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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 홍기택 AIIB 부총재
학계 출신으로 통합 산은 기틀 닦아 [2016년]
이규연 장윤경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 입력 : 2016-02-05 10:19:39

   
▲ 홍기택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부총재.
◆ 생애

홍기택은 195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경기고등학교, 서강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와 박사박위를 받았다.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했으며 금융회사 사외이사를 많이 경험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 금융정책의 싱크탱크였던 국가미래연구원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경제1분과 인수위원으로 활동했고 이를 기반으로 2013년 4월 KDB금융그룹 회장 겸 KDB산업은행 은행장으로 선임됐다.

한국국제경제학회 사무국장, 한국경제학회 사무국장, 동양종합금융증권 사외이사, 한국예탁결제원 비상임이사, 대통령직속 규제개혁위원회 위원, 한국투자공사(KIC) 운영위원, 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 등을 지냈다.

KDB산업은행과 산은금융지주, 정책금융공사가 통합한 통합 산업은행이 출범하면서 초대회장으로 임명됐다.

홍기택은 산업은행을 정책금융기관으로 다시 돌리는 역할을 맡았다. 산업은행이 민영화로 기울면서 정책금융 기능을 분리했으나 다시 정책금융을 강화하는 기관으로 바뀐데 따른 것이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출범하면서 한국의 몫인 리스크 담당 부총재(CRO)로 선출됐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 회장 임기가 끝나기 두 달 전 퇴임했다.

그러나 부총재 취임 이후 반 년도 안 돼 휴직해 사실상 중도사퇴했다.

◆ 가족관계

전성빈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가 부인이다. 전 교수는 2010년 신한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되면서 ‘금융권 최초 여성 이사회 의장’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같은 해 ‘신한사태’가 일어나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사태수습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서강대학교 재학 시절 만났다.

◆ 학력

1971년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강대학교 경제학과에 입학했다.

1978년과 1983년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대학원에서 각각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 경력

1975년 한국은행 조사2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84년부터 중앙대학교에서 경제학부 부교수를 거쳐 2013년까지 교수로 재직했다. 소속은 여전히 중앙대 교수로 되어있다.

2010년 대통령직속 규제개혁위원회 위원과 한국투자공사(KIC) 운영위원을 맡았다.

동양종합금융증권과 삼성카드에서 사외이사를 NH농협금융지주에서 사외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지냈다.

2013년부터 1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경제1분과 인수위원으로 선임돼 박근혜 대통령의 금융분야 정책 수립에 관여했다. 같은 해 4월 KDB금융지주 회장 겸 KDB산업은행 은행장으로 선임됐다.

2014년 12월 산업은행이 출범한 뒤 최대 규모의 인사를 실시했다.

당시 인사는 본격적 통합이 논의됐던 2014년 5월부터 6개월 동안 준비된 인사로 알려졌다. 홍기택이 강조했던 내실경영, 현장경영, 투명경영, 책임경영에 입각해 인사가 추진됐다.

2015년 1월 통합 산업은행의 초대회장으로 취임했다.

홍기택은 해외에서 금융마케팅 행보를 이어갔다. 2015년 2월 호주건전성감독청을 방문해 산업은행의 호주사무소 개소 가능성을 타진했다. 호주 국제금융 및 규제센터도 방문해 호주의 선진 금융시스템과 호주달러 국제화 관련 경험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2015년 3월 한국 대표 정책금융기관장의 자격으로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글로벌 금융시장 포럼’에 참석해 국제금융계 주요 인사들을 만났다. 중동 최대 민간 발전사와 국립은행 수장들도 잇따라 만나 산업은행과 업무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2015년 11월 금융위원회가 산업은행이 장기보유한 자회사 118곳을 3년 내 집중적으로 매각하기로 했다. 홍기택은 이 자회사들을 시장가격에 맞게 매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자회사를 매각해 공적자금을 회수하는 일에 집중하려고 했다.

2016년 1월까지 구조조정을 담당했던 팬오션, 금호산업을 매각했고 대우증권은 매각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금호산업 매각시 헐값매각 논란이 일지 않도록 매각가격 결정에 고심을 거듭해 미래에셋 등 56개 채권금융기관 등의 동의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산업은행은 2016년 1월 미래에셋그룹과 대우증권 매각을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2016년 2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AIIB’의 리스크 담당 부총재(CRO)로 선출됐다. 투자와 재무위험에 대한 평가와 분석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게 됐고 AIIB의 핵심 투자결정기구인 투자위원회에도 참여했다. CRO는 5명의 부총재 가운데 서열 3위다.

