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과 부인 이순자씨가 나란히 회고록을 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3일 모두 3권의 ‘전두환 회고록’을 출간했다. 부인 이순자씨가 3월24일 자서전 ‘당신은 외롭지 않다’를 출간한지 10일 만이다. 두 책 모두 자작나무숲에서 출간했다. 자작나무숲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씨 소유의 출판사다. 전 전 대통령은 회고록 3권(부제 ‘황야에 서서’)에서 박 전 대통령이 2002년 한나라당을 탈당해 한국미래연합을 창당하고 대선도전의 뜻을 나타내며 지원을 부탁해왔으나 “뜻을 접으라”고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박근혜가 지닌 여건과 능력으로는 무리한 욕심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그가 대통령이 되는 데는 성공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대통령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는 어렵다고 봤고 실패했을 경우 아버지를 욕보이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전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최순실씨의 아버지인 최태민씨와 관련된 이야기도 털어놨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 근혜양과 함께 구국봉사단, 새마음봉사단 등을 주도해왔던 최태민씨를 10·26 이후 상당 시간 전방의 군부대에 격리시켜 놓았다”고 말했다. 10·26은 1979년 10월26일 당시 중앙정보부장이었던 김재규씨가 박정희 대통령을 살해한 사건이다. 격리조치를 취한 이유를 놓고는 “근혜양을 등에 업고 많은 물의를 빚었고 그로 인해 생전의 박정희 대통령을 괴롭혀 온 사실은 이미 관계기관에서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다”며 “더 이상 박정희 대통령 유족의 주변을 맴돌며 비행을 저지르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격리했다”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은 “(격리 조치를 취한 뒤) 최태민씨의 작용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국봉사단 등의 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해왔으나 시대 상황에 비춰볼 때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최태민씨를 법적으로 처벌하지 않은 이유를 두고는 “최씨 행적을 캐다 보면 박정희 대통령과 그 유족의 명예에 큰 손상을 입히게 될 것이 우려됐다”고 설명했다. 이순자씨는 박 전 대통령이 2013년 ‘전두환 추징법’을 추진한 점을 놓고 자서전에서 “어떻게 박정희의 딸이 우리한테 이럴 수 있나”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전두환 추징법은 불법재산인 줄 알면서도 가족 등 제3자가 이를 취득한 경우 추징·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씨는 출간 기념 인터뷰에서 “우리가 존경하고 모셨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따님이 그렇게 했다는 것에 너무 충격을 받았다”며 “나는 진짜 죽으려고 했고 ‘이렇게 몰면 죽을 수밖에 없다’ 그런 보복심리도 있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