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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재무안정 중시, 선이 굵고 활동적 [2016년]
백설희 임주연 기자 ssul20@businesspost.co.kr | 입력 : 2016-12-30 09:04:11

   
▲ 정교선 현대백화점 부회장.
◆ 생애

정교선은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이다. 형인 정지선 회장과 함께 현대백화점그룹 3세경영시대를 열면서 현대홈쇼핑을 업계 선두주자로 이끌고 있다.

1974년 10월31일 서울에서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경복고와 한국외국어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아델파이대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수료했다.

현대백화점에 입사하면서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현대백화점에서 고속승진을 하면서 경영권 승계를 준비했다.

정몽근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 물러나자 형인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함께 경영권을 승계하며 범현대가에서 3세경영시대를 열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정지선 회장이 현대백화점을, 정교선이 현대홈쇼핑 등 비유통부문을 맡는 형제경영을 하고 있다.

◆ 가족관계

조부는 현대그룹 창업주인 정주영 명예회장이다. 부친은 정주영 명예회장의 3남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이다. 형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다.

정몽근 명예회장은 2011년 정주영 회장이 별세하면서 현대그룹에서 분리된 현대백화점그룹을 승계했다.

정몽근 명예회장은 현대그룹 회장 비서실에 근무하던 우호식 현대그룹 전 고문의 딸 우경숙씨와 결혼해 슬하에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두 아들을 뒀다.

정교선은 자동차부품업체 대원강업 허재철 회장의 장녀 허승원씨와 2004년 12월 27일 결혼했다. 허승원씨는 이화여대를 나와 미국 콜롬비아대 치대를 졸업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정몽일 전 현대기업금융 회장 등이 삼촌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 정문선 현대비앤지스틸 부사장, 정대선 현대비에스앤씨 사장,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 정지이 현대유앤아이 전무 등이 사촌이다.

◆ 학력

1993년 경복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997년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무역학 학사학위를 받았다.

뉴욕 아델파이대에서 MBA과정을 수료했다. 

◆ 경력

2004년 현대백화점에 경영관리팀 부장으로 입사했다.

2005년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 기획담당 이사로 승진하며 임원이 됐다.

2006년에 상무, 2007년 전무, 2008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09년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사장 겸 그룹전략총괄본부장으로 임명되며 경영일선에 나섰다.

2012년 현대백화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 사건/사고

정교선의 부친인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정지선, 정교선 형제에게 자신의 지분을 여러 차례에 걸쳐 증여하며 경영승계를 빠르게 진행했다.

정몽근 명예회장의 지분양도는 현대백화점의 유통사업은 정지선 회장에게, 현대홈쇼핑과 급식사업 등 비유통사업은 정교선에게 정리되는 방향으로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정지선, 정교선 형제가 낼 증여세를 마련하기 위해 형제와 계열사들끼리 지분교환과 매매가 수차례 이뤄졌으며 이를 두고 경영권 승계를 위해 계열사들이 지분매입에 동원됐다는 논란을 낳았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 측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매매가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이 과정에서 국세청 조사2과는 2006년 5월 말 현대쇼핑 세무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현대백화점은 2006년 6월7일 계열사 HDSI를 청산하고 100억 원의 청산 자금을 신설되는 현대백화점 복지재단에 기부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 세무조사 무마용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다.

HDSI는 정지선 회장이 70%, 현대쇼핑이 3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로 현대백화점그룹의 주요 계열사와 내부거래를 통해 급성장했다.

2006년 6월8일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는 “회사기회 편취의 문제를 인정하고 시정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부당이득은 재단에 출연할 것이 아니라 계열사에 반환되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당시 HDSI 청산이 정지선 회장이 보유하던 비유통계열사 지분을 정교선에게 이동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HDSI가 청산되면서 보유하고 있던 현대H&S(현대그린푸드의 전신) 주식은 고스란히 정교선에게 매각됐다. 정교선의 현대H&S 지분은 10%에서 11.43%로 늘어났고 HDSI의 직원과 영업권도 모두 현대H&S에 양도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국세청 조사에서 아무 문제가 없었다”며 “자발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억지로 지분과 일감을 몰아주기 위해 청산한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07년부터 정교선의 사돈 기업인 대원강업이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자 백기사를 자처했다.

