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라우는 태평양 서부 끝에 자리 잡은 섬나라로 필리핀과 괌의 중간쯤에 있다. 5천만년 전 화산폭발로 생겨난 340여개의 섬들이 군도를 이루고 있다. 2차 대전 뒤 미국의 신탁통치를 받았으나 1994년 팔라우 공화국으로 독립했다. 팔라우는 면적이 459㎢, 해안선 길이 1519km에 불과한 작은 섬나라지만 연중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다. ‘신들의 정원’이란 별명을 갖고 있을 만큼 고급 휴양지이며 스킨스쿠버들의 천국으로 불리기도 한다. 팔라우에 가려면 괌이나 세부에서 비행기를 갈아타야 한다. 팔라우에도 국제공항이 있지만 규모가 너무 작다. 섬 자체가 작아 대형 여객기는 이착륙하기 어렵다. 팔라우공항의 활주로는 직선거리로 만들기 어려워 해안선을 따라 비행기가 섬을 몇 바퀴 돌아 이착륙을 하게 돼 있다. 팔라우를 연결하는 비행기도 20인승 안팎의 소형 비행기다. 팔라우를 여행해 본 사람들은 바닷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청정한 자연보다 팔라우 국제공항 풍경을 더 오래 기억한다. 공항청사 안 천정에 실링팬이 탈탈거리는 소음을 내며 돌고 있고 현지인들은 생닭을 손에 든 채 청사를 드나든다. 해안선을 돌아 이착륙하는 소형 비행기를 타며 느끼는 아찔함도 팔라우 여행의 묘미다. 비행기라고 하면 탑승인원이 최소 몇 백 명에 이르는 대형 여객기만 연상하기 쉬운데 팔라우에 이런 대형비행기는 찾아볼 수 없다. 모두 소형 비행기만 운행한다. 국내에도 저비용항공업계에 소형항공기들이 곧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50인승 항공기를 자주 투입해 200석 안팎의 중대형 기종을 운항하는 기존 항공사들이 놓치는 대기승객을 흡수하는 틈새전략을 내걸고 있다. 소형항공기는 운영비가 덜 들어 70%정도의 탑승률만 유지해도 수익을 낼 수 있다. 유스카이항공의 목표는 김포, 김해, 제주, 대구, 울산, 청주, 무안, 광주, 여수, 포항, 양양, 사천, 군산, 원주, 울릉도, 흑산도 등 국내 공항 전체를 아우르는 네트워크 항공사로 성장하는 것이다. 이덕형 유스카이항공 대표는 “50인승 소형 항공기를 띄워 지방공항을 그물처럼 엮는 전략으로 국내 저비용항공시장을 파고들겠다”고 말했다. 이런 전략에 우려도 제기된다. 항공사업은 항공기 도입이나 조종사 운영 등 고비용 업종이기 때문이다. 특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경쟁이 격화하면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 또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도 적지 않다. 유스카이항공은 국내 항공벤처 브이알인사티트와 함께 ‘조종사 모의비행 훈련장치’를 공동개발했다. 지난 1월 국토교통부의 정식인가를 받아 운영을 시작했다. 이 장치는 항공기와 동일한 시뮬레이터를 구현해 가상의 공간에서 조종사의 비행훈련을 할 수 있도록 한 장치다. 유스카이항공은 이미 조종사를 대상으로 시범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이 장치는 조종사들을 교육하고 비행훈련에 활용된다. 유스카이항공은 이 훈련장치를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해 매년 100억 원 상당의 수입대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 다양한 재난사고를 사전예방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방송기자 출신 이덕형의 재도전 이덕형 대표는 이색 경력을 지닌 항공업계의 이단아다. 그는 YTN에서 기자생활을 하다 2003년 국내 최초 저비용항공사인 한성항공 설립에 참여했다. YTN에서 항공 다큐멘터리를 취재하다 대형항공사가 아닌 지역항공사를 설립하면 성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하지만 야심차게 뛰어든 항공사업은 쉽지 않았다. 한성항공은 재정난을 이기지 못하고 회사이름을 티웨이항공으로 바꾼 뒤 출판사인 예림당에 매각됐다. 이 대표는 한성항공을 떠난 뒤 다시 세계일보와 아주경제신문에서 기자생활을 하다가 2013년 6월 아시아조종사교육원을 차렸다. 항공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항공기 운항 조종사 양성기관을 세운 것이다. 이 대표는 유스카이항공을 통해 항공업 재수에 나서게 된 셈이다. 조종사교육원과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그는 “예전의 실패사례를 거울삼아 울산에서 처음으로 성공한 지역항공사가 되겠다”며 “침체된 지역공항과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