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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하이닉스의 도시바 반도체 인수효과에 의문도시바 부실 눈덩이, 매각절차도 계속 지연…SK하이닉스 사업기회 놓칠 수도
김용원 기자  |  one@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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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16  12:3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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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도시바의 반도체사업을 인수해 얻을 수 있는 기대효과가 점점 하락하고 있다. 도시바의 기술경쟁력이 약화하는 데다 사업부실 의혹까지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도시바 인수전에 막대한 시간과 자금을 들이는 것보다 이를 포기하고 하루빨리 자체 시설투자에 속도를 내는 것이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경쟁력 확보에 훨씬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 도시바 전망 점점 불투명

니혼게이자이는 16일 “도시바는 반도체사업 매각 지연 가능성과 대규모 적자로 사면초가에 놓였다”며 “생존마저 위기에 놓일 정도로 다급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 츠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
도시바는 지난 회계연도에 기록한 원전사업 실패 등에 따른 순손실이 모두 9500억 엔(9조3500억 원)에 이른다는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이전 회계연도 영업손실의 두 배 정도다.

하지만 감사법인과 구체적 손실규모를 놓고 계속 마찰을 빚고 있어 확정실적은 발표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도시바의 실제 재무상황이 잠정실적보다 훨씬 나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도시바가 2015년에도 손실규모를 축소하기 위한 회계부정사건으로 큰 논란을 빚었다. 이로 인해 경영진이 대폭 물갈이되는 등 신뢰를 잃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도시바가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반도체사업도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업부실을 안고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인수업체를 선정한 뒤 실사가 진행될 경우 매각가격이 도시바가 주장하는 20조 원보다 크게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에 참여한 대만 홍하이그룹은 과거 일본 샤프를 인수할 때도 실사를 진행한 뒤 사업부실을 이유로 인수가격을 대폭 깎았다. 이번에도 가장 높은 인수가격인 30조 원 정도를 제시했지만 같은 전략을 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도시바는 지난 회계연도 손실로 자본보다 부채비율이 높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내년 3월까지 부채비율을 대폭 축소하지 못하면 일본증시에서 상장폐지된다.

하지만 웨스턴디지털이 도시바와 반도체 합작법인 설립계약을 이유로 매각중단을 요구하는 국제중재를 신청하면서 인수전 진행이 지연되고 있다. 이런 중재에 수년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어 도시바가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고 상장폐지될 수도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도시바는 시간이 없어 난감한 입장에 놓였고 웨스턴디지털은 한치도 양보하지 않고 있다”며 “국제중재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회복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도시바가 울며 겨자먹기로 웨스턴디지털에 반도체사업을 헐값에 매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재무구조 개선효과가 크지 않아 부활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일본정부는 국가적 중요기업인 도시바의 몰락을 막기 위해 반도체사업을 매각하지 않아도 개선에 성공할 수 있도록 대규모 자금지원을 펼칠 계획도 세우고 있다.

◆ SK하이닉스 인수 포기 고심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나설 정도로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에 적극적인 SK하이닉스가 이런 인수전 판도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
SK하이닉스는 도시바 반도체사업을 인수할 경우 낸드플래시 기술력에 시너지를 얻을 수 있고 단기간에 대규모 생산시설도 확보할 수 있어 시장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도시바 반도체사업의 부실규모가 크고 웨스턴디지털의 방해로 매각절차도 지연될 경우 인수전 참여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필요한 시간과 자금을 다른 데 썼을 때 얻을 수 있는 기회비용도 대거 놓칠 수 있다.

글로벌 낸드플래시업체들의 기술발전속도는 점점 빨라지는 반면 도시바는 연구개발 투자여력이 부족해 뒤처지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인수를 마무리할 때쯤이면 경쟁사와 기술격차가 커 인수로 얻는 효과가 거의 없을 수도 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도시바의 반도체사업 매각이 늦어지면서 삼성전자 등 경쟁업체들은 시장확대를 노려 연구개발과 생산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도시바의 점유율을 대거 빼앗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는 이런 기회를 틈타 올해 낸드플래시 시설투자에 지난해보다 67% 늘어난 약 12조5천억 원을 투입하려고 한다. 이 투자가 이뤄지면 가격경쟁력과 공급능력이 모두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반도체 인수기회를 엿보느라 삼성전자의 대규모 시설투자에 맞대응하지 못한다면 낸드플래시 경쟁력 확보는 불가능에 가까워질 수 있다. 삼성전자가 기술력과 고객사 기반, 공급가격 등 거의 모든 측면에서 절대적 우위를 점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게이트 사태 이후 경영능력 재확인이 중요해진 최태원 회장이 공개적으로 의지를 밝힌 도시바 인수전에서 손을 떼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SK하이닉스의 사업경쟁력 확보를 위해 실리적인 선택방안을 고심해야 할 것이라는 주문이 나온다.

최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도시바 반도체 인수는 결국 삼성전자에만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다른 업체들과 공동인수로 투자부담을 줄이는 한편 자체 시설투자에도 집중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놓고 고심해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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