홍민철 고려용접봉 대표와 고려용접봉은 2007년 4월 대원강업 지분 8.20% 보유 사실을 처음 밝히고 주식을 계속 사들이며 2009년까지 지분을 23.8%까지 높였다. 대원강업의 오너일가인 허재철 회장과 허승호 부회장도 이에 맞서 지분매입으로 대응하면서 지분을 35.2%로 끌어올렸다. 현대백화점그룹도 2009년 12월 계열사인 현대홈쇼핑을 통해 대원강업 지분 7.67%를 93억 원에 취득했다.

양측의 격차가 존재했기에 대원강업 경영권 분쟁은 2009년 끝나는 듯 했다. 그러나 홍 대표와 고려용접봉은 3년6개월 만인 2012년 지분매입을 다시 시작했다. 당시 대원강업 측은 현금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때도 백기사로 나섰다. 대원강업 주식을 추가로 80억 원어치 매수했고 지분도 7.67%에서 13.38%로 늘렸다. 현대홈쇼핑 계열사인 현대쇼핑과 금강에이앤디도 각각 80억 원과 250억 원을 들여 각각 지분을 1.59%, 5.54%까지 늘렸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지분매입을 두고 장인과 사위라는 사적 관계를 이유로 회사공금을 들여 주식을 샀다는 비판이 나왔다. 한상린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업종이 전혀 다르고 사업다각화 목적이라고 볼 수 없는 만큼 합리적인 투자라고 보기 어렵다”며 “이는 현대홈쇼핑의 주주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2012년 재벌들의 골목상권 침해논란이 사회문제로 부각되자 현대백화점그룹도 도마에 올랐다.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이 발표한 ‘유통서비스 적합업종 추진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당시 총 35개 계열사 가운데 10개사가 생계형 서비스업종에 진출해 있었다.

특히 현대그린푸드가 운영하는 빵집 ‘베즐리’가 타깃이 됐다. 정교선은 당시 현대그린푸드의 지분 16.57%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였고 정지선 회장은 13.74%를 소유한 2대주주였다.

당시 제빵사업을 벌이던 대기업은 대부분 빵사업에서 철수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와 언론의 압박이 계속되자 결국 베즐리를 팔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매각대상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이후 사업철수 선언은 흐지부지됐다.

2013년 12월 정몽근 명예회장이 현대그린푸드 주식 60만주(0.62%)를 매각하면서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논란이 일어났다. 2014년 2월부터 이른바 ‘재벌가 일감몰아주기 규제법’이 시행되기로 예고돼 있었기 때문이다.

일감몰아주기 규제법은 총수 및 친족이 발행주식 총수의 30%이상을 보유한 법인과 거래할 경우 증여세를 부과하는 법이다.

현대그린푸드는 당시 정교선이 15.28%, 정지선 회장이 12.67%, 정몽근 명예회장이 2.59%를 보유해 총합이 30.5%였으나 정 명예회장이 지분을 일부 매각하면서 지분이 29.92%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그룹측은 "정 명예회장의 지분매각은 개인적인 자금필요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2016년 8월 벌어진 동양매직 인수전은 정교선을 비롯해 SK네트웍스와 CJ의 오너가 리더들이 참여한 경쟁이었다. 정교선은 이번 인수를 통해 렌탈시장의 절대강자를 꿈꿨고 그에 따른 경영권 확대를 기대했다. 하지만 SK네트웍스가 동양매직의 인수자로 낙점됐다.

정교선은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원을 받으려다가 후반에 받지 않고 단독으로 입찰에 뛰어들었다. 이번 건은 ‘형만한 아우없다’는 속설을 깰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여겨졌는데 고배를 마신 것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당분간 정교선의 경영독립이 어려워졌다고 바라보기도 했다.

2015년 정교선과 정지선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뜻에 따라 ‘청년희망펀드’에 24억 원을 기부했다. 이 펀드는 말만 펀드이지 수익을 불려 되돌려주지 않아 기부로 여겨진다. ‘미르재단’의 강제출연 사건과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 상훈

2012년 2월 한국외국어대총동문회로부터 공로상을 받았다.

◆ 어록

“당분간 면세점 안 합니다” (2015/08/19,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빈소에서 기자들이 면세점 사업허가 시도를 계속할 생각 있느냐고 질문하자)

◆ 평가

2008년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사장에 오르면서 형인 정지선 회장과 함께 현대백화점그룹의 3세경영시대를 시작했다.

