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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호, 한일시멘트와 현대시멘트로 사모펀드와 맞서다현대시멘트와 한일시멘트로 업계 주도권 확보 나서...공공과잉으로 수익확보 험난
이지혜 기자  |  wisdom@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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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16  10: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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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호 한일시멘트 회장이 시멘트업계에서 한일시멘트의 주도권을 확대할 수 있을까?

허 회장은 최근 2년 동안 진행된 시멘트업계의 재편과정에서 마지막 매물이었던 현대시멘트를 인수하는데 성공하며 한일시멘트의 위상을 강화했다.

허 회장은 한일시멘트와 현대시멘트의 시너지를 통해 수익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 허기호, 현대시멘트 경영 본격화

16일 현대시멘트에 따르면 현대시멘트는 1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허기호 회장을 현대시멘트의 사내이사에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한다.

   
▲ 허기호 한일시멘트 회장.
한일시멘트는 사모펀드 LK투자파트너스와 컨소시엄으로 2월 현대시멘트를 인수했다. 허 회장이 현대시멘트 이사회에 합류하면서 앞으로 현대시멘트의 경영에 팔을 걷고 나서게 된다.

최덕근 한일시멘트 단양공장장과 전근식 한일시멘트 경영본부장도 18일 열리는 주총에서 현대시멘트 사내이사에 새로 선임되는데 앞으로 허 회장을 보좌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허 회장이 현대시멘트를 마중물로 삼아 시멘트시장의 주도권을 강화해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허 회장은 그동안 시멘트회사들이 매물로 나왔을 때마다 눈독을 들이면서 시멘트시장 1위사업자로 도약하기 위해 애써왔다. 하지만 허 회장은 쌍용양회와 동양시멘트의 인수전에서 한앤컴퍼니와 삼표그룹에 밀려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한일시멘트가 만약 시멘트업계의 마지막 매물이었던 현대시멘트를 인수하는 데 실패한다면 시멘트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보하는 데 고전할 것으로 업계는 바라봤다.

허 회장도 이런 현실을 충분히 인식하고 대비했던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 LK투자파트너스를 앞세운 채 철저한 비밀유지로 현대시멘트 인수에 성공했다.

이제  허 회장에게 남겨진 숙제는 한일시멘트와 현대시멘트의 시너지 확보라고 할 수 있다.

◆ 현대시멘트와 한일시멘트 시너지 어떻게 거둘까

우선 한일시멘트는 점유율 확대효과를 거둘 수 있다.

지난해 말 매출을 기준으로 본 시멘트기업의 점유율은 한일시멘트가 21.3%, 현대시멘트가 7.5%다. 둘을 단순 합산하면 시장점유율이 28%를 넘게 돼 28.1%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쌍용양회와 양강구도를 이루게 된다.

하지만 이를 제외하고 한일시멘트와 현대시멘트가 얼마나 시너지효과를 거둘지를 놓고 회의적 시각도 시멘트업계에 자리잡고 있다.

시멘트회사는 어느 지역에 거점을 두고 있느냐에 따라서 시멘트공급처와 수단이 달라져서 시멘트공장의 위치가 실적에 주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한일시멘트와 현대시멘트는 모두 단양 등 내륙지방을 주요 생산거점으로 삼아 철도와 차량 등으로 시멘트를 운반하는 내륙사로 분류된다. 해안지방에 주요 생산거점이 있어 해외수출 등에 강점을 지닌 해안사를 인수한 것만큼 시너지를 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현대시멘트의 부실한 재무구조도 한일시멘트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한일시멘트는 1분기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 41.8%로 재무구조가 탄탄하다. 반면 현대시멘트는 현대시멘트는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가 1분기 말 기준으로 1805억 원에 이르고 부채비율도 300%에 가깝다.

물론 한일시멘트와 현대시멘트가 충분한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현대시멘트가 보유하고 있는 생산설비 연령이 낮을뿐 아니라 현대시멘트가 가진 물류기지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어 한일시멘트가 최대 시멘트 소비처인 수도권시장의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 허기호, 사모펀드들과 경쟁해야

허 회장은 시멘트업계에 사모펀드가 대거 진입한 만큼 시멘트시장에서 사모펀드들과 수익확보 경쟁을 치열하게 벌여야 한다.

   
▲ 한일시멘트 단양공장 전경.
국내 시멘트업계는 지난 30여 년 동안 상위 7개 기업이 전체시장의 90% 이상을 지배하는 과점시장을 형성해 큰 출혈경쟁없이 사업을 안정적으로 해왔다.

최근 수년 동안 공급과잉이 부각되기도 했지만 시멘트업계에서 “큰 사고만 치지 않는다면 망할 일이 없다”는 말이 나도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하지만 최근 2년 동안 한앤컴퍼니와 홍콩계 사모펀드인 베어링PEA 등이 시멘트업계에 진입하며 오랜 기간 시멘트사업을 해오던 사업자들에 위협을 주고 있다.

특히 한앤컴퍼니의 경우 시멘트업계 1위인 쌍용양회를 인수해 시멘트업계에 판도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사모펀드의 특성을 감안하면 어떻게든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시장의 기존 틀을 깨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과거에 프랑스 시멘트기업인 라파즈가 한라시멘트를 인수하며 한국시장에 진입했을 때도 출혈경쟁이 벌어져 국내 시멘트기업의 경영에 부담을 줬다.

게다가 사모펀드가 시멘트시장의 재편을 주도한 탓에 시멘트업계의 공급과잉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았다는 문제도 있다.

원래 시멘트사업을 하는 기업이 다른 시멘트기업을 인수하면 시장에 경쟁하는 기업 수가 줄어들어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할 환경이 마련된다. 하지만 사모펀드가 인수하면 기업의 주인이 바뀌는 효과밖에 볼 수 없어 공급과잉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시멘트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일시멘트는 최근 3년 동안 시멘트시장의 공급과잉에 따른 영업이익률 하락이라는 악재를 마주하고 있었다”며 “건설경기 둔화 가능성 등 앞으로 마주할 악재도 많은 상황에 사모펀드이 어떤 전략을 세울지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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