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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감소'도 서울 강남3구는 속도 덜해, 정부와 서울시 전세난 두고 신경전 예고

김환 기자 claro@businesspost.co.kr 2026-06-09 14:5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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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서울시 전세시장에서도 지역별 격차가 확대되는 양상이 나타난다. 전세 매물이 1년 사이 전반적으로 줄어든 가운데 강남3구 등 집값상승 주도지역은 상대적으로 정도가 덜한 모습을 보인다.

특히 서초구처럼 재개발·재건축 물량이 꾸준히 유입된 곳의 전세 매물은 오히려 늘었다. 이렇듯 전세 시장의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된 만큼 서로 생각이 다른 양대 축 정부와 서울시 사이 정책 공방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 감소'도 서울 강남3구는 속도 덜해, 정부와 서울시 전세난 두고 신경전 예고
▲ 서울시 전세시장에서도 지역별 격차가 확대됐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9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자치구 25곳 가운데 이날 기준 전세 매물이 1년 전보다 가장 많이 줄어든 5곳은 중랑구로 감소율이 82.1%나 됐다. 

그 뒤를 이은 전세매물 감소율 상위 자치구는 성북구(-78.2%), 관악구(-74.9%), 노원구(-74.6%), 구로구(-69.5%) 등이다.

반면 전세매물 감소율이 낮았던 5곳은 강남구(-10.4%)와 송파구(-14.2%), 강동구(-19.9%), 용산구(-29.1%) 등이었다. 상위 5곳과는 수치 차이가 컸다. 서초구의 경우는 전세매물이 오히려 20.7% 늘었다.

중랑·성북구 등 전세매물 감소율 상위 5곳은 지난해 집값 상승률이 같은 기간 서울 평균(8.7%)을 밑돈 곳이다. 반면 강남3구 등 전세매물이 낮았던 5곳은 서울 평균을 웃돌며 전체 시장 상승을 이끈 곳이다.

전세 매물 찾기가 2020년 임대차 3법 시행(기사하단 용어설명 참조) 이후 가장 어려워진 가운데 특히 외곽지역에서 힘들어진 모양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5월 전세수급지수(용어설명 참조)는 182.6으로 2020년 12월(187.4)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전세수급지수는 20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 대비 부족하다는 것을 뜻한다.
 
'전세 감소'도 서울 강남3구는 속도 덜해, 정부와 서울시 전세난 두고 신경전 예고
▲ 서울 전세수급지수 흐름. < KB부동산 >
월세 시장 흐름도 전세 매매 감소율 상하위 10곳 자치구에서 서로 상반된 움직임을 보였다. 

서울 외곽지역에서는 전세처럼 월세 매물도 크게 줄었지만 핵심지에서는 월세 매물이 늘거나 감소폭도 상대적으로 덜했다.

아실에 따르면 최근 1년 사이 전세 매물이 급감한 중랑·성북·관악·노원·구로구 등에서는 월세 매물도 같은 기간 절반 가량 줄었다. 구로구 월세 매물은 특히 1년 사이 63.4% 줄었다.

반면 핵심지 강남3구와 용산·강동구 가운데 월세 매물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용산구(-16.7%)와 강남구(-10.4%) 정도였다. 오히려 서초구(28%)와 강동구(6.6%), 송파구(3.8%) 등에서는 월세 매물이 늘었다.

이 같은 자치구별 전월세 양극화 현상은 한동안 심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시내 새 주택 부지가 부족해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이 핵심 주택 공급선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도시정비사업은 통상적으로 사업 진행 이후 가치 상승을 기대하기 수월한 핵심지에서 더욱 활발하다.

올해 초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가 공동으로 조사한 2026~2027년 입주물량을 보면 서울에서는 2년 동안 모두 4만4355호가 계획돼 있다. 

공급단지별 세대순으로 보면 ‘디에이치 방배(3064세대)’와 ‘힐스테이트 메디알레(2451세대)’,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2091세대)’, ‘방배 르엘(1865세대)’, ‘성동자이리버뷰(1670세대)’ 등으로 모두 정비사업으로 공급되는 곳들이다.  

