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 | 입력 : 2017-05-23 17:20:28

구글은 왜 알파고와 커제 9단의 바둑대결을 추진했을까?

알파고는 지난해 이세돌 9단을 이긴 이후 더욱 발전하면서 세계 바둑고수들을 연전연파했기에 알파고의 승리는 확정적이었다.

구글이 커제 9단과 대결을 통해 중국에 재진출하기 위한 포석을 놓은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 선다 피차이 구글 CEO.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23일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 행사에 직접 참석해 “인공지능 분야의 중대한 시점을 직접 목격하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이세돌 9단과 1년 전 대국처럼 이번에도 경기결과와 관계없이 인류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파고는 이날 커제 9단을 상대로 289수만에 1집반 차이로 승리했다. 알파고는 지난해 이세돌9단에게 승리한 이후 더욱 발전했고 인간이 둘 수 있는 바둑의 한계를 넘어섰다.

알파고는 지난해 연말 ‘마스터’라는 아이디로 온라인 대국사이트에 등장했고 전 세계 바둑기사들과 치러진 총 60번의 대국에서 60전 전승했다. 커제 9단 역시 3번의 대국에 나서 전패했고 커제 9단은 패배의 충격으로 입원도 했다고 알려졌다.

구글이 알파고 승리가 확정적인 커제 9단과 대결을 추진한 것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중국 재진출을 앞둔 ‘사전마케팅’이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구글은 2005년 중국시장에 진출했지만 검열문제를 놓고 중국 정부와 갈등을 빚다 2010년 철수했다. 중국에서는 현재 지메일과 유튜브 등의 접속이 차단돼 있다.

알파고와 커제 9단의 이날 대결도 중국당국의 중계불허 결정으로 중국인들은 보지 못했다.

구글은 중국정부에 비판적인 세르게이 브린 공동창업자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2015년 선다 피차이 CEO가 임명된 이후 중국 재진출을 적극 검토하기 시작했다.

선다 피차이 CEO는 “중국시장 서비스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우리는 중국에서 중국 이용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구글이 중국 재진출을 시도하는 것은 막대한 규모의 중국시장 때문이다. 중국은 7억2100만 명이 넘는 인터넷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구글의 중국시장 재진출 가능성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는데 최근 더욱 가시화하고 있다.

구글은 올해 들어 중국에 재진출하기 위해 베이징 고위 관계자들과 접촉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뉴스 등 민감한 사안을 제외하고 학술검색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구글의 중국재진출 허용을 검토하고 있다.

구글이 중국에 다시 진출하더라도 이제 자리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구글이 중국에서 철수한 이후 중국의 검색시장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시장은 중국기업들이 장악햇다.

검색시장은 바이두가 압도적인 위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시장도 화웨이, 샤오미 등의 제조업체가 자체 생태계를 구축했다.

중국정부의 엄격한 검열도 구글로서는 부담이다.

중국정부는 인터넷으로 사회적 불만들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2009년부터 8억 달러를 투입해 특정사이트 차단 시스템인 ‘황금방패’을 가동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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