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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도시바 반도체 회생의 구원투수 역할 맡나일본정부, 매각 불확실해지자 역할 확대…SK하이닉스에 자금지원 요청할 수도
김용원 기자  |  one@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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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07  15:3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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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시바 반도체사업의 매각 가능성이 불투명해지자 일본정부가 역할을 확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정부 주도의 강력한 지원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본정부가 독자적 역량으로 디스플레이와 PC사업의 회생전략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만큼 SK하이닉스 등 외부업체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츠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
7일 로이터에 따르면 도시바 반도체사업 매각이 완전히 고착상태에 빠졌다. 인수전에 참여한 단체들과 논의가 거의 진전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는 내년 3월까지 반도체 매각을 마무리해 원전사업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을 만회해야 일본증시에서 상장폐지를 피할 수 있다. 상장폐지될 경우 사업운영자금을 거의 확보할 수 없다.

로이터는 세계 규제당국의 승인 등 매각절차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할 때 도시바가 반도체사업 매각을 적어도 1~2개월 안에 확정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파악했다.

도시바가 일방적으로 인수대상을 결정할 경우 합작법인 계약위반이라고 주장하는 웨스턴디지털과 법적분쟁으로 매각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양측의 협의도 번번이 무산되고 있다.

일본정부 컨소시엄과 대만 홍하이그룹 등 다른 인수후보는 도시바가 웨스턴디지털과 법적분쟁을 마무리해야 매각논의를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어 사실상 손발이 묶인 셈이다.

이처럼 불확실한 상황이 계속 이어지자 일본정부는 도시바의 경영에 직접 개입할 채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는 “일본정부는 갈팡질팡하는 도시바 경영진을 대신해 직접 매각을 주도하는 등 역할을 넓히려 하고 있다”며 “자금확보가 더 지연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펀드와 미국 사모펀드, SK하이닉스 등이 구성한 컨소시엄은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를 제안했지만 참여자들 사이 의견충돌과 웨스턴디지털의 반대 등으로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질 경우 일본정부는 대표적 대기업 가운데 하나인 도시바의 몰락을 눈뜨고 지켜보기만 할 수밖에 없다. 미래 국가경쟁력의 핵심으로 꼽히는 반도체산업의 주도권도 완전히 놓치게 되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즈는 관계자를 이용해 일본정부가 도시바 경영진을 대신해 반도체사업 매각과 관련한 주요 결정을 내릴 수 있고 도시바도 시간이 촉박해 도움을 받아들일 공산이 크다고 보도했다.

일본정부가 개입할 경우 반도체 기술유출을 우려해 웨스턴디지털과 홍하이그룹 등 해외기업에 매각을 결정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결국 정부펀드를 통해 독자지원을 노릴 공산이 크다.

하지만 정부펀드가 인수를 노릴 경우 여전히 웨스턴디지털의 반대에 부딪힐 수 있는 만큼 도시바의 반도체사업 매각계획을 철회하고 운영자금 지원 등 다른 방법으로 회생에 나설 가능성이 힘을 얻고 있다.

일본정부는 과거 소니와 파나소닉 등이 디스플레이사업에서 경영난을 겪자 직접 구조조정을 주도해 합작회사인 재팬디스플레이를 설립했다. 정부펀드가 지분을 보유하고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형태다.

소니와 후지쯔, 도시바 등의 PC사업 역시 비슷한 형태로 일본정부의 지원을 받는 통폐합이 추진됐다.

하지만 재팬디스플레이는 결국 경쟁력 확보에 실패해 일본정부에 계속 손을 벌리는 입장에 놓였고 PC사업은 업체들 사이 협의가 무산돼 사실상 공중분해됐다. 주요 전자산업의 회생을 추진하던 일본정부의 노력이 번번이 실패로 돌아간 셈이다.

일본정부의 도시바 반도체 회생계획도 이런 패착을 남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사업 특성상 투자규모가 막대한 데다 일본 정부펀드의 자금여력이 기존 부채까지 해결하기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
일본정부가 이런 상황을 고려해 도시바 반도체 인수 참여에 계속 적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전문분야인 D램 기술을 앞세워 도시바의 낸드플래시와 서로 시너지를 내며 시장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낸드플래시 기술확보가 협력의 주요 목적이 아니라는 입장을 앞세운 셈이다.

또 도시바에 투자하는 금액을 기존 계획인 3조 원에서 5조 원까지 높이고 도시바 반도체 지분의 확보를 포기하는 등 일본정부의 우려를 덜 수 있는 대안도 꾸준히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펀드와 SK하이닉스가 도시바에 회생자금을 지원할 경우 반도체사업 매각에 필요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고 웨스턴디지털의 반대도 피할 수 있다.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은 줄어들 수 있지만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충분히 긍정적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SK하이닉스가 처음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에 참여할 때부터 “돈을 주고 사는 것보다 나은 다양한 협업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는데 이런 기조에도 충분히 부합하는 셈이다.

재팬타임스는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반도체 지분확보 등 권리를 포기하고 투자를 결정한다면 일본정부와 웨스턴디지털 등의 반대를 모두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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