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실적 고공행진, 박진수 '최장수 CEO' 이름값

박진수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이 장수 CEO다운 경영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부회장에 오른 2014년 LG화학 영업이익은 1조3천억 원이었는데 4년 만인 지난해  2조9천억 원을 넘어섰다. 사업 다각화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일 “LG화학은 부정적 대외변수에도 지난해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며 “올해도 석유화학 회복세와 전지사업 내실이 강화되면서 영업이익이 3조 원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농업용 화학제품 등을 제조하는 자회사 팜한농 역시 올해 1분기에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영업이익이 700억 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LG화학은 저년보다 매출은 24.4%, 영업이익은 47% 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핵심사업인 기초소재부문은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1.3% 증가했고 전지와 정보전자소재, 팜한농 등은 흑자 전환했다.

박 부회장은 ‘어떤 악재에도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체질로 바꿔야 한다’며 사업 다각화에 매진해왔는데 이런 전략이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그는 기존 기초소재부문에서 고부가가치제품을 확대하고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지부문을 키우는 전략을 펴왔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은 공격적 투자로 이익 안정성과 성장성을 모두 확보했다”며 “기초소재부문에서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높여 시황 변화에도 안정적 이익구조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지난해 팜한농을 인수한 데 이어 의약품 개발·제조·판매사업을 하는 LG생명과학까지 흡수합병하면서 바이오사업의 덩치도 크게 키웠다. 

모두 박 부회장이 주도한 것인데 이를 통해 레드바이오(바이오의약·백신)와 화이트바이오(화학제품·환경 에너지), 그린바이오(작물·종자·농화학)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박 부화장이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적극적으로 투자를 확대해 온 전기차 배터리사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전지부문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사업은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는데 올해 하반기면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LG화학은 기대한다. 

LG화학은 올해 시설투자(자본적지출, CAPEX) 규모를 3조8천억 원으로 잡았다. 전년 대비 52% 증가한 것인데 이 가운데 74%가량을 기초소재와 전지부문에 쓴다. 기초소재부문에 1조3천억 원, 전지부문에 1조5천억 원이다. 

앞으로 LG화학이 성장성을 확보하는 데 전지사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올해 기초소재부문은 영업이익이 견조할 것으로 보이지만 정보전자무문은 환율 영향과 전방산업 부진으로 수익성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지부문의 매출 성장과 수익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박 부회장은 특히 전기차 배터리 매출을 2020년까지 7조 원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LG화학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기차 배터리 수주잔고가 42조 원인 만큼 7조 원의 매출 달성은 충분히 이룰 수 있는 목표"라고 말했다.

다만 이 수주잔고 가운데 원재료인 메탈가격 변동에서 자유롭지 못한 잔고가 상당수인 만큼 수익성을 놓고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LG화학 관계자는 "메탈가격 변동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는 계약구조를 만들기 위해 고객과 계속해서 협의하고 원가변동을 판매가에 반영하는 시간을 최소화하겠다"며 "수익성이 뒷받침되는 대형 프로젝트 위주로  수주전략을 짤 것"이라고 말했다.

수주잔고를 이미 넉넉히 확보해 경쟁우위를 점한 만큼 수익성이 높은 일감 위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박 부회장은 전기자 배터리에 투자를 꾸준히 늘려왔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LG화학의 전기차배터리 생산능력은 10GWh 수준이었는데 이제 18GWh로 늘었다. 올해 30GWh수준으로 끌어올리고 2020년까지 70GWh로 올리겠다는 공격적 증설 계획을 세워뒀다.

현재 폴란드 공장과 미국, 중국의 공장 일부를 증설하고 있다.

박 부회장은 2008년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장 사장에 올랐다. 2012년 12월부터 대표를 맡아 1년 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연임에 성공하면서 LG화학에서 최장수 CEO가 됐다.

지금까지 LG화학에서 가장 오래 자리를 지킨 CEO는 6년 동안 회사를 이끈 김반석 전 부회장이었다.

구본무 회장은 LG화학 경영에 관해서 전권을 박 부회장에게 일임하는 등 전폭적 신뢰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