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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중간요금제 통신비 인하경쟁 촉발? 효과 적은 ‘반쪽짜리’ 지적도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3-03-28 14:5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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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중간요금제 통신비 인하경쟁 촉발? 효과 적은 ‘반쪽짜리’ 지적도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3월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기자회견장에서 SK텔레콤이 정부에 신청한 휴대전화 '중간요금제'와 관련한 입장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SK텔레콤의 5G 중간요금제 발표로 통신비 부담이 다소 줄어들 것이란 기대감이 생기고 있다.

다만 SK텔레콤이 공개한 중간요금제의 1GB당 데이터 단가를 분석해보면 사실상 요금제 인하라고 보기는 힘들어 일각에서는 ‘반쪽자리 요금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5월1일 5G 중간요금제 4종을 출시하면 기존 110~150GB 요금제를 사용하던 소비자는 최대 7천 원까지 통신비 부담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지난 23일 37GB, 54GB, 74GB, 99G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중간요금제 4종 출시를 발표한 바 있다.

기존에 6만9천 원짜리 5G 요금제(110GB)를 사용하던 소비자가 신설되는 6만2천 원짜리 요금제(37GB)로 이동하면 7천 원을 아낄 수 있다. 기존에는 5만9천 원(24GB)과 6만9천 원 사이(110GB)에 다른 선택권이 없었지만 요금이 세분화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늘어난 것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3일 중간요금제와 관련한 입장 브리핑에서 “이번 요금제 개편으로 연령별·구간별 이용자 특성에 맞는 요금제가 다수 출시되어 이용자들의 요금제 선택권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며 “실제 이용자들이 자신의 데이터 사용량 및 연령대에 맞는 요금제로 많이 이동할수록 이용 부담 완화 효과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치솟은 물가를 감안하면 더 싼 요금제로 이동하는 소비자들이 상당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올해 1월 기준으로 5G 가입자당 데이터 평균 트래픽은 26.7GB에 이른다. 즉 기존 5만9천 원 요금제(24GB)보다 데이터를 조금 더 사용할 수 있는 중간요금제에 대한 수요가 적지 않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의 무선가입자 가운데 5G 고객은 약 58%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2022년 4분기 기준 3만495원으로 2021년 4분기 대비 0.8% 줄었는데 중간요금제 출시로 수익성 하락 요인이 더 부각될 것이란 증권사 분석도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정부 측에서 5G 중간요금제 확대를 언급하며 물가 관리 측면에서 통신사업자의 희생을 일정 부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해당 이슈가 확대 재상산되면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SK텔레콤 중간요금제 통신비 인하경쟁 촉발? 효과 적은 ‘반쪽짜리’ 지적도
▲ SK텔레콤이 2023년 5월1일에 출시하는 5G 맞춤형 요금제. < SK텔레콤 >
하지만 SK텔레콤의 중간요금제가 '반쪽자리 요금제'로 통신비 인하 효과는 미미할 것이란 주장도 만만치 않다.

5G 중간요금제 자체가 결국 6만 원대 요금제인 만큼 실질적으로 통신비 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소비자들은 현재 고가요금제를 사용하는 사람에 국한된다는 것이다. 

6만9천 원 이상의 5G 요금제를 쓰는 소비자는 전체 이동통신서비스 이용자에서 4분의 1에 불과하다.

게다가 SK텔레콤은 5G 중간요금제를 활용해 기존 LTE 고객을 5G로 더 빠르게 전환하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 

참여연대는 SK텔레콤의 중간요금제 추가 출시를 놓고 "6천만 명에 달하는 이동통신서비스 가입자 가운데 일부에 불과한 5G 서비스 고가요금제 이용자와 일부 연령층에게 혜택을 집중했다”며 “데이터 당 단가에 대한 조정없이 중간요금제 구간(1GB당 687원~1676원)을 추가한 일이 통신비 부담 완화라는 취지에 얼마나 부합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LTE 대비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높은 5G 가입자를 늘리고 알뜰폰 시장을 잠식해 SK텔레콤의 수익 극대화만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물론 SK텔레콤에 이어 KT와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이 파격적인 중간요금제를 출시해 요금경쟁이 치열해진다면 정부가 원하는 수준의 통신비 절감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다만 그동안 통신사들의 요금제 출시 역사를 감안하면 3사가 비슷한 수준의 요금제를 출시함으로써 출혈경쟁은 지양할 공산이 크다.

2011년 통신 기본요금을 1천 원 일괄 인하했을 때와 2017년 선택약정요금할인 25% 확대를 제외하고 통신사들의 매출에 큰 타격을 준 요금인하 정책은 사실상 없었다.

또 고가요금제에서 중간요금제로 갈아타려는 소비자들이 의외로 많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현재 통신사들의 고가 요금제(월 8만 원 이상)를 선택하면 각종 혜택(세컨디바이스 요금 무료, 휴대폰 보험 제공)을 받을 수 있는데 이런 혜택을 고려하면 실질 요금 지불 측면에서 6만 원대 요금제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6만9천 원짜리 요금제 사용자 또는 세컨디바이스(스마트폰 외에 태블릿PC나 웨어러블 등 기기) 미사용자 등 일부에서만 요금제 이동이 나타날 관측도 제기된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투자가들의 우려와는 달리 중간요금제 출시로 실제 국내 통신3사의 이동전화 매출 감소 효과는 1% 미만에 그칠 것”이라며 “약정 효과 및 실질 요금 차이를 감안하면 중간요금제 가입자 채택 비중은 신규 가입자 가운데 20% 미만으로 높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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