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호황에 현대일렉트릭의 선박용 전력기기사업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권오갑 회장이 영입한 조석 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 사장은 권 회장의 신뢰를 바탕으로 올해 흑자기조를 더욱 단단히 하는 데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일렉트릭 조선업 호황에 수주 급증, 조석 올해 흑자기조 단단히

조석 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 사장.


3일 현대일렉트릭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올해 선박용 전력기기 수주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일렉트릭은 선박용 전력기기로 배전반, 배전변압기, 회전기를 생산해 그룹사인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에 납품하고 있다.

현대일렉트릭의 선박용 전력기기 수주는 조선사들의 수주와 6개월~1년의 시차가 존재한다.

조선사들이 지난해 조선업 호황에 대규모 일감을 확보한 점을 고려하면 현대일렉트릭은 선박용 전력기기에서 올해 좋은 수주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큰 셈이다.

조 사장은 이미 지난해부터 현대일렉트릭 선박용 전력기기 수주를 늘려오고 있다. 2020년 하반기부터 점차 회복된 조선사들의 수주를 선박용 전력기기 일감으로 연결한 것이다.

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1~3분기에만 선박용 전력기기 1억9600만 달러를 수주해 2020년 전체 수주 1억7300만 달러를 넘어섰다.

현대일렉트릭은 새 선박용 전력기기 신제품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로 2MW(메가와트)급 선박용 대용량 영구자석 축발전기 개발을 마쳤다.

축발전기는 선박 운항 시 추진용 엔진의 회전축을 이용해 선박에 필요한 전력을 생산하는 기기다. 현대일렉트릭이 새로 개발한 축발전기는 영구자석을 적용해 기존 축발전기보다 최대 3%까지 발전효율이 높고 소형화 및 경량화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일렉트릭은 선박용 전력기기 영업이익을 따로 떼어 발표하지는 않는다. 다만 조 사장이 그동안 수주에서 보여 온 수익성 중심 기조를 보면 확보한 일감들의 수익성 역시 좋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석 사장은 영업손실을 보던 현대일렉트릭의 흑자전환을 이뤄냈을 뿐 아니라 안정적 흑자기조까지 다졌다.

조 사장은 2019년 12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는데 현대일렉트릭은 2020년 1분기 바로 흑자로 돌아선 뒤 지난해 3분기까지 7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을 냈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일렉트릭이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을 내며 분기별 흑자행진을 멈출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현대중공업그룹이 통상임금 소송에서 사실상 패소함에 따라 현대일렉트릭이 4분기에 이와 관련한 충당금 800억 원을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 탓이다. 충당금 800억 원 가운데 500억 원이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계정에서 반영돼 영업손실 116억 원을 본다는 것이다.

다만 영업손실의 원인이 현재 사업과 무관한 점을 고려하면 조 사장이 현대일렉트릭 흑자기조를 유지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현대일렉트릭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91억 원을 거둬 분기 기준 곧바로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됐다.

조 사장은 앞으로도 외형확장보다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더욱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이 조 사장을 향한 신뢰를 비추며 현대일렉트릭의 수익성 기조 유지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권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현대일렉트릭은 그동안의 부진을 털어내고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며 "임직원들은 여기에 자만하지 말고 더욱 단단하게 내실을 다지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2019년 11월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으로 승진했는데 한 달 뒤 곧바로 공직을 거친 조 사장이 현대일렉트릭 대표로 영입됐다.

현대일렉트릭은 2019년 당시 현대중공업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주요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수장이 교체됐다. 첫 그룹 외부출신 사장인 조 사장을 향한 기대를 엿볼 수 있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조 사장 선임 때 “조 사장은 경제 전문가로 현대일렉트릭 흑자전환을 이끌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조선업이 호황을 보이는 만큼 선박용 제품의 수주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수익성 중심의 선별수주를 통해 흑자경영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