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올해 안에 먼저 출범하기 위한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카카오뱅크 컨소시엄과 케이뱅크 컨소시엄은 본인가를 받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평가받는 IT시스템 구축에 온힘을 쏟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16일 IT시스템 사업자를 대상으로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SKC&C, LGCNS 등이 카카오뱅크의 IT시스템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3월 안에 인터넷전문은행 IT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 사업자를 선정할 것”이라며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IT시스템을 완벽하게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우리은행, 뱅크웨어글로벌, KTDS 등 컨소시엄 주주회사들의 역량을 활용해 IT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모바일 전용 은행서비스 ‘위비뱅크’를 운영하고 있다. 뱅크웨어글로벌과 KTDS는 금융권 IT서비스 회사들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케이뱅크 컨소시엄에는 금융권에서 IT시스템을 운영하거나 구축한 경험이 있는 회사들이 많아 이들의 노하우를 활용하려 한다”며 “향후 필요하다면 외부 회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주주회사들 위주로 IT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두 컨소시엄은 본인가 과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상대의 준비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IT시스템 구축 등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고려하면 올해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본인가를 내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인터넷전문은행, 연내에 출범할까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올해 안에 출범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금융권 일각에서 나온다. 현재 은행법은 은행업무를 고유업무, 부수업무, 겸영업무로 구분해서 규정하고 있다. 고유업무는 예적금 수입, 자금 대출, 어음 할인, 내국환과 외국환 관리, 유가증권 등 채무증서 발행 등을 가리킨다.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업무범위에 대해 아직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았다. 대신 인터넷전문은행에서 본인가를 신청할 때 은행법상 고유업무 준비를 100% 끝내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되는 만큼 준비단계에서 금융당국과 사업자가 모두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며 “구체적인 업무 범위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IT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시간에 쫓겨 IT시스템을 졸속으로 구축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카카오뱅크 컨소시엄과 케이뱅크 컨소시엄은 시간 부족을 이유로 정보화전략계획(ISP)을 생략한 채 은행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의 차세대 전산시스템을 도입하면 개발 요건을 정의하고 적용 기술을 사전에 검토하는 정보화전략계획 사업부터 먼저 시행한다. 그러나 비교적 규모가 작은 지방은행조차도 정보화전략계획 진행에 3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해 생략했다는 것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금융인력을 모으는 일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뱅크는 200명을 목표로 인력을 확충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도 비슷한 규모로 인력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가운데 IT인력은 비교적 빠르게 확보되고 있는 반면 금융인력 모집률은 낮은 편이다. 케이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한 우리은행은 케이뱅크로 이직할 인원을 현재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한 KB국민은행은 신청일정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인력을 일반적으로 채용하기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수익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컨소시엄 주주회사에서 이직이나 파견을 받고 있지만 연봉 차이와 안정성 문제 때문에 인력을 모으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