현대홈쇼핑 실적은 정교선이 대표로 취임하고 수직상승했다. 현대홈쇼핑은 2009년 매출 5157억 원, 영업이익 1200억 원을 냈다. 이는 2008년보다 매출은 25%, 영업이익은 40% 늘어났다.

현대홈쇼핑의 실적은 2010년 매출 5765억 원, 영업이익 1334억 원으로 늘었고 2011년에는 매출 7114억원, 영업이익 1523억 원으로 또 증가했다. 민형동 현대홈쇼핑 대표는 “정교선 사장과 호흡 잘 맞는다”고 말했다. 현대홈쇼핑은 2010년 9월 코스피에 상장했다.

정교선은 2012년 부회장에 오르고 나서 정지선 회장과 함께 현대백화점그룹을 본격적으로 공동경영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실적성장을 이루자 형제가 역할을 성공적으로 분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 정교선이 현대백화점의 비유통사업 계열사들을 현대백화점그룹에서 분리해 독립할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됐다.

그러나 형제간 지분차이가 크지 않고 현대백화점그룹은 순환출자로 여러 계열사가 연결되어 있어 경영분리가 쉽지 않기도 하다.

경청호 현대백화점그룹 상임고문은 2009년 “형제간에 사업 시너지를 위해 공동경영을 하기로 굳게 약속했다”며 그룹의 분할 가능성을 일축했다.

현대백화점그룹에서 현대그린푸드가 지주회사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예상도 나온다. 현대그린푸드는 현재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이 각각 지분 12.67%, 15.28%을 보유하고 있다. 정교선은 현대그린푸드 지분율이 형보다 높다. 정교선은 현대홈쇼핑(9.51%) 주식도 지녔다. 주요 계열사 지분을 형제가 나눠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 계열분리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2015년 9월 현대그린푸드가 중장비업체 에버다임을 인수하면서 현대백화점그룹에서 현대그린푸드가 지주회사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015년에 현대홈쇼핑은 만년 4위에 머물렀던 업계 순위(취급고 기준)를 2위까지 끌어올렸다. 현대홈쇼핑의 성장세의 주요 이유로는 그룹 계열사들과의 시너지가 꼽힌다. 전체 매출의 30~40%를 차지하는 패션부문의 매출이 계속 올라 앞으로 업계 1위를 넘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홈쇼핑 매출을 견인한 한섬은 2012년 현대백화점이 인수한 패션회사다. 정지선 회장은 패션부문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6월에 한섬의 최대주주는 지분 34.64%(853만2763주)을 보유한 현대홈쇼핑이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SK네트웍스의 패션부문도 인수했는데 현대홈쇼핑의 현금성자산을 활용하고 있다.

정교선은 평소 소탈한 모습으로 직원들과 소통을 많이 하는 스타일로 알려졌다. 젊은 직원들과 격의없는 토론을 즐기는 신세대 경영자로 평가받는다.

정지선 회장과 함께 ‘주니어보드’를 운영하고 있다. 주니어보드는 한 달에 한 번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이 40여 명의 직원과 식사를 같이하며 건의사항과 애로사항을 중심으로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선이 굵고 상당히 활동적인 성격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회사에서 구성원들 간에 이견이 생기면 중재역할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9월12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CEO(오너 포함)의 상반기 경영성적을 점수로 환산한 결과 국내 주요 유통업체 기업군에서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이 100점 만점에 67.5점을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정교선은 60.5점으로 그 뒤를 따랐다.

정교선을 비롯해 현대백화점그룹 오너3세들의 활약에는 현대가의 가풍이 바탕이 됐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오너3세들의 경영방식은 '선안정, 후성장' 철학을 바탕으로 '재무안전성'을 튼실하게 다지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기타

한때 미술대 진학을 고려했을 정도로 그림에 재능이 있다고 한다.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과 정지선 회장과 함께 성북동에서 살고 있다.

2015년 11월23일 정지선 회장과 함께 사재 25억 원을 내놓고 그룹 임원진들이 5억 원 을 보태 총 30억 원을 청년희망펀드에 기탁했다.

2015년 연봉으로 현대그린푸드에서 6억5600만 원, 현대홈쇼핑에서 13억8200만 원 등 총 20억3800만 원을 받았다. 2016년 상반기 급여로는 5억2400만 원을 수령했다.

정교선은 가장 비싼 집에 거주하는 재벌2세 4위에 올랐다.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 공시지가 61억 원이 넘는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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