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웨이브'를 운영하는 콘텐츠웨이브가 경쟁자들의 거센 추격에 쫓기고 있다. 

콘텐츠웨이브는 주요주주인 방송사와 협력을 통해 자체 킬러콘텐츠 발굴에 총력을 기울여 성장정체 조짐을 보이는 웨이브의 도약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이사.

▲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이사.


14일 콘텐츠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토종 대표 OTT로서 국내 시장에서 웨이브의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빅데이터플랫폼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조사를 보면 웨이브의 2021년 12월 기준 월간 이용자 수는 474만 명으로 집계됐다. 

웨이브는 이용자 수 기준 글로벌업체 넷플릭스에 이어 2위로 토종 OTT 플랫폼 가운데선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다만 다른 국내 OTT 플랫폼 티빙, 쿠팡플레이의 추격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웨이브는 최근 1년여 동안 경쟁 OTT 플랫폼보다 성장이 둔화된 모습을 보여 글로벌 업체와 다른 토종 OTT 사이에 낀 상황에 놓였다.

넷플릭스는 국내 OTT 시장에서 독보적 1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2021년 12월 기준 월간 이용자 수는 1248만 명으로 같은 해 2월 1001만 명과 비교해 247만 명(24.7%) 늘었다.

티빙의 월간 이용자 수는 417만 명으로 152만 명(57.4%) 늘었고 쿠팡플레이는 359만 명으로 293만 명(450.7%)가량 증가했다.

반면 웨이브는 같은 기간 79만 명(20%) 늘어나는 데 그쳐 넷플릭스와 격차가 더욱 벌어졌고 토종 OTT 1위 자리도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더구나 OTT 주요 이용자층으로 꼽히는 10대와 20대에서는 넷플릭스, 티빙에 뒤처지고 있다는 시선이 많다.

특히 CJENM이 운영하는 티빙은 리얼리티 프로그램 ‘환승연애’와 ‘스트릿 우먼 파이터’, 드라마 ‘술꾼여자도시들’을 앞세워 웨이브를 바짝 뒤쫓고 있다.

콘텐츠웨이브로서는 경쟁자의 추격을 뿌리치고 넷플릭스와 격차를 좁히기 위해 10대와 20대들에게 인기를 끌만한 오리지널 킬러콘텐츠 개발이 시급한 상황에 놓였다고 볼 수 있다.

콘텐츠웨이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우리도 아이돌 리얼리티 예능과 10대와 20대가 좋아할 만한 젊은 감각의 드라마 등의 콘텐츠에 투자를 확대할 것이다”고 말했다. 

콘텐츠웨이브는 최대주주 SK스퀘어 외에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를 주요주주로 두고 있어 경쟁 OTT 플랫폼과 달리 방송사와 협업하기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

이에 단순히 방송사들의 콘텐츠를 웨이브에 방영하는 역할에 머물지 않고 방송사 콘텐츠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다.

콘텐츠웨이브는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플랫폼과 경쟁할 만한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2025년까지 1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워둬 앞으로 방송사 기획 콘텐츠에 투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콘텐츠웨이브가 투자한 '모범택시', '원 더 우먼', '검은태양', '경찰수업'이 2021년 한 해 동안 웨이브 이용자가 가장 많이 시청한 드라마 10위 안에 포진했다.

2022년에는 MBC에서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트레이서’를 비롯해 드라마, 예능, 영화부문 오리지널 콘텐츠 20여 편을 선보인다.

콘텐츠웨이브는 2021년 5월 이찬호 전 스튜디오드래곤 CP를 콘텐츠전략본부장(CCO)으로 선임한 데 이어 6월에는 자체 콘텐츠 기획개발 역량을 키우기 위해 스튜디오웨이브도 설립했다. 드라마 '트레이서'는 스튜디오웨이브가 처음으로 기획한 드라마다.

콘텐츠웨이브는 웨이브의 해외 가입자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현지화를 위해 진출국가에 적합한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처럼 콘텐츠웨이브도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시장조사 및 기술시험을 진행하며 사업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콘텐츠웨이브 관계자는 “올해 안에 해외 가입자 확대와 관련해 구체적 계획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다”며 “OTT는 이용자 수보다 유료가입자 수가 중요한데 의미있는 수준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콘텐츠웨이브는 상장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기업가치 확대를 위해 국내 토종 1위 OTT 플랫폼 지위를 확고히 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2023년 기업공개(IPO)절차를 시작해 2024년에 상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이를 위해 유료가입자 수 600만 명, 매출 5천억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정했다. 콘텐츠웨이브는 2020년 매출 1800억 원, 영업손실 169억 원을 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