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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을 바라보는 눈, 대치동 입시설명회를 가는 마음[기자의 눈] 불안심리에 입시설명회만 북적...중장기적이고 총체적인 관점 필요
김수정 기자  |  hallow21@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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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10  17:5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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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서울 강남 대치동의 한 유명학원에서 진행한 고입 설명회에 가보았다.

딸이 현재 중3학년이다. 문재인 정부 교육정책 변화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이른바 ‘문재인 키드’가 되는 셈이다.

   
▲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자사고 및 외고 폐지로 대표되는 고교 평준화, 대입 수능시험의 절대평가 전환 등 교육제도의 대대적 변화가 예고된 상황이다.

그래서 더 궁금했다. 과연 사교육의 메카 대치동 학원가와 학부모들 분위기는 어떨까?

9일 오후 2시에 시작된 설명회는 일요일 오후인 데다 게릴라성 폭우까지 쏟아졌는데도 큰 강당이 학부모들로 가득 차 있었다. 대부분 어머니들이었지만 자녀교육에 관심이 많은 아버지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입시에 관한 정보를 직접 공유할 수 있도록 아이와 함께 온 학부모들도 있었다.

교육 및 입시제도가 조금이라도 바뀌면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학교나 교사가 아니라 학원이란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적어도 아이가 현재 다니고 있는 중학교에서 아직까지 진학 관련 설명회는커녕 안내장 한번 받아본 일이 없다.

이날 설명회를 연 곳은 영어학원으로 전국 및 서울 주요 지역에 분원을 둘 정도로 대형학원인데 대치동 본원에는 부설 입시연구소도 두고 있다. 이 연구소에서 자사고와 외고 등 특목고 입시는 물론 대입까지 관리형 컨설팅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사실 설명회 참석은 이날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설명회에서도 나왔던 입시연구소 소장이 어김없이 강단에서 준비된 프리젠테이션과 함께 설명을 시작했다.

소장은 정확히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기 전인 앞선 설명회에서 대입에서 수시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의 중요성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주요대학 정시모집 정원 감소 등을 일목요연하게 숫자와 그래프를 보여주며 현재의 대입전형으로 재수는 ‘필패’ 가능성이 높고 교과 내신과 비교과 활동을 고등학교 3년 동안 꼼꼼히 관리해 수시입학을 노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려면 고교선택이 중요하다고 했다.

전국 단위 외고과 자사고, 강남지역 일반고 등 대입성적이 좋은 학교들을 서울대 합격자수 중심으로 순서를 매긴 표로 제시해 보였다. 민사고, 하나고, 한국외대부고, 대원외고 등등 이름만 들으면 아는 학교들이 표의 상단을 차지한 것은 물론이었다.

이번 설명회에서는 소장이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렸다’고 하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다. 정부가 공정성과 평등에 입각한 교육정책의 칼을 빼들 것으로 예고했기 때문이다.

외고나 자사고 같은 특목고 입시에 일찌감치 내 아이가 내몰리지 않으면 사교육비 지출도 좀 줄고 아이도 시험점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수능이 절대평가로 바뀌면 평생에 한번 인생을 좌지우지할 딱 하루를 위해 고교 3년을 올인하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적어도 이날 설명회를 다녀온 소감으로는 이런 기대는 완전히 빗나간 것이었다. 소장의 설명은 이랬다.

“수능이 절대평가로 바뀌면 미국 SAT처럼 자격고사화하는 것이다. 그럼 미국대학 상위권을 노리는 학생들이 SAT 준비를 안할까? 절대 그렇지 않다. 수능준비 안해도 된다고 생각하면 학부모들이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다만 변별력은 약해질 것이다. 그러니 지금보다 더 고교내신과 생기부 관리가 중요하다.”

소장의 설명에 따르면 결국 학생부종합전형만이 ‘살길’이었다. 내신은 그렇다 치고 생기부 관리는 누가 할까? 결국 선생님이다. 또 동아리든 수상기록이든 학생의 자기주도적 특성을 보이려면 입시에 최적화된 프로그램이 많은 학교가 유리하다.
 
톡 까놓고 말해 일반고 중에서도 공립보다 사립, 사립보다 자사고나 외고가 학생 생기부 관리에 열심인 것을 부인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한 시간 정도에 걸친 설명회를 듣고 나오는데 생각이 더욱 복잡해지고 마음이 무거웠다. 

   
▲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정부에서 교육개혁이 성공하려면 일부 교육제도에 메스를 가하는 정도로는 어렵다. 환부 일부를 도려내도 전이가 너무도 빠르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사교육을 없애겠다고 공언했지만 오히려 바뀌는 제도 속에서 강력한 내성을 키워왔다.

이날 설명회도 부쩍 학부모들이 늘었다. 교육제도가 바뀐다고 하니 불안심리가 더욱 커진 탓일 게다. 컨설턴트로 유명한 이 소장은 설명회 전에 이미 컨설팅 마감이 찼다고 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8일 한 교육 관련 행사에 참석해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는 열망이 민주정부 성공의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성공에 필요한 교육개혁을 잘 하려면 교사와 학생 중심에 학부모가 같이 참여하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새 정부의 교육정책을 논의할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를 8월초에 출범한다. 문 대통령이 의장을 직접 맡고 김상곤 부총리와 관련 부처 장관, 교육 관련 전문가들이 이 기구에 참여하게 된다.
 
찬반논란이 뜨거운 자사고와 외고폐지 문제를 비롯해 입시제도, 학제개편 등이 종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균등하고 공평한 교육기회의 제공이 문재인 정부 교육개혁의 최대 화두다. 하늘 아래 완벽한 제도란 있을 수도 없지만 어차피 바뀌는 것이라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중장기적이고 총체적인 관점에서 마련돼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학생과 학부모가 혼란을 겪는 상황만이라도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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