홍기택은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악화와 경영비리가 터져나오자 취임한 뒤 반 년도 안 돼 휴직했다. 홍기택이 사퇴하면서 한국은 부총재 자리를 잃게 됐다.

◆ 사건/사고

2013년 1월 NH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 겸직 논란이 커지자 이사에서 물러났다.

2012년 8월 NH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에, 2013년 1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위원으로 선임됐다.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에 인수위원의 겸직 불가 규정이 없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특정 금융사 임원이 관련 분야 인수위원에 임명된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는 사퇴배경에 대해 “인수위 일에 집중을 할 수가 없고 논란이 되면서 인수위에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2013년 4월 박근혜 정부의 핵심 금융정책인 ‘비은행권 대주주 적격성 심사 확대’ 및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강화’에 반대하는 과거 행적과 견해가 드러나면서 정책금융회사 수장으로서 적절성 시비가 일었다.

그는 이런 정책에 대해 “상식수준에서 이해가 되지 않으며 이런 규제가 금융 선진화에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한반도선진화재단이 펴낸 ‘왜 금융선진화인가’라는 제목의 공동저서에서도 당시 이명박 정부가 강화하려는 금산분리에 대해 “금융산업 발전의 족쇄”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그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금산분리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고 산업자본이 지분을 10% 이상 보유해도 의결권이 4%에 그쳐 보유의 실효성이 적고 사모펀드 등으로 투자하는 외국계 자본과 역차별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2013년 산업은행 노조는 홍기택의 KDB산은지주 회장 겸 KDB산업은행 은행장 내정에 반발해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산업은행 노조는 성명을 통해 “새 정부 들어 산은 민영화가 사실상 중단되고 정책금융기관 재편까지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에 대한 경험이나 대정부 관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인사가 내정됐다”고 비판했다.

금융지주 노조도 성명을 통해 홍기택의 선임을 반대했다. 그러나 출근저지 투쟁을 예고했던 산업은행 노조가 취임식을 막지 않기로 결론을 내면서 산업은행 노조와 홍기택 사이에 모종의 합의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2013년 10월 국정감사에서 동양증권 사외이사 재직 시절 ‘거수기 사외이사’에 불과해 동양사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홍기택은 2001년 6월부터 2010년 5월까지 동양증권 사외이사로 재직했다.

이상직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홍기택이 받은 급여는 총 3억1700만 원이며 2008년 4월 이후 퇴직 시까지 열린 이사회(23차례) 가운데 모두 22차례 참석했다. 홍기택은 당시 안건으로 상정된 58개 의안에 대해 100% 찬성 의결했다.

2013년 4월 산은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되기 전 과거 금산분리 반대, 산업은행 민영화 찬성 등의 견해를 내비쳤던 것으로 드러나 이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홍기택은 2014년 10월 21일 국정감사에서 대기업 구조조정 과정과 부실대출에 대한 문제점을 추궁받았다.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동부그룹은 구조조정 진행도 더딘 데다 회장의 사재출연 약속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그런데도 회장에게 우선매수협상권을 줄 수 있도록 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학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동부그룹의 대주주 일가가 경영권 방어 때문에 구조조정에 소극적"이라며 산은은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느냐고 따져물었다.

홍기택은 "기업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기업에 대해서 대주주의 자구노력을 요청하게 된다"며 "동부제철 대주주에 대해서도 사재출연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이 STX그룹의 분식회계 가능성을 알고도 거액을 대출해줬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상직 새정친민주연합 의원은 "STX의 분식회계 혐의가 산업은행 내부 모니터링 시스템에 추출됐음에도 불구하고 대출한 것은 시스템 문제이거나 묻지마식 특혜대출"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홍기택은 "통상적으로 내부 모니터링 시스템은 내부 참고자료로 사용된다"며 "대기업의 경우 금융평가회사의 분석결과를 토대로 이상 징후를 평가한다"고 밝혔다.

2015년 9월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대우조선해양의 손실에 대한 책임 추궁을 받았다.

그는 대우조선해양 부실에 대해 “송구스럽고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대우조선해양 손실 가능성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보고받은 바 없었다. 미리 알았다고 인정되면 분식이 되고 분식을 인정하면 이 회사는 망한다”며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음을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이 해양플랜트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발주처의 설계변경 요구가 있었는지 알고있느냐는 질문에 “언론보도를 통해 110차례 설계변경 요구가 있었다는 점을 알았다. 프로젝트가 워낙 많다”고 답했다.

