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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어 전 총리, 회고록 한국어판 출간
저서 '제3의 길'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 큰 영향
박은영 기자 dreamworker@businesspost.co.kr | 입력 : 2014-04-16 16:44:23

   
▲ 토니 블레어(Tony Blair) 영국 전 총리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의 회고록 한국판이 나왔다. 블레어는 만년 야당이었던 노동당의 최연소 당수로 선거에서 3연속 승리를 이끈 정치인이다. 블레어의 아들도 내년 총선에 출마할 예정이어서 그가 주창한 제3의 길이 대를 이을지도 주목을 받고 있는 상태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의 회고록인 ‘여정(원제 : A journey)'이 지난 13일 국내 번역돼 발간했다.

이 회고록은 블레어 전 총리가 3년간 공들여 쓴 책으로 약 80억 원이라는 높은 선인세를 받아 출간 이전부터 주목됐다. 2010년 발간돼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 책은 영국에서 나오자마자 무섭게 팔렸다. 영국에선 불과 1주 만에 9만 권 넘게 팔렸다. 미국에서 초판 5만 부를 찍었다가 물량이 달려 2만5천 부를 추가로 발간했다. 인터넷서점 아마존닷컴 등에서 바로 베스트셀러가 됐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옥스퍼드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변호사로 일하다가 정계에 입문한 정치 성장기, '블레어리즘'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강력하게 정책을 이끈 총리 재임 시절, 퇴임 후 세계적 정치 지도자로서 활동 등이다.

그의 회고록은 지나치게 미국을 찬양한 내용 등으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는 대중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총리 재임시절 2001년 아프가니스탄, 2003년 이라크 침공 때 영국 군대를 파견했다. 당시 진보세력과 이라크 전에 반대하는 진영은 그의 이런 친미국적 행보에 대해 ‘부시의 푸들’이라 혹평하기도 했다. 당시 영국 국민의 80%가 파병에 반대했다.

영국 언론 ‘옵서버’는 이 책을 “가장 솔직한 정치 회고록”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가디언’은 “악몽 속에서 유체이탈 현상을 경험하듯 쓴 회고록”이라고 상반된 평가를 내놓았다.

블레어 전 총리는 1997년 영국 총리에 취임해 2007년까지 10년간 재임했다. "경제발전 없이는 어떤 이데올로기도 무력하다"는 실용주의 노선으로 취했다. 그의 정치철학은 사회정의와 시장경제를 결합한 ‘제3의 길’로 표현된다.

1997년 총선에서 승리를 거둔 블레어는 제3의 길이 “전 세계의 신중도 좌파가 추구하는 진보정치를 표현하는 용어”라며 “제3의 길은 경제적 역동성과 사회정의가 함께 존재할 수 있는 곳에 있다”고 말했다.

그의 제3의 길은 한국정치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김대중 정부는 제3의 길에 관심을 보이며,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국정지표와 함께 ‘생산적 복지’를 제시했다. 이는 제3의 길이 제시한 ‘일자리를 향한 복지’에 영향을 받았다고 평가된다. 노무현 정부가 경제와 복지의 동반성장을 강조한 점도 제3의 길과 맞닿아있다. 특히 사회투자국가라는 구호는 그대로 빌려온 것이다.

블레어 전 총리의 제3의 길은 현재 데이비드 캐매런 영국 총리, 에드 밀리밴드 영국 노동당 대표, 이탈리아 마테오 렌치 총리의 정치철학으로 이어지고 있다.

영국에서 블레어 전 총리의 장남인 유안 블레어가 내년 총선에 노동당 후보로 출마할 것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유안 블레어가 출마를 희망하는 지역은 영국 북서부에 위치한 부틀이다. 이곳은 노동당이 강세를 보이는 `텃밭`이다. 영국 언론은 지난 13일 이 소식을 보도하며 "유안이 가장 안전한 노동당 의원직을 엿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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