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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일, 18년 끈기있는 연구로 애니젠 코스닥 상장
바이오 제약회사, 화학물질 펩타이드 18년 연구...내년부터 기술수출 본격화
박경훈 기자 khpark@businesspost.co.kr | 입력 : 2016-12-07 18:34:12

바이오 벤처기업 애니젠이 코스닥에 상장했다.

김재일 대표는 18년 동안 화학물질 펩타이드를 끈질기게 연구해 애니젠을 강소기업으로 키워냈다.

◆ 김재일, 펩타이드 제조기술로 애니젠 상장

바이오 벤처기업 애니젠이 7일 코스닥에 상장했다.

애니젠은 화학물질 펩타이드를 생산하는 바이오 제약회사다. 회사 이름은 삼성의 옛 휴대전화 브랜드 ‘애니콜’에서 따온 것이다. 설립초기 삼성과 손잡고 펩타이드사업을 하기로 결정했을 때 지었다.

   
▲ 김재일 애니젠 대표.

펩타이드는 전립선암·당뇨병·신경병증성통증·야뇨증치료제 등의 의약품 원료로 쓰이는 아미노산합성물질로 1kg에 3억 원에서 30억 원에 판매될 정도로 고가의 물질이다.

애니젠은 2010년에 펩타이드 원료의약품 제조시설을 갖춰 국내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우수제조시설(GMP) 적합인증을 받았고 독자적인 제조기술로 수율과 품질을 높였다.

애니젠은 지난해 매출 37억 원과 영업손실 12억 원을 냈다. 2014년과 비교해 매출은 변동없고 영업손실만 100% 늘어난 것이지만 펩타이드 실적의 성장과 해외업체와의 기술수출이 본격화되면서 내년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니젠은 기술력이 있는 회사에 상장조건을 완화해주는 기술특례상장제도를 이용해 이번에 코스닥에 상장됐다.

애니젠은 이번 상장으로 얻는 123억 원 가운데 공장신축과 신약개발에 각각 78억 원과 40억 원을 사용하기로 했다.

김재일 애니젠 대표는 “미국 인터켐이 의학용 펩타이드 미국판매독점권을 갖는 대신 제2공장 설계와 선진우수제조시설(CGMP)인증까지 책임지기로 계약했다”며 “올해는 매출 50억 원 정도지만 2018년부터는 본격적으로 100억 원 넘는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 김재일, 펩타이드에서 신약개발로

김재일 애니젠 대표는 광주과학기술원(GIST) 생명공학과 전임교수이기도 하다.

부산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동경대에서 생화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세계적 학술지 네이쳐(Nature), 이라이프(eLife) 등에 10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한 생명공학분야 전문가다.

   
▲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7일 서울 여의도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펩타이드 원료의약품 제조업체인 애니젠의 코스닥시장 신규상장기념식을 개최했다. 사진왼쪽에서 네번째가 김재일 애니젠 대표이사다. <뉴시스>

1999년에 정부출연인 과학기술연구소에서 기술실용화를 위해 연구성과 확산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펩타이드 사업을 시작했다.

김 대표는 "사업시작 당시 대학 교수직에 전념할지 경영에도 뛰어들지 고민했다"며 "사업을 해야할 운명이라면 제대로 하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00년에 삼성그룹과 합작으로 펩타이드 중심의 바이오사업체를 출범시키기로 계약하기도 했으나 정부가 대기업 출자제한제도를 도입하면서 계약이 무산됐다.

김 대표는 “삼성에서 계약파기를 해달라며 찾아왔었다”며 “계약은 해놨는데 정부가 막으니 현기증이 났다”고 회상했다.

김 대표는 삼성과 계약이 무산된 뒤 독립 벤처기업으로 애니젠을 출범시켰다. 신약개발로 사업을 시작하는 여타 바이오업체들과 달리 수익창구를 만들어 연구개발에 몰두했고 꾸준히 연구해온 펩타이드 제조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번 상장을 이뤄냈다.

김 대표는 애니젠의 궁극적인 사업목표를 신약개발에 뒀다.

애니젠은 당뇨병과 신경병증성통증 치료제를 개발해 전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암세포의 증식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유방암치료제도 개발해 내년 상반기에 임상1상 시험을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2017년부터 신약의 본격적인 기술수출이 시작될 것”이라며 “애니젠은 2017년과 2018년에 실적이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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