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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호, 무역협회에 '시장주의' 도입해 명예회복할까[이주의 CEO] 시장주의 관점에서 구조조정 추진...'시장은 옳다' 소신 펼쳐
이승용 기자  |  romancer@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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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04  10:2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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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호 무역협회 회장.

“예수도 시장주의자다. 천국은 나눠먹기식이 아니라 능력과 노력만큼 가져가는 시장 같은 곳이다.”

김인호 무역협회 회장은 이런 지론을 지니고 있다. 그는 독실한 기독교도이자 철저한 ‘시장주의자’다.

김 회장이 무역협회에도 시장주의를 도입하며 체질을 바꾸는 작업에 전념하고 있다.

◆ 김인호, 무역협회에 ‘시장주의’

4일 무역협회에 따르면 무역협회는 자회사인 코엑스와 코엑스몰, 한국도심공항 등에 대해 올해 말까지 구조조정을 끝내려고 한다.

한국도심공항이 도심공항과 운수, 물류사업만을 담당하게하고 기존에 하던 임대업무는 외부기업에 위탁하기로 했다.

코엑스몰 및 칼트몰(도심공항타워) 운영도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신세계프라퍼티와 위탁운영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위탁운영 계약이 체결되면 무역협회는 코엑스몰을 운영하는 자회사 ‘코엑스몰’을 올해 말 안에 청산한다.

무역협회의 이런 구조조정은 김 회장의 원칙인 ‘시장주의’를 토대로 진행되고 있다.  김 회장은 외부기업이 임대사업을 맡아야 전문성이 높아진다고 본다.

김 회장은 “코엑스몰 사업을 털어내려는 것이 아니라 일정기간 동안 외부에 경영을 완전히 맡기는 것”이라며 “경영을 맡은 업체가 최대한 이익을 내서 우리와 성과를 공유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코엑스몰 리모델링은 무역협회의 대표적인 경영실패 사례로 꼽힌다.

코엑스몰은 2000년 쇼핑과 여가 생활을 함께 즐기는 몰링(malling) 개념을 국내에 최초로 선보이며 개장했다. 코엑스몰이 노후화되자 2012년 3천억 원을 들여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기존 코엑스몰은 현대백화점이 위탁운영해왔다. 무역협회는 리모델링을 계기로 현대백화점과 위탁운영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직접 운영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자회사 ‘코엑스몰’도 설립했다.

그러나 코엑스몰은 리모델링 이후 예전과 같은 인기를 끌지 못했다. 동선 구조가 복잡하고 흰색 위주의 인테리어가 피로감을 준다는 비판도 나왔다.

무역협회는 리모델링 이후 코엑스몰 유동인구가 평일 기준 13만 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상인연합회가 조사해 보니 코엑스몰의 평일 유동인구는 6만여 명에 불과했다.

코엑스몰 상인들은 장사가 잘 되지 않자 무역협회에 불만을 쏟아냈다. 코엑스몰상인연합회는 지난해 무역협회를 규탄하는 광고를 내기도 했다.

   
▲ 김인호 무역협회 회장이 7월15일 오후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무역협회 창립 7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 김인호, 명예회복과 직결


김인호 회장은 무역협회를 MICE전문기업으로 키운다는 목표로 사업재편과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MICE는 기업회의(Meeting), 인센티브 관광(Incentive Travel), 국제회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의 영문 첫 알파벳을 딴 신조어로 전시컨벤션사업을 기반으로 한 대규모 관광객 유치사업을 의미한다.

김 회장은 MICE를 무역협회의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다. 무역협회는 2020년 MICE로 매출 1500억 원을 낸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 회장은 “과거에는 물건을 내다 파는 데 집중했던 '아웃바운드'식이었다면 이제는 외국인이 국내에 들어와 외화를 쓰게 만드는 '인바운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서울시와 협력해 ‘잠실 MICE시설 건립사업’에서 제2의 코엑스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코엑스의 가동률이 70%수준인데 사실상 완전 가동률 수준이라고 무역협회는 파악한다.

김 회장은 “국제회의 개최가 무산되거나 이탈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심각한 공급부족 상태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무역협회의 사업재편과 구조조정의 성공은 김 회장의 명예회복과 직결돼 있다.

김 회장은 IMF 이전까지 '잘 나가는' 경제관료였다.

경기고와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에 합격하며 공직에 입문한 뒤 경제기획원에서 물가정책국장과 경제기획국장, 차관보, 대외경제조정실장 등 요직을 거쳤다.

1989년 당시 조순 경제부총리를 도와 금융실명제와 토지공개념 도입에 관여했고 1992년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때는 실무대책위원장을 맡았다. 김영삼 정부 시절에는 초대 공정거래위원장에 올랐고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도 맡았다.

그러나 김 회장은 IMF가 일어나자 ‘환란의 주역’으로 지목됐다. 검찰은 “외환위기의 실상을 축소보고해 환란을 초래했다”며 강경식 경제부총리와 함께 그를 구속기소했다.

김 회장은 ‘정책적 판단은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아니다’며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명예를 완전히 회복한 것은 아니었다.

김 회장은 2015년 2월 73세 고령에도 무역협회장에 추대됐다. 당시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뜻이 강하게 반영됐다고 한다. 최 전 경제부총리는 김 회장이 청와대 경제수석을 맡던 시절 보좌관으로서 도왔고 재판 과정에서도 김 회장의 구명을 위해 노력했다.

김 회장에게 무역협회의 사업재편과 구조조정을 통해 ‘시장주의가 옳다’라는 신조를 입증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공정거래위원장 시절에도 집무실에 ‘경쟁이 꽃피는 시장경제’라는 액자를 걸어놓고 시장주의를 강조했다. IMF로 경제수석에서 경질된 뒤에도 ‘김인호 시장경제연구소’를 만들며 이런 소신을 지켜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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