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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재벌개혁 추진,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오리무중''삼성 저격수' 등장에 시나리오 수정 불가피…이재용 지배력 강화 어려워져
김용원 기자  |  one@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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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18  1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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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에서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에 낙점된 김상조 내정자가 추진할 변화에 삼성그룹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김 내정자가 이전부터 꾸준히 재벌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삼성 저격수’로 꼽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위해 삼성전자 대신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하는 지배구조개편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런 계획도 실현되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
김상조 내정자는 18일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공정위는 4대 그룹에 대해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게 될 것”이라며 “재벌개혁을 포함해 공정한 시장질서를 확립하는 과제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지난해 말 박근혜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에 참고인 자격으로 참석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등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승계와 관련된 지배구조개편에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2008년 삼성특검 당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재판에도 참고인으로 출석했고 2004년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정치자금 지원에 따른 정경유착 문제도 지적하며 꾸준히 목소리를 높여왔다.

삼성그룹과 오랜 ‘악연’이 이어지며 김 내정자는 삼성 저격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한편으로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투명성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조언자로서의 역할도 꾸준히 주목받았다.

문 대통령이 후보시절 핵심공약으로 내걸었던 재벌개혁에 시동을 거는 과정에서 김 내정자도 공정위원장에 오르며 역할과 권한을 대폭 강화할 공산이 크다.

삼성그룹은 박근혜 게이트 수사에서 이 부회장이 구속기소된 데 이어 활발한 경제민주화 법안 논의로 지주사전환 등 기존 지배구조 개편계획도 추진하기 어려워져 난처한 입장에 놓여있다.

삼성그룹은 이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위해 주요 계열사의 지배력을 강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삼성물산을 실질적 지주사로 하는 그룹 차원의 지배구조개편이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꼽혔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이 부회장 등 오너일가가 삼성물산 지분율을 높인 만큼 향후 삼성전자 지주회사와 삼성물산을 합병해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재편방법이 유력하게 점쳐졌다.

삼성전자는 최근 여론 등을 의식해 인적분할 뒤 지주사를 설립하려던 계획을 완전히 철회했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한 지배력 강화에 나설 가능성은 여전히 제기됐다.

하지만 김 내정자가 이런 지배구조개편을 대부분 재벌기업의 편법승계로 판단하고 있는 만큼 공정위에서 관련 규제가 도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계열사끼리 서로 지분을 보유해 지배력을 유지하는 순환출자구조를 완전히 해소하라는 공정위 명령이 내려질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게 꼽힌다.

이 경우 삼성그룹은 삼성전기와 삼성SDI,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6.1% 정도를 모두 처분해야 한다. 실질적 지주사인 삼성물산의 우호지분율이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다.

오너일가 또는 다른 계열사가 이 지분을 매입하려면 새 순환출자구조를 만들지 않아야 하고 1조5천억 원 정도의 자금이 필요한 만큼 부담이 적지 않다. 

김 내정자는 그룹 내 금융계열사의 비금융계열사 지분출자 및 피출자관계도 정리해야 한다는 금산분리 원칙도 강조하고 있다. 이른 시일 안에 규제가 강화될 수도 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물산은 삼성생명 지분 약 19.3%를 보유하고 있고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7.9%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처리해야 할 경우 주요 계열사들에 대한 큰 폭의 지배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삼성전자 대신 삼성물산을 실질적 지주사로 두고 오너일가의 지배력을 높이는 경영승계 시나리오도 사실상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그룹은 삼성전자 지주사계획을 포기한 뒤에도 다른 계열사를 지주회사로 삼아 지배구조개편을 추진할 가능성이 유력하다”며 “하지만 규제변화에 따라 여러 측면에서 상당한 부담을 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김 내정자는 삼성그룹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을 충분히 이해하며 급진적 변화보다 실리적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규제강화의 목적이 재벌기업 공격이 아닌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입장도 꾸준히 강조한다.

또 순환출자 해소 등 핵심사안을 추진하려면 공정위뿐 아니라 국회의 지원도 필요한 만큼 여소야대 국회에서 동의를 구하기 어려운 급진적인 변화를 내놓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내정자는 기자회견에서 “재벌개혁의 목적은 재벌그룹이 한국경제의 소중한 자산으로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라며 “합리적이고 지속가능한 개혁방법을 꾸준히 찾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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