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소탈함’ 강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언론에 가족사진으로 가득한 집무실을 공개하고, 만두 세트 점심메뉴를 위해 서민들과 함께 줄을 섰다. '현대판 황제'인 주석이 왜 서민적인 이미지를 추구하는 것일까? 시 주석은 지난 12월 31일 자신의 집무실에서 신년사를 했다. 지금까지 중국 국가주석의 신년사가 신년 다과회 등의 자리에서 있었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시 주석의 개인 집무실이 언론에 공개된 것은 처음이었다.
중국 국민들과 언론은 화면을 확대해 시 주석의 집무실에 놓인 사진들을 분석하는 등 열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신년사 촬영 카메라에 잡힌 사진들은 주로 시 주석의 가족사진들이었다. 젊은 시절의 시 주석이 아버지 시중쉰의 휠체어를 밀고 있는 사진, 외동딸 시밍쩌를 자전거 뒷좌석에 타고 달리는 사진, 어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 아내 펑리위안과 함께 찍은 사진 등이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 중국 관영 언론에 이미 등장한 적이 있는 사진들이었다. 중국은 집무실 모습에서 시 주석의 가정적인 면모를 볼 수 있었다며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중국의 언론 매체 인민일보는 “(시 주석의) 넓은 마음, 강한 의지와 매력적인 성격, 감정이 풍부한 측면을 보여주는” 모습이었다고 평했다. 중국판 트위터라 할 수 있는 신화 웨이보 이용자들 역시 “집무실에 가족사진을 두는 사람이라니 믿을 마음이 난다”, “주석의 사무실인데도 검소하다. 정부 관리들의 비리에는 이제 질렸지만 시 대장(시진핑 주석을 의미)은 다른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시 주석의 이번 신년사는 만두가게 방문에 이은 '친민 행보'이다. 시 주석은 12월 29일에 베이징 시내의 한 만두가게에 경호원을 대동하지도 않고 찾아가 베이징 시민들과 함께 줄을 서서 만두 세트를 주문해 점심식사를 했다. 시 주석의 만두가게 방문은 한 웨이보 이용자가 시진핑 주석이 주문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화제가 되었다.
시진핑은 2012년부터 친민적 이미지 메이킹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012년 12월에 시진핑과 리커창의 미공개 사진을 공개하고 이들의 이력을 분석한 영문 기사를 냈던 바 있었다. 시진핑은 혁명 원로 시중쉰의 막내아들로 태어난 이른바 ‘태자당(공산당 간부 자제)’ 라인이지만, 신화통신은 시중쉰이 반혁명분자로 몰려 산시성 옌안의 시골에서 생활했던 점을 강조하며 “시진핑 주석은 당시 농촌을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약자를 배려하는 서민적인 풍모를 길렀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이 집권 이후 권위보다는 친근한 모습을 추구했던 것 역시 ‘연출’이 아니라 그의 본모습이라고도 평했었다. 만두가게 출현과 집무실에서의 신년사로 이어지는 행보는 시진핑이 집권 이후 계속해 온 서민적 이미지 강조 프로젝트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