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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맨 신화' 신현우, 옥시 사태로 하루아침에 물거품
사원에서 CEO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OCI 오너일가로부터 불스원 지분 매입
김재창 기자 changs@businesspost.co.kr | 입력 : 2016-05-10 16:09:49

   
▲ 신현우(68)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에 관련 재소환 돼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이 자리에서 신 전 대표는 기자들에게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고통과 피해를 준 것을 진심으로 사과한다. 남은 생을 참회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신현우 전 옥시 대표가 쌓은 ‘샐러리맨의 신화’가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될 위기에 몰렸다.

신 전 대표는 신입사원으로 출발해 회사 최고경영자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현재 자동차 용품업체 불스원과 신발 브랜드 슈마커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10일 검찰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 전 대표는 2001년 문제가 된 ‘옥시싹싹뉴가습기당번’을 제조할 당시 옥시의 최고경영자였다. 원료물질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첨가된 이 제품은 현재까지 103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는 9일 검찰청에 도착해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을 사전에 알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몰랐다”고 밝혔다.

신 전 대표는 1948년 생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1970년 동양화학공업(현 OCI)에 입사했다. 그가 동양화학공업 생활용품사업부인 옥시 대표에 오른 것은 43세 때인 1991년이다.

신 전 대표는 경영난을 겪던 동양화학공업이 2001년 옥시를 영국계 다국적 기업 레킷벤키저엔브이에 매각한 뒤에도 2005년까지 대표를 역임했다. 그가 옥시를 떠난 것은 2005년 친정인 동양화학공업 부회장으로 복귀하면서다.

신 전 대표는 2010년 OCI(옛 동양화학공업)를 퇴임하면서 불스원 지분 42.93%를 43억원에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불스원은 1996년 옥시가 인수한 자동차 용품 전문회사인 (주)상아&참이 전신인데 옥시가 2001년 레킷벤키저엔브이에 팔리면서 불스원으로 독립했다.

불스원은 지난해 매출 1064억원, 영업이익 68억원을 올렸다.

엔진첨가제인 ‘불스원샷’이 주력제품이지만 이 밖에도 와이퍼, 방향제, 항균필터 등 다양한 자동차 관련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는 유재석과 걸스데이 등 인지도 높은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내세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신 전 대표가 불스원 지분을 매입할 때 OCI 오너일가로부터 주식을 헐값에 사들였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퇴임 당시 오너 일가로부터 값비싼 ‘퇴임 선물’을 받은 게 아니냐는 것이다.

원래 불스원 주인은 OCI 오너일가였다. 신 전 대표가 지분을 산 상대는 이수영 OCI회장(22.95%), 이 회장 차남인 이우정 넥솔론 대표(12.66%), 장남 이우현 OCI T사장(7.32%), 딸 이지현 OCI미술관 부관장(5.44%) 등이다.

OCI 오너일가가 소유한 알짜회사를 월급쟁이 출신 부회장에게 넘긴 셈이다.

신 전 대표의 지분매입가격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된 것을 감안하면 신 전 대표는 상당히 싼 가격에 불스원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관측된다.

불스원은 가습기 살균제가 치명적인 폐질환의 원인이라는 정부 조사가 나온 2011년 이후 5년 동안 총 67억원을 배당했다.

신 전 대표는 불스원 지분 44.34%(지난해 기준)을 보유해 약 30억원의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추산된다. 그는 현재 불스원 부회장으로 있다.

신 전 대표는 2008년 신발 브랜드 슈마커도 인수하는 등 사업을 확장했다. 슈마커는 지난해 매출 1129억원, 영업이익 16억원을 냈다. 현재 슈마커 지분은 신 전 대표가 33.6%, 불스원이 55.0%를 보유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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