또 “산업은행 출신의 대우조선해양 CFO가 생산원가까지 철저히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나 추후 책임문제가 발생하면 합당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이 파악된 이후 구조조정을 전제로 한 지원은 적절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홍기택은 과거 낙하산 발언을 둘러싸고 국회의원과 진실공방을 벌였다.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취임할 때 회장님이 훌륭한 학자일지는 몰라도 실무경험이 없다는 문제가 지적됐는데 직접 낙하산이 맞고 결과로 보여주겠다고 했다”면서 홍기택의 과거 낙하산 인정 발언을 언급했다. 이에 홍기택은 “낙하산이 맞다고 한 적 없다”면서 “낙하산이 맞느냐고 국정감사에서 인정하느냐고 해서 대답을 안했다”고 반박했다.

홍기택은 산업은행의 손실부문에 대해서 본인 책임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산업은행 회장에 부임한 2013년 1조4천억 원의 손실이 난 것은 이전에 누적된 것이 터진 것”이라면서 “부임해서 8개월 동안 적자를 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외이사 개혁을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산업은행은 사외이사가 모두 교수 출신 인사다. 교수 출신의 홍기택이 취임한 뒤 이런 구조를 갖추게 됐다. 홍기택은 고교 동문 사외이사들을 추천해 정부의 승인을 받아 사외이사를 선출했다. 신희택 사외이사는 홍기택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8명 가운데 3명의 이사회 구성원들이 홍기택과 학연으로 맺어졌다.

홍기택은 2015년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에서 발생한 대규모 부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은행권의 고임금, 저효율 임금체계 대해 거세지는 비판을 의식해 세금과 기부금을 뺀 기본급을 회사에 반납하기로 했다. 2015년 그의 기본급은 1억9152만 원이었다.

◆ 상훈

◆ 어록

"산은의 탄탄한 재무적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은행을 떠나게 돼 아쉽다." "경기침체에 따른 시장 안전판 역할, 취약업종에 누적된 신용공여 등으로 산업은행이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앞으로 기업구조조정 과정과 산업재편 과정에서 여전히 잠재적 부실요인이 남아있다" "앞으로 대규모 부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선진화된 여신심사와 사후관리 체계로 재무적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2016/02/04 이임식에서 소감을 밝히며)

“지난해는 다사다난했던 해였다. 대우조선해양 사태 발생과 취약업종에 대한 여신누적으로 인해 건전성이 악화하고 적자를 기록하게 돼 매우 안타깝지만 위기극복을 위해 단합된 힘을 보여줬다.” “성장잠재력 하락에 따른 구조적 저성장국면 진입과 한계기업들에 대한 구조조정 본격화로 부실자산과 손익관리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이러한 도전들을 극복하고 일부의 우려섞인 시선을 잠재워 정책금융기관의 위상을 확고히 해야한다. ‘해현경장(解弦更張)‘을 올해 화두로 삼고자 한다.” (2016/01/04 2016년 신년사에서)

“대우조선해양 대규모 부실 사태는 누적된 것들이 터진 것으로 내가 그렇게 만든 것은 아니다.” (2015/09/21 국회 정무위원회 산업은행 국감에서)

“한국경제의 저성장 국면 극복과 새로운 도약을 위해 강한 중소중견기업 육성이 중요하다.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의 성장을 적극 지원하겠다.” (2015/09/17 수도권 지역 비즈니스 리더스 포럼 우수 거래처 CEO를 대상으로 한 현장간담회에서)

“포털이나 SNS는 가장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어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데 포털에 은행을 줄 수 있느냐.” “외국은 대출을 지원하는 사람들의 특성에 따라 법과 대학 학생별 대출 영업도 하는데 이런 것도 허용할 수 있냐?” (2015/02/03 금융당국과 금융협회, 금융회사의 수장 108인이 모인 금융권 대토론회에서)

“국가재건 업무가 중심이었던 은행을 기업금융과 투자금융을 선도하는 은행으로 발전시킨 선배들의 바통을 이어받고 세계 일류은행이자 통일대박시대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역량을 모으자.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한 것처럼 서독이 동독을 너무 몰랐다는 이야기를 새겨 들어야 한다." (2014/04/01 창립 60주년 기념행사에서)

“지난해 적자 규모는 1조 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해 흑자경영기반을 재구축하겠다. 구조조정 등 리스크관리를 통해 대손충당금을 줄이면 어려운 환경에서도 6천억 원 정도의 흑자는 가능하다.” (2014/02/11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전년도 13년 만에 적자를 기록한 산업은행 실적에 대해)

