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기 전 중앙종금 사장이 16년 동안의 해외도피 생활을 끝내고 귀국해 검찰조사를 받았다.
김 전 사장은 올해 8월 영국에서 체류하다 사법당국에 소재가 발각되자 귀국을 결심하고 국내 변호인을 통해 검찰에 자수서를 냈다. 그는 자수서를 통해 “부모의 건강이 좋지 않고 오랜 시간 부인과 아이들과 떨어져 생활해 이번 기회에 정리하는 것이 맞겠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김 전 사장은 1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했고 검찰은 즉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검찰은 김 전 사장을 출국금지 조치했고 앞으로 구속영장 청구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증권업계 풍운아’ 김석기는 누구? 김 전 사장은 1980년대와 1990년대 증권가에서 숱한 화제를 뿌렸다. 서울대 경영학과와 동대학원, 미국 하버드대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베어스턴스 증권사 아시아영업본부장을 역임했다. 이 경력을 기반으로 ‘월가 출신 최초 한국인’ 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 뒤 귀국해 삼천리창업투자에 근무하며 미국 살로먼 브라더스사로부터 1억 달러를 투자받기도 했다. 그는 이 자금을 고금리 상품에 투자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아남그룹이 1997년 경영난을 겪던 한누리투자증권의 구원투수로 김 전 사장을 영입하면서 국내로 복귀했다. 취임 이후 6개월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능력을 보여줬지만 사모사채 인수과정에서 부당이득을 챙기고 지분을 매집했다는 이유로 1998년 10월 아남그룹으로부터 해임됐다. 1999년 중앙종금 대표이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취임 10일 만에 골드뱅크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됐다가 구속적부심으로 풀려났고 그 뒤 외국으로 도피했다. 김 전 사장은 연극 ‘신의 아그네스’로 유명한 연극배우 윤석화씨의 남편으로도 유명하다. 김 전 사장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과 결혼했다가 이혼하고 1994년 윤석화씨와 재혼을 했다. 뉴스타파는 2013년 김 전 사장과 윤씨가 조세회피처의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수백억 원대의 주식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