향후 2년 동안 가장 많은 물량이 공급되는 자치구도 ‘디에이치 방배’와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이 위치한 서초구로 8457가구가 계획돼 있다.

주택 공급물량이 핵심지에 집중되면서 외곽지역 공급 부족 우려가 제기될 수 있는 셈이다. 

이와 함께 외곽지역의 주택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서민의 주거 사다리가 무너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시간이 지나도 소득이나 자산이 낮은 가구가 더 나은 주택으로 이동할 경로가 가능성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전세 감소'도 서울 강남3구는 속도 덜해, 정부와 서울시 전세난 두고 신경전 예고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월8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전세 소멸 현상을 두고 정상화의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이후 오세훈 서울시장과 국민의힘 등 야당은 정책 실패라는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이 대통령이 전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야당 측에서는 전세난을 근거로 정부의 주거 정책이 실패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정부가 지나친 규제로 전세난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8일 개인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전세 소멸’은 정상화가 아닌 서민의 주거 사다리가 무너진 ‘정책 참사’다”며 “실거주 의무 강화와 지나친 대출 규제에 따른 임대사업 위축, 다주택자 대상 지속적 압박은 시장을 정상화한 것이 아니며 전세를 공급하던 시장 참여자를 빠르게 시장 밖으로 밀어냈을 뿐이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여당에서는 전세 제도 자체에 대한 의구심을 내비치고 있다. 또 전세 감소는 시장 안정을 위해 실거주와 관계없는 다주택자 규제를 강화하면서 나타난 자연스런 현상으로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전세는 대한민국에만 있는 일종의 사금융으로 현재 사라져 가는 추세”라며 “다주택자 양도세 유예를 끝내면서 원래 세 주던 물량이 매매로 나와 전세 물량도 줄었다”고 짚었다. 

이런 정부와 서울시 사이의 부동산 정책 방향을 둔 엇박자는 공급 정책에서도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 모두 공급확대에는 한 뜻을 두고 있다. 하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은 민간 중심의 정비사업 속도전을 통해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또한 공급 확대 속도전을 강조하고 있지만 공공분야 주도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민간 중심 정비사업 활성화는 현재의 자치구별 양극화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어서다. 

서울시 전체로는 주택 공급물량이 늘어날 수 있지만 정비사업의 지난한 소요 기간과 높은 분담금을 감당할 수 있는 곳 위주로 증가할 수 있다는 시각이 많다.

공공주도 정비사업은 공공성은 물론 속도도 확보할 수 있지만 사업성 확보나 주민 동의 등 아래로부터의 저항에 맞닥뜨릴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과천 경마장 부지를 주택공급지로 발표한 뒤 지역사회 및 한국마사회 등의 반발에 부딪힌 사례가 대표적이다.

건설·부동산업계에서는 7월 예상되는 부동산 세제 개편과 함께 수요와 공급 측면의 대책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세와 부동산시장의 향방을 두고 “정비사업 확대를 통한 공급확대는 긍정적이나 공공주도 사업은 민간주도와 방향성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시장이 원활히 돌아가려면 공급확대와 수요억제를 어떻게 함께 다룰지에 대한 종합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김환 기자
 

◆ 용어설명

-임대차 3법 : 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를 묶어 부르는 말이다. 2020년 7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며 전세시장 구조에 큰 영향을 끼쳤다. 임대차 3법 시행으로 세입자의 주거 안정성이 제고된 반면, 전세 매물 감소 등 시장 왜곡도 발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세수급지수 : 매수시장 수요와 공급 사이 균형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0~200 사이로 표시하며 100을 기준으로 해당 지역 내 전세매물 공급이 충분한지 부족한지의 비율을 지수화한 통계다. 100을 초과할 수록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부동산원도 비슷한 통계를 내는데 기사 본문에서는 KB부동산의 통계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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