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현 SK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이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친환경 플라스틱사업을 키우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SK케미칼은 코폴리에스터 소재를 바탕으로 한 친환경 플라스틱 사업으로 세계적 친환경 강화정책을 타고 화학소재사업 실적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Who] SK케미칼 친환경 플라스틱 사업 확대, 전광현 역량 집중

전광현 SK케미칼 대표이사 사장.


12일 SK케미칼에 따르면 울산 코폴리에스터 공장이 최대치로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SK케미칼은 지난해 울산공장 증설을 마쳐 코폴리에스터 소재의 연간 생산능력을 기존 19만 톤에서 26만 톤으로 늘렸다.

코폴리에스터란 두 종류 이상의 화학물질을 함께 사용해 복합적으로 만드는 플라스틱 소재를 말한다. 환경호르몬이 없고 열과 습기에 강하며 무게가 가볍다.

현재 세계적으로 코폴리에스터 소재를 생산하는 기업은 미국 기업 이스트만(Eastman)과 SK케미칼 2곳뿐으로 전해졌다. 

SK케미칼이 만드는 코폴리에스터로는 대표적으로 PETG(글리콜 변성 PET수지)가 꼽힌다. 이는 동물의 체내로 들어갈 때 내분비계의 기능을 방해하는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A(BPA) 검출 우려가 없다.

PETG는 유리처럼 높은 투명성을 지니면서도 가볍고 강도가 강한 특징을 지녀 화장품용기소재로 많이 쓰이고 있다.

전 사장은 이와 같은 코폴리에스터 소재를 통해 존슨앤존슨, 에스티로더, 로레알 등 화장품 브랜드를 대상으로 고객회사를 넓히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최근 SK케미칼 코폴리에스터 공장이 완전가동되는 것은 유럽연합의 정책적 방향에 맞춰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려는 업체들의 수요와 전 사장의 고객 확대 노력이 맞물렸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연합은 2018년 ‘순환경제를 위한 유럽의 플라스틱 배출전략’을 발표하면서 2025년까지 플라스틱 패키징 가운데 55%가 재활용 가능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또한 지난해부터는 재활용이 불가능한 플라스틱 폐기물에 kg당 0.8유로의 세금도 부과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화학적 재활용 방식을 쓴 코폴리에스터 소재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 화학적 재활용 코폴리에스터 소재로 만든 용기가 '에코트리아 CR‘이다.

SK케미칼은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적용한 코폴리에스터 플라스틱 라인업까지 갖추면서 친환경성을 더욱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코폴리에스터 플라스틱 소재는 배터리 무게로 차량 중량을 낮춰야 하는 전기차 내장재로도 쓰임새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친환경 바람을 타고 SK케미칼의 코폴리에스터 매출은 2016년 3286억 원에서 2020년 4994억 원으로 52.0% 늘었다.

전 사장이 지난해 신년사를 시작으로 꾸준히 화학소재 분야에서 코폴리에스터 사업을 강조해온 것도 미래성장성에 대한 확신이 깃들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전 사장은 평소 직원들에게 “화학 소재분야에서는 코폴리에스터 사업의 성공이 중요한 과제"라며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개선과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근원적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전 사장은 지난해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사업을 매각하면서 코폴리에스터 사업에 더욱 집중할 여건도 마련했다.

엔지니어링플라스틱이란 자동차, 전기전자, 산업용 소재의 원료로 강도와 내열성이 우수해 무거운 금속 대신에 쓰이는 고성능 특수 플라스틱을 말한다.

SK케미칼은 HDC현대EP에 385억 원을 받고 엔지니어링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페닐렌설파이드(PPS) 사업과 관련된 기계장치와 울산 남구 황성동 855번지 토지 일부를 양도했다.

전 사장은 코폴리에스터 사업의 성장이 SK케미칼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고 바라보고 비주력사업을 정리해왔다.

전 사장은 코폴리에스터사업을 키울 투자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2020년 현금창출사업이었던 바이오디젤사업을 매각하기도 했다.

바이오디젤사업은 2019년 영업이익 388억 원을 낼 정도로 수익성이 양호했던 사업이었으나 과감히 포기했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SK케미칼은 최근 설비를 증설하고 친환경기술을 접목하는 등 코폴리에스터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며 “SK케미칼의 코폴리에스터 사업은 친환경 흐름에 맞물려 회사 전체의 성장을 이끄는 선봉에 설 것이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SK케미칼이 화학소재(그린케미칼) 사업에서 2022년 매출 9961억 원, 영업이익 622억 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2021년 그린케미칼 사업 실적추정치보다 매출은 16,2%, 영업이익은 50.9% 늘어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