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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이 들고나온 노동이사제, 재계 강하게 저항공공부문에서 이미 도입되기 시작...재계 "상법 체계 뿌리채 뒤흔드는 일"
김디모데 기자  |  Timothy@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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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11  15: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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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이사회에 근로자 대표가 참여하는 일이 벌어지게 될까?

정치권에서 노동이사제를 도입하자는 논의가 진행되면서 대선정국을 달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노동이사제 도입은 현행 상법 체계를 뿌리부터 뒤흔들 수 있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정치권에서 노동이사제 도입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이 나란히 노동이사제 도입을 추진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

문 전 대표는 10일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제3차포럼 기조연설에서 재벌개혁을 위해 노동자 추천 이사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전 대표는 공공부문에 먼저 노동자 추천 이사제를 도입하고 4대 재벌과 10대 재벌 순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같은날 더불어민주당은 개혁입법추진단을 꾸리고 21개 중점추진법안을 추렸다. 이 가운데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당론으로 발의한 상법 개정안이 포함됐다. 대표소송제, 집중투표제와 함께 우리사주조합이 추천한 사외이사를 의무적으로 선임하도록 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문 전 대표가 말한 공공부문의 노동이사제 도입은 이미 진행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야권 대선후보로 꼽히는 지자체장들이 공공이사제 도입에 앞장선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9일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노동자 권리 확대를 위해 성남시 산하 출자·출연기관에 노동이사제를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성남시는 상반기 중으로 관련 조례를 제정한다. 상시근로자 50인 이상의 기관에 노동이사제를 적용하기로 해 성남도시개발공사 등 4개 기관이 적용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이미 노동이사제를 도입해 국내 1호 노동자이사가 나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5일 배준식 서울연구원 도시경영실 연구위원을 서울연구원 노동자이사로 임명했다.

박 시장은 “노동이사제 도입은 노사관계 패러다임을 바꾸고 갈등에서 오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이사제가 공공부문에서 민간기업까지 확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재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재계는 노동이사제 도입이 경영권과 주주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로 주식회사의 존재 목적 자체를 부정한다고 비판한다.

경총은 지난해 5월 서울시 노동이사제 도입과 관련해 “우리나라 경제체계나 현실을 도외시한 제도”라며 “노동이사제를 도입하면 이사회는 신속한 의사결정을 할 수 없게 되고 그 손해는 주주들이 부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노동이사 도입은 단순히 노사관계뿐 아니라 현행 상법상 회사 체계의 뿌리를 흔들 수 있는 근본적인 변화”라며 “경제민주화나 재벌개혁 열풍에 휩쓸려 손쉽게 도입을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현행 상법은 영미식 주주자본주의에 근거해 있다. 주주유한책임원칙에 따라 주식회사의 모든 의사결정과 주주권행사가 주식수를 기준으로 하도록 한 것이다.

   
▲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그러나 최근 재벌 오너의 지배력 집중 등 주주자본주의의 문제점이 불거지면서 노동자와 채권자 등이 경영과 감독에 참여하는 독일식 이해관계자자본주의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노동이사제 역시 독일식 이해관계자자본주의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노동이사제 도입이 경제체제 전환의 단초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아직까지 기업들은 노동이사제 도입을 철저히 막고 있다. 노동이사제 도입을 두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대표적이다.

현대중공업 노사의 임단협 갈등에도 노조의 사외이사 추천권이 포함돼 있다. 노조는 임단협 주요 요구사항으로 사외이사 추천권 인정을 내걸었다.

그러나 회사는 경영권 침해소지가 있는 노조의 사외이사 추천권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70차례나 교섭을 하고도 합의를 하지 못해 파업을 되풀이하고 있다.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국회에서 관련법 개정논의도 지지부진한 편이다. 상법 개정안 가운데 대표소송제와 집중투표제 등 논의는 비교적 활발히 이뤄진 반면 노동이사제 도입에 적극적인 의견이 나오지 않았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상법 개정안에 대한 검토보고서에서 우리사주조합 및 소액주주 추천이사 의무선임 조항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강병훈 법사위 전문위원은 “상법상 이사의 선임은 자본다수결의 원칙에 의거해 보통결의로 선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개정안은 주주의 재산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윤상직 새누리당 의원은 11월18일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상법 개정안은 우리 경제에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인지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며 “우리사주조합의 사외이사 추천권은 깊이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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