“2014년 중 KDB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과제는 과거와 다른 새로운 정책금융 모델을 정립하고 지속가능한 흑자경영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다. 대표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위상을 더욱 굳건히 하겠다.” (2014년 신년사에서)

“제가 낙하산으로 왔기 때문에 전 부채가 없다. 오히려 제가 어떤 의미에서 적임자까지는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2013/10/29 국정감사에서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에 대해)

“정책금융기관의 맏형으로 새롭게 출발할 산업은행은 중소기업을 위한 튼튼한 금융 사다리를 다양하게 준비해 중소기업의 희망이 되도록 하겠다.” (2013/09/04 ‘창조경제 확산을 위한 창조금융 현장설명회’에서)

“30년간 교수직을 수행하는 동시에 다양한 금융기관에서 현장을 경험했지만, 국내를 대표하는 금융기관의 수장자리에 대한 책임감을 느꼈다. 시작을 고민하다가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정책금융기관의 맏형 역할, 리스크관리, IB역량 강화, 현장탐방 등에 힘을 쏟았다.” (2013/07/24 취임 100일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최근 세계경제가 악화하면서 그동안 추진했던 민영화 여건이 악화하고 정책금융의 필요성이 확대됐다. 정책금융 강화가 KDB금융의 후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정책금융은 KDB금융이 강점을 가진 분야로서 지주사의 역량과 노하우를 100% 발휘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KDB금융이 정책금융기관 맏형 역할을 계속해야 한다.” (2013/04/09 취임식에서)

◆ 평가

국제금융과 거시경제 분야의 전문가다. ‘외국자본과 1970~1990년대의 한국의 경제성장’ ‘외국자본의 유입과 금융이 경색된 경제에서 통화정책’ ‘1970년대 초 이후의 한국금융개혁’ 등의 논문을 썼다. 3세대 '서강학파'로 분류된다

금융위는 그를 KDB금융지주 회장 겸 KDB산업은행 은행장으로 선임할 때 “홍 교수가 국제금융과 거시경제 분야 전문가로, 정책금융 체계개편과 창조금융을 통한 실물경제의 활력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엉뚱한 점을 지니고 있다.

인수위 시절 모자를 쓴 채 취재진에게 귤을 나눠줬다. 기자들이 그에게 “누구시냐”고 묻자 “비밀”이라고 답했다. 그를 알아본 한 기자가 “홍기택 교수 아니냐”고 묻자 그는 “홍기택이 누구야”라며 인수위 건물 안으로 후다닥 들어갔다. 이 일로 홍기택은 ‘귤 아저씨’라는 별명을 얻었다.

사진기자들을 피하기 위해 맑은 날 검은 우산을 펼쳐 드는가 하면 기자의 손이 어깨에 닿자 “여기 굉장히 민감한데에요. 어제도 얘기했지만 민감대, 민감한 부분은 좀. 나 여성부에 고발할거야”라고 말해 기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2013년 1월 출퇴근길에 돌발발언을 쏟아냈다. 출근길에 “내가 까마귀 고기를 먹어가지고 금방 까먹어. 아무 것도 몰라 어휴”라고 말했고 퇴근길에 “저녁 식권 4천 원짜리야. 4천 원짜리 일밖에 안해. 수고하십쇼”라고 말했다.

김용준 인수위 위원장이 총리직에서 사퇴한 다음날인 2013년1월30일 “여러분들 뻗대기(기자들이 밖에서 몇 시간씩 기다리는 것) 너무 많이 해서 내가 불쌍해 죽겠어 아주. 데스크한테 얘기해서 뻗대기 하지말라고 그럴게”라고 말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런 기행과 돌발발언에 대한 주변인들의 반응은 여러가지였다. “달리 보면 그만큼 친화력이 있고 사람들과 잘 어울린다는 뜻” “그는 진지하고 생각이 깊고 점잖은 이미지” “그의 행동들이 신문에 나온걸 보고 깜짝 놀랐다” “그가 괴짜스럽진 않지만 소신이 강하다. 이 같은 성격이 때로는 주장이 강해 잘 굽히지 않는 것처럼 비친다. 그가 인수위에서 기자들을 피하기로 한 번 마음먹어서 기이한 행보들을 이어나가는 게 아니겠느냐” 등 다양했다.

