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그동안 흩어져 운영되던 지역농협의 김치 공장을 하나의 브랜드로 통합한다.

이를 통해 이 회장은 김치의 품질을 높이고 생산단가를 낮춰 김치시장에서 농협 브랜드의 점유율을 높인다는 전략을 세워뒀다.
 
농협 김치 통합브랜드로 유통혁신 더 강하게, 이성희 종주국 위상은 덤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


6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안에 지역농협에서 운영하는 김치공장 12곳 가운데 8곳을 하나로 모아 운영하는 조합공동사업법인이 출범한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지역농협 가운데 자체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곳을 제외하고 통합을 희망하는 곳으로 법인을 만들고 있다”며 “통합김치 브랜드의 이름은 ‘농협국민김치’로 정했다”고 말했다.

농협중앙회는 조합공동사업법인의 설립을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의 인가와 지역농협의 출자 절차 등을 1분기 안에 진행한다.

통합김치 브랜드는 이 회장이 농협 김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묘책이다.

그동안 지역농협이 김치 공장을 개별적으로 운영하다 보니 다른 김치 브랜드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김치시장 규모는 약 1조5천억 원으로 이 가운데 농협 김치의 점유율은 약 10% 수준에 불과하다.

분산됐던 김치 생산역량을 하나로 모으면 김치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의 구매를 공동으로 진행해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고 마케팅도 한층 공격적으로 해나갈 수 있다.

통합김치 브랜드를 출범시키는 것은 이 회장의 지론인 ‘유통 혁신’과도 맞닿아 있다.

이 회장은 유통체계 혁신을 통해 농협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 회장은 2020년 농협중앙회장에 취임하며 “농축산물 유통구조를 전면 개혁해야 한다”며 “기존의 유통체계를 타파하는 유통 패러다임 전환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통합김치 브랜드의 출범으로 농협 김치의 매출이 확대된다면 다시 배추, 파, 마늘 등 김치 생산재료의 수매 증가로 연결돼 농업인의 이익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도 만들 수 있다.

이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여러 번 강조 드렸듯이 유통 개혁은 농협의 숙명이자 농업의 희망을 앞당기는 중차대한 과제다”며 “개혁의 속도를 더 높이고 올해에는 농업인과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확실한 성과를 보여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통합김치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일 방안도 마련해 놓았다. 

김치 공장별로 배추김치, 묵은지, 갓김치 등으로 생산제품을 전문화해 생산효율을 높이기로 했다.

또 100% 국내산 농산물로 안전하게 김치를 제조한다는 점을 앞세워 식품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소비자들을 공략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농협 김치공장 통합 업무협약식에서 “30년간 서로 다른 여건에서 운영해 온 전국의 김치공장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상호간 소통과 지혜를 모아 흩어져 있는 역량을 집중시켜 김치 종주국의 위상을 높이고 함께하는 100년 농협을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