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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 사위 김형준 '스폰서 검사' 논란에 검찰 개혁의지 먹칠
대표적 특수통, 전두환 추징금 수사 맡아...박희태, 전두환과 각별한 사이
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 | 입력 : 2016-09-06 14:39:56

   
▲ 김형준 부장검사.

김형준 부장검사의 ‘스폰서 검사’ 논란이 불거지면서 검찰의 내부개혁 의지가 다시 무색해졌다.

김 부장검사는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사위로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를 수사하며 이름을 날렸던 검사라 검찰조직이 받는 충격은 더욱 크다.

법무부는 6일 김형준 부장검사를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인사명령했다고 밝혔다. 김 부장검사는 예금보험공사에 파견된 상태였다.

법무부 관계자는 “김 부장검사에 대한 감찰이 착수된 상태에서 외부기관에 계속 두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 따라 인사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장검사는 고교동창이자 게임업체 대표인 김모씨로부터 향응과 접대를 받고 부적절한 돈거래를 한 단서가 발견돼 감찰을 받고 있다.

김 부장검사에게 돈을 준 김씨는 회사돈 15억 원을 빼돌리고 거래처에 50억 원대 사기를 친 혐의로 지난 4월 서울서부지검에 고소장이 접수됐고 수개월간 도주하다 지난 5일 강원도 원주에서 체포됐다.

김씨는 검찰의 수사를 받던 도중에 언론을 통해 “나는 김 부장검사와 오랜 친구이고 김 부장검사에게 지속적으로 술과 향응 등을 제공해 왔다”며 “김 부장검사는 이런 비위를 감추기 위해 사건에 개입하고 여러가지 조작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한 달에 최소 두세 번은 김 부장검사를 만나 접대를 했으며 매번 100만 원 이상의 용돈도 줬다고 말했다.

김 부장검사는 김씨로부터 1500만 원을 차명계좌로 받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4월 김씨가 송사에 휘말리자 이를 황급히 갚았고 김씨로부터 관계를 폭로하겠다는 협박을 당해 수천만 원의 돈을 더 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형준 부장검사의 혐의가 알려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검찰이 지난 31일 검찰 개혁안을 스스로 내놓은 지 일주일도 안 돼 또 스폰서 검사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김 부장검사는 특히 검찰에서 대표적 특수통으로 굵직한 사건들을 처리했던 인물이라 검찰의 충격은 더욱 커 보인다.

김 부장검사는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사위로다. 그는 배문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3년 사법고시 35회에 합격해 1999년 수원지검에서 검사생활을 시작했다.

대학 때 전공을 살려 금융범죄 수사에 일가견을 보였다.

그는 주가조작세력으로부터 1억 원을 받은 리먼브라더스 송모 전 이사를 구속하고, 박용오 두산그룹 전 회장의 차남인 중원씨와 이명박 대통령의 황제테니스 논란의 장본인인 선병석씨 등을 구속해 이름을 알렸다.

2007년 삼성비자금 특별수사 당시 감찰본부 파견검사로 일했으며 주UN본부 법무협력관으로 파견돼 근무하기도 했다.

특히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와 악연으로 유명하다.

   
▲ 박희태 전 국회의장.
김 부장검사는 인천지검 외사부장 시절 ‘외국인학교 부정입학’사건을 맡아 전 전 대통령의 둘째며느리인 박상아씨를 수사했고 1500만 원에 약식기소했다.

곧이어 전 전 대통령의 미납추징금 수사를 맡아 1672억 원을 받아내기도 했다.

이와 달리 김 부장검사의 장인인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전두환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박 전 의장은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88년 민주정의당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고 이후 전두환 전 대통령과 깊은 유대관계를 형성했다.

박 전의장은 매년 신년인사차 전두환 전 대통령의 연희동 사저를 찾기도 했다. 그는 “각하 재임시절이 최대 경제 호황기라고 사람들이 얘기한다”며 “그런 시대가 한 번 왔으면 한다”고 말하는 등 전두환 전 대통령과 덕담을 주고받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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