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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하우스' 건축가 이창하, 대우조선해양 비리로 추락
남상태 금고지기 혐의로 검찰조사...학력위조, 비리로 구속기소 전력도
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 | 입력 : 2016-07-11 14:58:12

   
▲ 건축가 이창하 씨가 대우조선해양 비리와 관련해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러브하우스’로 유명한 건축가 이창하씨가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이씨는 한때 대중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건축가였지만 학력위조와 비리사건 등에 엮이면서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11일 오전 이창하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이씨는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최측근으로서 2006년 3월부터 2012년 3월까지 대우조선의 공사수주와 관련해 특혜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남 전 사장의 비자금 조성과정에서 ‘금고지기’ 역할을 맡아왔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이씨는 검찰청사에 들어가기에 앞서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이씨는 ‘특혜를 대가로 남 전 사장에게 금품을 제공했느냐’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아니다”고 말했다. 이씨는 남 전 사장과 이씨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도 “아무관계가 아니라 회사 동료였다”고 대답했다.

이씨는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건축가다.

그는 1995년 미국에서 인테리어 전문회사를 운영하다 국내호텔의 인테리어 사업제의를 받으며 귀국했다. 이씨는 힐튼 호텔과 라마다르네상스호텔 객실공사, 릿츠칼튼 호텔갤러리 설계 및 시공, 제주롯데호텔 객실공사 등을 담당했다.

이씨는 2001년 MBC <일요일일요일 밤에> 프로그램의 한 코너였던 ‘러브하우스’를 통해 유명해졌다. 러브하우스는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의 집을 건축가들이 리모델링해주는 공익적 성격의 프로그램으로 방영 당시 큰 인기를 끌었다.

방송을 통해 얻은 유명세를 바탕으로 승승장구했다.

이씨는 CJ의 본사 피트니스센터의 설계를 담당하기도 했고 효성이 분양하는 주택의 광고모델로 기용되기도 했다. 이씨는 2002년 1월 김천과학대학(현 경북보건대학) 도시디자인계열의 학과장으로 취임했고 2002년 3월엔 숙명여대 환경디자인대학원 및 한양대학교 응용미술 박사과정에도 출강했다.

러브하우스가 2005년 종영되자 2006년 대우조선해양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우조선해양 자회사 대우조선해양건설의 관리총괄전무에 임명됐고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이씨가 운영하던 회사도 인수해줬다.

이씨는 2007년 SBS의 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를 통해 학력위조 사실이 고발되면서 추락하기 시작했다.

이씨는 “수원대 경영대학에 입학해 연구과정을 수료했고 뉴브리지대를 졸업했다” “서울대 미대에 합격했으나 반년 정도 다녔다” 등으로 학력을 소개했으나 이는 모두 거짓임이 밝혀졌다.

이씨는 학력위조를 인정하고 김천과학대 교수를 사퇴하고 대우조선해양건설 임원에서도 물러났다.

2009년에는 개인비리로 구속돼 유죄판결을 받기도 했다.

검찰은 2009년 대우조선해양건설 협력업체로부터 청탁을 대가로 3억 원을 받고 회사돈 69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이씨를 구속기소했다. 법원은 “이씨의 죄질은 무겁지만 그동안의 선행을 감안한다”며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그 뒤에도 대우조선해양건설로부터 이해할 수 없는 특혜를 계속 받았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2007년 자회사 디에스온(DSON)을 만들고 이씨에게 지분 51%를 몰아줬다. 이씨의 지분율은 그 뒤 67.55%까지 올랐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일감을 디에스온에 몰아줬고 디에스온은 전체매출의 90%를 대우조선해양건설로부터 냈다.

디에스온의 이사회도 대우조선해양건설 직원들로 채워졌다. 대우조선해양건설 임원들이 실질적으로 디에스온의 이사회를 지배했기에 디에스온은 대우조선해양건설 계열사로 분류됐다.

남상태 사장이 대우조선해양 사장에서 물러나자 대우조선해양건설은 디에스온을 계열분리했고 일감몰아주기도 끝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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