얼리어답터로도 잘 알려져 있다. 먼저 사용해 보고 먼저 알아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 업무에서도 나타난다.

업무처리에서 꼼꼼하며 남들보다 앞서 분석하고 예측하는 능력을 갖췄다. 과거 인터넷이 사용되기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익혀 동료들에게 가르쳐주거나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IT 제품을 먼저 사용하는 취미가 있으며 예전부터 컴퓨터를 직접 조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STX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등 구조조정 이슈로 책임론에 휩싸였다.

산업은행은 2015년 3월 대우조선해양 사장자리가 공석이 되었으나 기한이 지나도 인사통보를 하지 않았다.

2013년 4월 취임한 뒤 신속히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징후를 파악해 선제적 구조조정을 하지 못해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을 관리하고 운영해 왔다.

대우조선해양은 2015년 2분기 수조 원대의 부실을 반영했다. 홍기택은 대우조선해양 사태를 책임지고 자리에서 내려와야 된다는 과격한 비난에도 직면했다.

낙하산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금융회사 실무 경험을 지니고 있지 않아 ‘교수 출신’으로서 산업은행 수장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지에 대한 회의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여기다가 ‘서강대 출신’이라는 꼬리표까지 따라다니면서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이 많았다.

산업은행 회장으로 취임한 뒤 직원들과 소통에 적극적이었다. 생일이거나 결혼하는 직원에게 축하전화를 하고 가족상을 당한 직원에게 위로메일을 보냈다. 그는 “직원들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싶었지만 주요 현안 때문에 여유가 없었다”며 “비록 전화나 메일이지만 수시로 마음을 전하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정권 실세이면서도 무리하지 않으면서 조직을 무난하게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산업은행을 정책금융 방향으로 갈 수 있는 밑그림을 어느 정도 완성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 기타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경기고 1년 후배다. 참여정부시절 경제수석과 경제부총리를 지낸 권오규 카이스트 교수와 경기고 동기로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기택과 함께 1971년 경기고를 졸업한 인물로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윤영두 전 아시아나항공 사장, 홍석우 전 지식경제부 장관,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경호 전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오세정 서울대 교수, 최흥식 전 하나금융지주 사장, 윤재윤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 등이 있다.

이들을 잘 아는 지인은 “1971년 경기고 졸업생들은 정계, 기업 고위직, 관료 등에 많이 진출했다”며 “이들은 파워엘리트 그룹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소위 3세대 서강학파로 불린다. 3세대 서강학파로 홍기택과 함께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 원장, 김인기 중앙대 명예교수, 김경환과 남성일 서강대 교수,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등이 거명된다.

박근혜 대통령과 서강대 동문으로 인연이 깊다. 그는 지난 2007년 정책 과외그룹인 이른바 ‘5인 공부모임’ 일원으로 참여하며 박근혜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캠프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그의  부인 전성빈 서강대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과 서강대 재학시절 영어서클을 같이 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6년 11월11일 국회 긴급현안질문에서 김현웅 법무장관에게 "전성빈 서강대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과 대학 때 같은 영어 서클 출신으로 산업은행이 관여하는 공기업과 그 산하 공기업 인사 전체를 관장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전 교수와 함께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장모인 김장자 삼남개발 대표, 현명관 한국마사회 회장의 부인 전영해씨 등을 '최순실과 3인방'이라고 부르며 이들이 최순실씨 및 대통령과 관계를 이용해 각종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중수 전 한국은행 총재와 인연이 있다. 김 전 총재는 2007년 경희대 교수였을 당시 대선 출마를 고려하고 있던 고건 전 총리의 자문조직인 ‘미래와 경제’의 정책개발위원장을 맡았다. 당시 ‘미래와 경제’에 홍 기택을 비롯해 이두원 연세대 교수, 김경환 서강대 교수, 김종석 홍익대 교수, 이진순 숭실대 교수 등이 속해있었다.

2015년 개장한 여의도공원의 스케이트장은 홍기택이 낸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그는 직원들의 의견을 모은 뒤 2015년 7월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사회공헌사업으로 이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박원순 시장이 이를 받아들여 서울광장 스케이트장만한 스케이트장이 여의도공원 한복판에 만들어졌다.

2015년 3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2015년 고위공직자재산 변동 신고내역’에 따르면 홍기택은 금융위 산하 공공기관장 가운데 재산이 가장 많았다. 홍기택은 2014년보다 4억6494만 원이 늘어난 78억3091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홍기택과 배우자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실거래가 17억6천만 원에 이르는 아파트를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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