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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 짙게 드리워진 디폴트 그림자
외국계 투자회사들 채권 회수, 바트화 4년만에 최저치
주은아 기자 orchidjoo@businesspost.co.kr | 입력 : 2014-01-22 18:01:42

태국에 채무불이행(디폴트)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반정부 시위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한다. 잉락 친나왓 총리가 지난 22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그 그림자는 더욱 짙어지고 있다.

   
▲ 태국 화폐인 바트화의 가치가 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012년 6월 이후로 태국이 디폴트를 선언할 가능성이 최고조에 도달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31일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래로 투자회사 웰스 파고 등을 포함한 외국인 투자 회사들은 40억 달러에 이르는 금액을 타이 증시와 채권으로부터 회수했다.

웰스 파고 국제부의 로렌 반 빌리용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말을 기해 우리가 보유하고 있던 국제채권펀드에서 태국 분량을 모두 판매했다"고 말했다. 핌코, 골드먼삭스, 고쿠사이자산운용 등의 외국계 투자회사들도 채권 보유량을 줄이는 추세이다.

고쿠사이자산운용 도쿄 지점의 히구치 타츠야 금융매니저는 "장기적 정계 불안이 태국의 통화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바트화에 대해서는 비중축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 고쿠사이자산운용이 태국에 대한 투자를 늘릴 예정은 없다고 덧붙였다.

바트화의 가치는 연일 하락세이다. 잉락 총리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1달러당 32.88바트로 0.1%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31일 이후로 모두 5.3% 약화된 가격이다. 태국의 5년물 신용부도스왑지수는 같은 날 뉴욕 시장에서 2012년 6월 이후 최고치인 161을 기록했다.

태국 중앙은행은 22일 기준금리를 2.25%로 동결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금리 동결 소식을 전하며 "블룸버그가 설문한 21명의 경제 전문가들 중 7명만이 동결을 예측했으며 나머지는 0.25퍼센트의 금리 인하를 예측했다"고 보도했다.

태국의 관광산업은 이번 사태로 타격을 받고 있다. 태국상공회의소부설대학교는 싱가포르항공과 캐세이퍼시픽항공, PT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 등이 방콕행 항공편의 운항 횟수를 줄임에 따라 태국 관광산업이 하루에 10억 바트(한화 약 325억원)의 손실을 입고 있다고 분석했다. 태국 관광청은 올해 1분기에 태국 내 호텔 이용객이 30~40%가량 줄어들 것으로 이미 전망했다.

하지만 태국의 현 상황이 국가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신용평가회사 무디스의 스테픈 딕 애널리스트는 지난 17일 싱가포르에서 있었던 미디어 브리핑에서 "앞으로 18개월 사이에 신용등급이 조정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현재 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무디스 평가 Baa1, 스탠다드앤푸어 평가 BBB+이다. 그는 "경제성장률을 놓고 보자면 3%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는 생각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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