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이 2일 코스피에 상장된다.
이 때문에 LIG넥스원은 수요예측 결과에 고무돼 공모 희망밴드 상단인 7만6천 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기관투자자와 일반투자자의 시각차이를 확인한 셈이 됐다. 전문가들은 일반 공모청약에서 흥행에 실패한 이유로 방산비리 수사를 꼽는다. LIG넥스원은 국산 대전차 미사일인 현궁을 개발해 국방과학연구소에 납품했는데 이 과정에서 무기에 대한 성능평가를 허위로 실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방위산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은 지난 8월25일 LIG넥스원 본사를 압수수색해 관련 서류와 컴퓨터 저장장치 등을 확보했다. LIG넥스원은 방산비리 수사가 상장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상장일정이 지연되는 것을 피하지 못했다. LIG넥스원은 당초 지난달 18일까지 상장을 마무리하려고 했다. 하지만 금감원과 거래소에서 방산비리와 관련된 내용을 담은 증권신고서를 새로 제출하도록 요구했고 이를 반영해 새로 제출한 증권신고서의 효력발생일에 따라 자연스레 상장일정이 늦춰졌다. 그러는 동안에 검찰조사를 받던 LIG넥스원의 한 연구원이 자살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현궁 개발에 관여한 이 연구원은 3차 검찰소환을 앞둔 지난달 14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문가들은 방산비리 혐의로 직원이 자살까지 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일반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져 공모청약이 실패했다고 해석한다. 일반투자자들은 기업 이미지에 민감하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민수사업을 하지 않는 LIG넥스원은 일반인들 사이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인데 이번 수사로 방산비리 이미지가 강해져 불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전문가 전망은 밝은 편 LIG넥스원이 비록 일반투자자들을 상대로 큰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했으나 상장 뒤 이를 만회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대체불가능한 방산기업으로서 LIG넥스원이 지닌 강점을 높게 평가한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일 “LIG넥스원은 국내 최대규모 방산업체로 정밀유도무기와 전자전장비에 강점을 지닌 곳”이라며 “국내 방산시장 성장에 따라 앞으로 3년 이상 실적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위력 개선비는 올해 11조2천억 원에서 2018년 15조4천억 원까지 늘어난다. 이 기간에 국방비 가운데 방위력 개선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30%에서 33% 이상으로 커진다. 이 연구원은 LIG넥스원이 국내에서 축적한 역량으로 해외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봤다. 이 연구원은 “신궁 등 자체확보한 제품을 수출로 연결짓느냐가 LIG넥스원 성장속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IG넥스원의 실적과 재무상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LIG넥스원의 재무구조와 수익성은 우리나라 주요 방산기업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LIG넥스원의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6.8%로 2004년 이후 지난해까지 11년 동안 평균 수익률 3.8%를 크게 웃돈다. 상반기 순차입금은 1240억 원이고 기업의 현금창출능력을 나타내는 연간 EBITDA(세금·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는 1500억 원 수준으로 양호하다. 박 연구원은 올해 LIG넥스원이 매출 1조7050억 원, 영업이익 108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